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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이사 요구한 박철완 상무, 소유·경영 분리 주장 이율배반? 흥아해운 사외이사로 경영진 견제 실패 지적도, 박 상무측 "업황개선 어려운 상황"

이우찬 기자공개 2021-03-19 10:01:07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8일 13: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바탕으로 경영진을 견제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온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흥아해운 사외이사로 재직 당시 경영 실패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아울러 박 상무가 개인 단일 최대 주주로서 금호석화 사내이사로 선임할 것을 주주제안한 것과 관련해서는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햐 한다는 자신의 주장과 이율배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며 박 상무는 2019년 3월부터 흥아해운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다. 박 상무는 이달 사임 예정이다. 그는 케미컬탱커 해상운송의 기본인 석유화학부문 전문성을 인정받아 흥아해운의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흥아해운은 지난해 4월 자본잠식에 빠지면서 감사업무를 맡은 삼정KPMG에서 의견거절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기준 자본금 전액 잠식 상태다. 흥아해운은 상장적격성실질심사 대상으로 다음 달 12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또 인수협상대상자였던 STX컨소시엄은 흥아해운 경영진 일부를 상대로 500억원대 분식회계와 배임 등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흥아해운은 지난해 3월부터 워크아웃에 돌입했고 매각 절차를 진행해왔다.

이런 가운데 박 박 상무는 이 기간 사외이사로 흥아해운 이사회에 참석해 중요 의결사항에 찬성표를 던졌다. 2020년 9월말 3분기 사업보고서 기준 13차례 이사회에 참석해 계열회사 주식 매각, 선박매각, 워크아웃 신청, 단독대표이사 체제 변경 등 모든 안건에 찬성했다. 앞서 2019년에는 대여금 기간 연장, 사모사채 발행, 신주발행 등 7차례 참석해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일각에서는 흥아해운이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진행하고 매각 절차를 추진한 상황에서 이사회 중요 의결 과정에 참여한 박 상무가 사외이사로 제대로 견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흥아해운의 현 상황은 박 상무가 사외이사로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금호석화 사내이사로 대주주인 자신을 선임하고 나아가 학연 등이 있는 인물을 사외이사로 주주제안 한 것은 이사회 독립성 측면에서 볼 때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박 상무 측은 "흥아해운이 이미 구조조정 중인 상황에서 사외이사로 참여했다"며 "당시 업황 개선이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외이사가 견제 감독을 충실히 해도 업황을 바꾸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금호석화의 개인 단일 최대주주인 박 상무가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주장하면서도 사내이사로 자신을 선임할 것을 주주제안한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 상무는 최근 기자간담회서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과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이사 부회장을 언급하며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본인은 최대 주주로서 이사회 멤버로 참여해 경영진을 견제하겠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그러나 사내이사로 경영에 참여하며 개인 최대주주 자격을 동시에 갖는 것은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자는 그의 주장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재계 관계자는 "대주주 겸 사내이사로 경영에 참여하면서 경영진을 견제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박 상무가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그 자신이 곧 경영진이라는 말"이라고 꼬집었다.

박 상무 측은 "대주주로서 더욱 주주들의 권익을 대변하며 책임경영을 할 수 있다"며 "대주주가 사내이사로서 이사회의 투명하고 공정한 의사결정에 참여한다는 것은 기업의 가치와 주주 가치 극대화를 추구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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