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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l Story]'VC 노크' DGB금융, 6개사 돌고 돌아 수림창투 낙점15%대 평균수익률 '우수' 매물, RWA 악영향 낮다 판단해 최종 결론

김현정 기자공개 2021-03-29 07:31:07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6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GB금융지주가 벤처투자(VC)업 진출을 결정했다. 이면에는 김태오 회장의 '특명' 있었다. 이에 따라 DGB지주 실무팀은 지난해 9월부터 반년 동안 6개 기업에 달하는 VC 인수를 검토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최종적으로 선택한 곳은 수림창업투자다. 수림창투가 과연 어떤 기업인지도 그만큼 관심을 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지주는 수림창투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이날 체결하기로 했다. 대주주인 박현우 수림홀딩스 회장(97%)과 권준희 수림창투 대표이사, 이강근 수림창투 전무 등이 보유한 회사 지분 100%를 DGB지주가 인수키로 했다. 인수가는 105억원가량으로 알려졌다.

DGB지주가 VC 인수를 결정한 시점은 회장과 행장 분리 체제로 접어들었을 때다. 작년 9월 임성훈 행장 선임 직후 본격적으로 지주 회장 역할만 집중하게 될 수 있게 된 김 회장은 삼정KPMG에 자문을 맡겨 대대적인 경영 컨설팅 전략을 짰다.

김 회장이 제시한 방향성은 명확했다. 비은행 수익을 끌어올릴 수 있으며 인수부담이 크지 않고 최근 정부의 한국판 뉴딜 정책과도 맞아떨어지는 VC사 인수를 제1의 목표로 삼았다.

DGB지주는 바로 적합한 VC사들을 물색했다. 수림창투까지 오기 전 5개 기업을 둘러봤다는 후문이다. 이번 딜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상대가 갑자기 매각 의사를 접은 곳도 있고 실사까지 갔다가 매입 직전 DGB지주 쪽에서 인수를 접은 곳도 있었다. 수림창투의 경우 올초부터 매입을 타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M&A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세운 원칙은 그룹의 자본적정성을 해쳐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DGB지주는 작년 말 기준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9.59%, 총자본(BIS)비율이 12.41%로 지방금융지주사 포함 국내 금융지주사 가운데 가장 낮다.

문제는 VC가 '고위험 사업군 업종'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보유자산의 4배(400%)가 그룹 위험가중자산(RWA)으로 잡힌다는 점에 있었다. 섣불리 매입했다가 자본비율이 망가질 수도 있었던 셈이다.

DGB금융 관계자에 따르면 수림창투의 경우 그런 면에서 가장 적합한 매물로 봤다는 전언이다. 보유 펀드 구조상 인수 시 지주 자본비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점이 긍정적이었다. 펀드 평균수익률도 15%가량으로, 인력들이 전문적인 운영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이다.

수림창투는 운용인력 6명의 소규모 VC사지만 AUM이 1000억원에 이르는 곳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 수림창투가 GP로 참여해 펀드 보유 지분율이 30%가 넘는 곳이 한 개 펀드밖에 없다. 실질적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인정되는 자산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셈이다.

이에 따라 수림창투 인수로 인한 지주 RWA 증가분은 200억~300억원가량 정도로 추산됐다. 자본비율에 미치는 영향이 0.01%포인트도 안 되는 만큼 포트폴리오를 확장함에도 기존의 자본적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 밖에 수림창투의 수익성도 꽤 높은 편에 속한다. 펀드 평균수익률이 15% 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VC업계 펀드 평균 수익률이 12~14%가량인 점과 비교하면 수익성이 괜찮은 회사라는 평가다.

높은 수익률이 곧 수림창투가 지닌 인적자원의 레벨을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 DGB지주 측 설명이다. 인력 수는 적지만 모두가 전문 운용력으로 꾸려져 있는 만큼 펀드 운용 수익을 최대로 이끌어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AUM 1000억원 모두 모태펀드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투자조합결성 경험이 풍부해 훗날 DGB지주의 지역 사업과 접점을 많이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DGB지주는 VC 인수를 결정하면서 대구·경북지역 내 유망 스타트업 등 혁신기업의 발굴·투자 계획도 함께 수립했다. 지역 내 모험자본을 지원하는 한편 DGB지주에도 좋은 기업을 인수합병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열릴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

김태오 회장은 최근 더벨과의 통화에서 "비은행이 중요해지는 가운데 투자 및 운용 사업을 강화할 생각"이라며 "VC 인수를 타진 중인데 규모는 작지만 인력 수준이 뛰어나 매입을 진전시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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