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분석]SK렌터카, 'ESG위원회' 만든다주총서 정관변경 추진, 이사회 내 자발적 설치
유수진 기자공개 2021-03-24 14:14:25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2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렌터카가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경영에 드라이브를 건다. SK그룹의 일원이 된 지 3년차에 접어들며 누구보다 열심히 ESG를 챙기는 모습이다. 작년 말 조직개편에서 지속가능경영 담당 조직을 신설한데 이어 이번엔 이사회 안에 ESG위원회를 설치한다.무엇보다도 자산규모 2조원 돌파와 맞물려 'G(지배구조)'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다수의 기업들이 'E(환경)'와 'S(사회책임)'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SK렌터카는 작년 자산 2조원을 넘기며 사외이사 비중을 확대하는 등 선진화된 이사회 조직에 나선 상태다. 이 같은 노력이 ESG 등급 상향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SK렌터카는 오는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제33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설치한다는 내용을 정관에 명시한다. 지속가능한 ESG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근거 마련 차원이다.
그동안 SK렌터카 이사회 안에는 내부거래위원회만 있었다. 자기거래나 계열사와의 거래 등을 심사, 승인하는 조직이다. 하지만 지난해 자산규모 2조원을 넘기며 의무적으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감사위원회를 구성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여기에 ESG위원회를 추가하기로 한 것이다. ESG경영 확대에 대한 의지로 볼 수 있다.
아직 위원회 구성원은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꾸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기본적으로 이번 주총 이후 사외이사가 3명으로 늘며 전체(5명) 중 과반을 차지한다. 기존에는 2명이었으나 1명을 신규 선임하기로 했다.
SK렌터카 관계자는 "ESG경영 강화 차원에서 ESG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한 것"이라며 "아직 어떤 이사가 들어갈 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SK렌터카가 ESG 관련 활동에 힘을 주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SK렌터카는 올초 공모채 일부를 녹색채권으로 발행하는 등 'E'에 방점을 찍기 시작했다. 녹색채권 발행은 ESG경영에 앞장서는 SK그룹 내에서도 흔치 않은 일이다. 2019년 SK에너지가 스타트를 끊은 데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특히 500억원 모집에 7770억원의 수요예측 주문이 몰리자 980억원으로 확대 발행을 결정했다. 이렇게 조달한 자금 980억원에 720억원을 추가해 약 1700억원을 올해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차 구매에 투자할 방침이다.
작년 말에는 지속경영실을 신설하고 산하에 SV(Social Value)추진팀을 만들기도 했다. ESG 핵심 지표를 선정한 뒤 중점적으로 관리해 나가기 위한 목적이다. 지속경영실은 올해 1월1일자로 신규 선임된 장봉걸 실장(임원)이 이끌고 있다.
2019년 초 SK그룹으로 둥지를 옮긴 SK렌터카는 사실 작년까지도 ESG와 관련해 별다른 특징을 보여주지 못했다. 'ESG 전도사'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SK는 전사적으로 ESG 전반에 공을 들이기로 유명하지만 이러한 분위기에 제대로 녹아들지 못한 모습이었다.
실제로 SK렌터카는 지난해 10월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발표한 '2020년 ESG등급' 평가에서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점수를 받았다. 환경 B, 사회책임 C, 지배구조 B로 통합 'B'였다.
이는 2019년(사업연도 기준) 한 해 동안의 기업활동을 평가해 점수화한 것으로 SK로 소속이 바뀐 첫 해 성적표다. AJ렌터카 시절이었던 2019년(사업연도 2018년 기준) 환경 B, 사회책임 B, 지배구조 C로 통합 'B 미만'이었던 것과 사실상 비슷하다.
하지만 작년 말부터 체질 개선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특히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수소차로 이동하며 가속도가 붙었다. 최대주주인 SK네트웍스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K네트웍스는 2019~2020년 연속으로 사회책임과 지배구조에서 A+를 받으며 통합등급 'A+'를 기록한 'ESG 모범생'이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역시 올초 신년사에서 ESG경영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2021년의 경영환경 또한 매우 도전적이고 빠르게 변화할 것"이라며 "언택트 문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사회와 환경을 생각하는 ESG경영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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