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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코인베펀드, 4년전과 달라진 점은 출자 규모 키워…파격적 GP커밋 인하 눈길

한희연 기자공개 2021-03-26 16:41:45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6일 16: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기금의 올해 출자사업의 특징은 단연 공동투자펀드(Co-Investment, 코인베펀드)의 부활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7년 처음 국내에서 코인베펀드를 시도했다. 기존에 출자한 코인베펀드의 투자 작업이 어느정도 마무리됐고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판단, 이번에는 코인베 출자규모를 소폭 늘렸다.

26일 국민연금은 2021년 국내 사모투자 위탁운용사 선정계획을 공고했다. △경영참여형 PEF 6000억원, △벤처펀드 1500억원, △코인베펀드 6000억원, △코파펀드(코퍼레이트파트너십펀드) 5000억원 이내에서 출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중 코인베펀드는 4년만에 출자사업에 재등장해 눈길을 끈다. 코인베펀드는 국민연금이 기존에 출자했단 무한책임사원(GP)과 공동으로 투자를 진행하기 만드는 펀드다. 200억~300억 원대의 국내 중소형 거래가 주 타깃이다. 출자 한도나 내부 심사시간 등 기존에 공동투자를 가로막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설계됐다.

통상 공동투자는 블라인드 펀드에서 출자비율을 넘어서는 투자가 진행될 때 유한책임사원(LP)에 추가적으로 투자를 요청하면서 일어난다. 예를 들어 1000억 원 짜리 블라인드 펀드가 있다고 가정할 경우 포트폴리오 분산을 위해 단일 투자 건당 출자금 규모를 20%로 제한하는데, 만약 GP가 500억 원 규모의 투자에 나선다면 200억원 기존 블라인드펀드에서, 나머지 300억 원은 기존 LP들에 공동투자 제안을 하는 방식이다.

다만 기존의 공동투자방식을 따르면 LP간 자금배분이 이뤄져 한 LP당 투자규모가 지나치게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했다. 또 연기금의 경우 추가 출자 심사를 위한 시간이 너무 오래걸려 투자 기회를 잃는 상황도 있었다. 오히려 조 단위 딜의 경우 공동투자 요청에 있어 규모도 커 국민연금이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으나, 중소형 딜의 경우 금액이 애매해 검토하기 어렵거나 의결진행에 장기간이 소요됐다.

국민연금은 2017년 이같은 단점을 보완하고 중소형 딜의 공동투자 기회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자 코인베펀드를 만들었다. 코인베펀드는 해외에서는 이를 전문적으로 하는 하우스도 나올만큼 상당히 활성화됐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국민연금이 2017년 첫 선을 보였다. 2017년 국민연금은 코인베펀드 위탁사로 △신영증권-SK증권 △대신PE를 선정해 총 4000억원을 출자했다. 이들 펀드는 4년간 활발한 투자활동을 벌여 이미 상당수의 펀드가 소진됐다. 이에 국민연금은 4년만에 새로운 코인베펀드 출자에 나섰다.

2017년에는 국민연금도 처음 시도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상당히 신중한 태도로 접근했다. 코인베펀드 운용사는 딜소싱을 직접하기 보다는 기존 GP로부터 투자제안을 받아 간단한 심사과정을 거쳐 투자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운용사로서의 역할이 제한적이었다. 따라서 국민연금은 펀드관리가 소홀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운용사의 출자비율(GP Commitment)을 높게 요구했다. 기존에 각 펀드당 GP의 출자비율이 2% 이상 이었다면 2017년 코인베펀드 운용사에게 요구된 GP 커밋은 20% 이상이었다.

높은 GP 커밋으로 2017년 코인베펀드는 주로 증권사나 은행 등 금융계열 PEF가 다수 지원했다. 모회사의 지원이 뒷받침 돼야 높은 GP커밋을 감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이번 코인베펀드에서는 GP커밋을 파격적으로 낮췄다.

다른 PEF펀드, 벤처펀드와 동일하게 2% 이상으로 정해뒀다. 이로써 금융계 뿐 아니라 독립계 PE 등 더 많은 운용사들에게 도전의 기회를 부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2개사에 총 6000억원을 출자하는 것으로 정해 코인베펀드 규모도 키웠다. 4년간의 경험으로 어느정도 펀드운용 노하우가 쌓인데다 다양한 중소형 딜의 투자 기회를 놓치지 않기위해 판을 좀 더 벌린 셈이다.


한편 국민연금이 이번에 공개한 출자사업 규모는 PEF, 벤처, 코인베, 코파펀드를 모두 합쳐 1조8500억원 규모다. 이는 지난해 총 출자 계획규모인 1조9500억원보다 1000억원 정도 줄어든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PEF 8000억원, △벤처펀드 1500억원, △코파펀드1조원의 출자계획이 공개됐었다.

뷰티컨테스트를 통한 정시출자규모는 예년대비 줄어든 것으로 보이지만 수시출자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은 기존에 출자했던 곳 중 성과가 우수한 운용사들을 대상으로 우수운용사 제도를 도입해 수시출자를 진행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출자년수가 늘어날수록 우수운용사풀도 점차 커지고 있다. 따라서 수시출자 비중은 해가 갈 수록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에도 정시출자와 수시출자를 합쳐 국민연금이 국내 사모투자 부문에 출자하는 금액은 전년대비 순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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