SK바이오사이언스, 우리사주조합 청약률 98% 2983억 배정에 2918억 소화…인당 5억원 규모 ‘영끌’ 투자
이경주 기자공개 2021-03-11 13:03:07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0일 15: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예상대로 임직원들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한다는 뜻의 신조어) 청약에 나섰다.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 3000억원에 가까운 물량을 대다수 소화했다. 임직원 인당 평균적으로 5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추정된다.일각에선 작년 SK바이오팜 때와 마찬가지로 일부 임직원 퇴사를 우려한다. 수요예측에서 사상 최대 경쟁률을 기록해 SK바이오팜보다 높은 인기를 입증했다. 상장 후 따상을 기대해 볼만 하다. 임직원들은 1년 보호예수 의무가 있어 퇴사를 해야 차익실현에 나설 수 있다.
◇SK바이오팜 청약률 60%와 대조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전일(9일) 진행한 우리사주조합 청약률이 100%에 가까운 것으로 파악된다. 발행사는 관련법에 따라 전체 공모주식 2295만주의 20%인 459만주를 임직원들에게 우선 배정했다. 공모가인 6만5000원 기준으로 전체 규모는 2983억원이 된다.
미청약주식수가 10만주(65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체 배정주식의 2.2%에 불과하다. 청약률은 97.8% 수준으로 금액으론 약 2918억원이 된다. 이에 따라 일반투자자에게 추가 배정되는 물량도 소규모에 그칠 전망이다. 일반투자자 배정비율은 기존 25%에서 25.4%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영끌 수준의 청약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정규직 직원을 중심으로 배정주식을 분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급과 성과에 따라 차등을 뒀다. 증권신고서 제출일 기준 정규직 직원수는 591명이다. 청약액(2918억원)을 직원수(591명)로 나눠 단순계산하면 인당 청약액은 약 4억9000만원이다.
발행사는 한국증권금융과 기타 은행 대출주선을 통해 임직원들 청약자금 마련을 도왔다. 한국증권금융은 인당 3억원 가량 대출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빅딜인 SK바이오팜 우리사주조합 청약률이 60% 수준이었던과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가 있다. SK바이오팜은 우리사주조합에 1918억원 규모 물량(391만5662주)를 배정했지만 60%인 1198억원(244만6931주)만 소화됐다. 배정비중도 최초 20%에서 최종 12.5%로 낮아졌다. 덕분에 다른 공모주주들이 물량을 추가 배정받을 수 있었다.
공모주 수익률에 대한 학습효과가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SK바이오팜은 2020년 7월 2일 공모가 4만9000원으로 상장 이후 ‘따따따상’이라는 진기록을 썼다. 8개월이 지난 현재 주가도 이달 9일 종가 기준 10만8000원으로 공모가의 2.2배에 이른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SK바이오팜 때보다 공모열기가 뜨거운 딜이다. 기관수요예측 경쟁률이 1275대 1, 신청액은 1046조원에 이른다. 역대 조단위 공모 가운데 가장 높은 경쟁률과 신청액이다. 일반투자자 청약도 첫날(9일)에만 14조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개미는 한 주 배정도 힘들어…SK바이오팜도 줄 퇴사
높은 인기 탓에 일각에선 임직원 퇴사를 우려한다. 우리사주조합 배정주식에 의무적으로 1년간 보호예수가 걸리기 때문이다. 퇴사를 해야만 배정주식을 개인명의로 돌려 받아 장내에서 매각할 수 있다.
SK바이오팜이 겪은 문제다. 상장 이후 전체 직원 210여명 가운데 15% 수준인 30여명이 퇴사를 단행했다. SK바이오팜은 상장 직후인 작년 7월 7일 주가가 연중 최고점인 26만9500원까지 올랐다. 현재 주가(10만8000원)의 두 배 이상이다. 퇴사한 직원은 현재보다 배 이상의 차익을 거둘 수 있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은 균등배정제도 탓에 일반청약자는 한 주도 못 받는 사례가 나올 수 있을 정도로 희소성이 높다. 올해부턴 일반투자자에게 배정된 물량 가운데 절반은 최소 청약 수량을 신청한 모든 청약자에게 균등하게 배분된다. 다만 균등배정 물량보다 청약 계좌수가 많으면 추첨으로 배정이 이뤄진다. 인기가 높은 딜일수록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SK바이오사이언스 임직원들은 평균적으로 7500주 가량을 확보하게 된다. 발행사측은 퇴사 가능성을 일축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으로 인한 올해 실적개선 뿐 아니라 중장기 전망에 대해서도 임직원들은 긍정적으로 보기 때문에 무모하게 퇴사를 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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