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밸류업 나선 KT]돈 되는 KT엔터프라이즈, 분사 후 IPO 가능할까③신수정 부사장 리더십 확보가 관건

최필우 기자공개 2021-03-17 07:16:46

[편집자주]

20년째 주가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KT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M&A로 그룹사를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하고 성장성을 갖춘 신사업을 확보하는 게 주요 과제다. AI·클라우드·로봇·헬스케어·미디어 등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춰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날 태세다. 더벨은 밸류업에 나선 KT의 새 조직과 신사업 현황을 통해 KT의 리스트럭처링 상황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1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내세우는 신사업은 대부분 초기 단계에 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헬스케어, 로봇, 미디어 등은 유망 산업으로 꼽히지만 KT는 이 분야에서 이제 막 기술과 인력 축적을 시작한 단계다. 청사진이 화려하지만 시장이 호응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실속을 갖춘 신사업은 'KT엔터프라이즈'로 대표되는 B2B 비즈니스다.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수요 급증하면서 기업 네트워크를 보유한 KT가 기회를 잡았다.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어 KT의 밸류업을 견인할 대표주자로 꼽힌다. 가치 극대화 차원의 분사 후 기업공개(IPO)를 점치는 시각도 존재한다.

◇KT엔터프라이즈 브랜드 론칭, 분사 포석?

KT 내부에서 B2B 사업에 대한 대접이 달라진 건 구현모 KT 대표 취임 첫해였던 지난해 일이다. KT IR(기업설명회) 자료에 사업별 입지 변화가 나타난다. KT는 줄곧 전통 사업인 무선, 유선, IPTV에 이어 미디어/콘텐츠 실적을 적시해 왔다. 작년 1분기부터는 B2B 사업이 3순위를 꿰찼다.

매출이 갑작스레 늘어난 영향은 아니다. B2B 재평가는 외부 변화에 기인한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영향으로 재택근무가 활성화되고 기업들의 인프라 디지털 전환 수요가 급증했다. KT는 풍부한 기업 고객풀을 활용해 선제적으로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었다.

구 대표는 이같은 변화를 읽고 지난해 10월 KT엔터프라이즈 브랜드를 론칭했다.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유무선 네트워크 망을 설치해주는 것을 넘어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관련 기술을 도입해 종합적인 IT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포부를 담았다.

작년 말 조직 개편에서는 기업부문을 엔터프라이즈부문으로 변경했다. 안팎으로 KT엔터프라이즈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개편이다. 추후 KT엔터프라이즈부문 분사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브랜드명과 조직명을 통일한 것으로 해석된다.

분사설이 나오는 건 구 대표가 주도하는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어서다. 그는 지난해 웹소설 플랫폼 스토리위즈를 분사했고 올해 OTT(온라인 동영상서비스) 시즌 분사를 검토하고 있다. 웹툰, OTT는 경쟁사 대비 존재감이 미미하지면 B2B 사업에서는 KT가 시장 주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분사와 IPO 도전에 대한 기대감도 존재한다.

다만 구 대표는 맹목적인 분사 및 자회사 IPO 시도를 지양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기자간담회에서 "사내에서 M&A전문가로 성장했고 (리스트럭처링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 알고 있다"면서도 "특수한 시장 상황이 아니면 통하지 않는 분사와 IPO는 투자자를 기만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믿을맨' 신수정 부사장, 엔터프라이즈부문 업그레이드 특명

결국 KT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에 변곡점이 생길 때까진 본사 내에서의 시너지가 우선시 될 전망이다. 아직은 사내 타 부문의 고객 네트워크와 기술적 지원을 바탕으로 성장할 여지가 많다. KT 임직원 다수가 자회사보다 본사 근무를 선호하는 분위기도 아직 분사에 미온적인 요인이다.

홀로서기를 논할 수준으로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느냐는 신수정 KT 엔터프라이즈부문장(사진)의 리더십에 달렸다. 그는 정통 KT맨은 아니다. 한국HP, 삼성SDS에서 경력을 쌓고 경쟁사 SK텔레콤 자회사인 SK인포섹 대표를 역임하는 등 B2B 기업을 두루 거쳤다.

KT에 합류한 때는 황창규 전 KT 회장이 재임했던 2014년이다. 당시 신설된 정보보안단장으로 임명됐다. 삼성전자 출신으로 기술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중시한 황 전 회장의 철학이 반영된 인사다. 그는 IT기획실장을 거쳐 작년 초 IT부문장이 되면서 경영진 핵심 자리를 꿰찼다.

그가 작년말 엔터프라이즈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기자 부문 내에서부터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전임 엔터프라이즈부문장은 구 대표와 KT 대표직을 놓고 경쟁한 박윤영 전 부문장이었다. 구 대표 취임이 확정된 후 부사장이었던 박 전 부문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불편한 동거가 이어졌다. 올해 신 부분장으로 수장이 교체되면서 구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B2B 신사업에 탄력이 붙고 있다.

신 부문장은 구 대표의 신임을 발판으로 엔터프라이즈부문을 업그레이드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기존 이동통신 B2B 비즈니스에 전반적인 IT 솔루션 사업이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모델을 정립해야 한다.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엔터프라이즈부문이 활용해야 할 원천 기술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AI·DX융합사업부문과의 유기적인 협업도 중시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