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롯데 '1세대' 뒤안길…'2세 경영’ 개막 고 신격호 명예회장 5형제 중 2명 남아, '롯데·농심·푸르밀' 관계 새국면
박규석 기자공개 2021-03-27 15:37:13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7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일군 롯데가(家)1세대가 저물고 있다. 작년 신 명예회장에 이어 올해는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까지 타계했다. 자연스럽게 2세들이 전면에 나서게 됐다. 롯데그룹과 농심그룹, 푸르밀 등 관계도 지난 갈등을 뒤로하고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맏형인 신 명예회장은 5남5녀 중 4명의 형제와 함께 롯데그룹을 설립했다. 둘째인 고 신철호 전 롯데 사장은 한국롯데를 세웠다. 셋째인 고 신춘호 회장은 롯데 이사로 근무하며 제과사업 등을 담당했다. 넷째 신선호 일본 산사스식품 회장은 롯데리아를, 다섯째 신준호 푸르밀 회장은 신 명예회장을 대신해 한국 롯데그룹을 총괄했다.
이처럼 국내 유통산업을 이끌어온 ‘롯데 1세대’는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2남인 신철호 전 롯데 사장은 1999년 작고했다. 지난해에는 신격호 명예회장이 세상을 떠났고 올해는 신춘호 회장이 별세하며 5형제 중 2명만 남게 됐다.
자연스럽게 롯데가의 경영은 2세대들이 주축을 이루게 됐다. 동시에 신 명예회장을 중심으로 한 ‘형제 갈등’도 희석된 만큼 향후 우호적인 경영 관계도 기대해 볼 수 있다. 과거 롯데그룹은 신 명예회장을 둘러싼 형제들의 분쟁으로 롯데공업과 롯데유업이 각각 농심그룹과 푸르밀로 분사하게 됐다.
롯데그룹은 현재 신 명예회장의 차남인 신동빈 회장이 뒤를 이어가고 있다. 신 회장은 일본 노무라증권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뒤 일본 롯데상사 이사로 입사했다.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자리를 옮기면서 한국 롯데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롯데그룹 기획조정실 부사장과 부회장을 거쳐 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현재 롯데그룹의 ‘혁신과 쇄신’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이를 위한 초석을 다지기 위해 ‘젊은 피’를 중심으로 한 인사를 단행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예년보다 약 한 달 앞당겨 연말 정기 인사를 발표했다. 당시 인사에서 계열사 대표와 단위 조직장 60명 가운데 13명이 교체됐다. 2020년 8월 비정기인사로 바뀐 6명을 포함하면 19명이 교체된 셈이다.
롯데쇼핑 마트사업부장(롯데마트 대표)이 된 강성현 전무는 BCG(보스턴컨설팅그룹) 출신으로 50살의 나이에 대표가 됐다. 강 전무가 롯데마트 대표가 된 것은 신 회장의 롯데가 바뀌어야 한다는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다.
농심그룹은 신춘호 회장의 장남인 신동원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이 경영을 이어 받았다. 신 부회장은 1979년 농심에 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2010년 농심홀딩스의 대표이사에 오르며 오너 2세 경영에 막을 올렸다.
이때부터 농심그룹은 신 부회장이 지주와 핵심 계열사인 ㈜농심을 경영하고 차남과 삼남이 각각 율촌화학과 메가마트를 담당하는 체제를 공고히 했다. 신 부회장은 향후 농심 그룹의 경영 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급격한 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잘해오던 것은 잘하고 잘못된 관행 등은 새로운 방향으로 개혁할 예정”이라며 “신사업의 경우 건강기능식품과 비건, 대체육 등을 생각하고 있으며 차근차근 시도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유제품 전문업체 푸르밀 역시 경영권 승계를 마치고 2세 경영 시대를 시작했다. 지난 2018년 푸르밀은 신준호 푸르밀 회장의 아들인 신동환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신 부사장은 1998년 롯데제과 기획실에 입사해 2008년 롯데우유 영남지역 담당 이사를 역임했다. 푸르밀 부사장을 거쳐 현재 자리에 올랐다.
신 부사장의 취임은 2007년 롯데그룹 분사 이후 첫 ‘오너 경영 체제’라는 점이 특징이다. 과거 푸르밀은 롯데그룹에서 분사 한 후 신준호 회장이 대표이사 회장으로 등재됐었지만 남우식 대표이사가 전문 경영인 체제로 실무를 전담해왔다.
이로써 롯데가는 이제 1세대 경영에서 2세대 경영으로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부모 세대의 갈등으로 각자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이들의 뿌리는 롯데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1세대의 갈등이 2세대에서는 희석될 가능성도 큰 만큼 새로운 경영 시너지 등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