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 ESG채권 완판 도전…그룹 이정표 세울까 녹색채권으로 최대 800억 조달…국고채 금리 변동성 호재로 작용?
강철 기자공개 2021-03-25 13:04:57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4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효성중공업이 그룹 첫 ESG채권 발행에 나선다. 녹색채권으로 최대 800억원을 조달해 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ESS) 배터리 구매에 투입할 예정이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효성중공업 녹색채권의 인증 등급을 최상위 수준으로 평가했다.우수한 절대금리와 ESG채권이라는 메리트는 이번 공모채의 완판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최근 국고채 금리 변동성이 심해지면서 상대적으로 회사채의 안정성이 부각되는 점 역시 기관의 투자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변수다.
◇녹색채권 최고등급 획득…ESS 배터리 구매
효성중공업은 다음달 2일 9회차 공모채를 발행해 700억원을 마련할 예정이다. 3·5년물로 1160억원을 조달한 2019년 8월 이후 약 1년 7개월만에 다시 공모채 시장을 찾는다. 효성그룹의 회사채를 사실상 전담하고 있는 KB증권이 단독으로 발행 업무를 총괄한다.
트랜치는 3년물 500억원, 5년물 200억원으로 나눴다. 가산금리 밴드는 3·5년물 모두 A0등급 민평수익률의 '-60~+40bp'를 제시했다. 현재 효성중공업 개별 민평금리가 등급 대비 10~20bp가량 높게 형성되고 있는 점을 감안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시장 관계자는 "발행사가 개별이 아닌 등급 민평금리로 프라이싱을 하는 것은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 나타나는 특징 중 하나"라며 "효성중공업의 경우 가산금리 밴드 하단을 넓히는 형태로 투자자에게 메리트를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년물 500억원은 ESG의 한 종류인 녹색채권으로 발행한다. 효성중공업은 지난달부터 국제자본시장협회(ICMA)에서 제정한 원칙과 규정에 맞춰 녹색채권 발행을 준비했다. 녹색채권 관리 체계에 대한 검증은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에 맡겼다.
두 신용평가사는 효성중공업 녹색채권에 최상위 인증 등급을 매겼다. 한국신용평가가 GB1을, 나이스신용평가가 Green1을 각각 부여했다. 프로젝트 선정 절차와 적격성, 자금 관리 체계, 공시 이행 계획, 녹색경영에 대한 의지 등이 매우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효성중공업과 KB증권은 오는 25일 녹색채권을 포함한 9회차 공모채의 매입 수요를 조사한다. 수요예측에서 700억원이 넘는 주문이 들어오면 최대 14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검토할 예정이다. 녹색채권 발행 한도는 800억원으로 설정했다.
녹색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은 ESS 배터리 구매에 활용한다. 매입한 배터리는 향후 1년 안에 한국전력, 동서발전, 동부제철, 영풍, 태웅 등과 추진하고 있는 ESS 프로젝트에 투입할 예정이다. 나머지 일반 회사채 5년물로는 전액 만기채를 차환한다.
◇'ESG·절대금리' 메리트 부각
효성중공업의 이번 녹색채권은 효성그룹이 사상 최초로 발행하는 ESG채권이다. 이에 ㈜효성을 비롯한 그룹의 주요 계열사는 이번 녹색채권의 수요예측 결과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실무를 담당하는 효성중공업 재무실도 원활한 발행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선 ESG채권에 대한 풍부한 기관 수요를 거론하며 효성중공업이 목표액 700억원을 어렵지 않게 모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A등급이라는 투자 제약이 있긴 하나 700억원 정도는 증권사 리테일 수요만으로도 충분히 소화가 가능한 물량이라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ESG 활성화 정책에 맞춰 투자 포트폴리오에 녹색채권,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을 의무로 담아야 하는 펀드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효성중공업의 경우 A0 등급 회사채 대비 절대금리가 높다는 메리트도 있는 만큼 완판은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국고채 금리는 수요예측에 더 많은 기관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호재다. 한달 전 0.98% 수준이던 3년물 국고채의 금리는 보름만에 1.23%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1.13%로 다시 떨어졌다. 지난 18일에는 국고채 10년물의 금리가 30년물보다 높아지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시장 관계자는 "최근 국고채 금리 추이와 비교하면 A등급 3·5년물은 안정성 측면에서 충분히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자산"이라며 "다음달부터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AA등급 회사채도 벌써부터 기관의 뜨거운 매입 열기가 감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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