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해외사업 리뷰]KB금융, 리스크 있지만…'현지화 초석' 성과⑤동남아서 유의미한 성장세, 헤지 수단 찾기는 과제
고설봉 기자공개 2021-04-07 13:00:00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5일 16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그룹의 해외사업은 지난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동시에 적지 않은 리스크와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해외사업 핵심 전략인 리테일영업을 통한 현지화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해외시장 리테일부문 사업성과의 척도로 볼 수 있는 가계여신이 일부 지역에서 늘었다. 반면 주요 거점으로 부상한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에서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으며 우려를 낳고 있다.
◇기업금융 위주→현지 밀착형 리테일…유의미한 성과
그동안 KB금융은 대부분 해외사업장에서 기업여신에 의존해 사업을 진행해왔다. 특히 기존 해외사업 주 무대였던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선진 금융시장에선 기업여신 비율이 사실상 100%를 차지했다. 동남아 등 신흥 금융시장에서도 기업여신 비율이 높았다.
현재 KB금융의 현황을 봤을 때 해외시장에서의 기업여신 증가는 온전한 의미의 해외사업 확장은 아니다.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과정에서 금융사가 동반 진출한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해외사업은 국내사업의 연장선으로 직접 해외시장을 공략한다는 의미와는 조금 성격이 다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KB금융은 리테일부문의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지에서 소비자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그들을 대상으로 업업활동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설정했다. 그 지표를 잘 보여주는 것은 가계여신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KB금융의 해외사업 가계여신은 걸음마 단계다. 지난해 KB금융의 대출채권 가운데 해외사업에서 발생한 가계여신 비율은 1.81%에 그친다. 같은 기간 해외사업에서 얻은 기업여신은 9.17%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해외사업 포트폴리오는 여전히 불균형하다.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등 선진 금융시장에선 여전히 가계여신은 사실상 제로(0)다. 현지화의 척도로 볼 수 있는 가계여신이 없다는 점은 그만큼 선진 금융시장에 파고들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만 지난해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선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인수합병(M&A)을 통해 계열사로 편입한 현지 금융사의 대출채권이 그대로 KB금융의 대출채권으로 편입되면서 이들 시장에선 가계여신과 기업여신, 신용카드채권간 포트폴리오가 좋아졌다.
지난해 캄보디아 지역에서 KB금융은 총 3조7251억원 규모 대출채권을 확보했다. 이 가운데 38.79%인 1조4449억원이 가계여신이었다. 나머지 61.21%는 기업여신이었다. 인도네시아에서의 대출채권은 가계여신 28.63%, 기업여신 70.3%, 신용카드채권 1.18% 등으로 분산돼 있었다.

◇대손비용률 고공행진, 리스크 관리 또 다른 시험대
해외사업의 현지화와 함께 KB금융이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KB금융의 주요 해외사업 거점으로 성장한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 법인은 지난해 말 기준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해외시장 확대에 맞춰 현지 리스크 관리는 향후 해외사업 성패를 결정지을 중요한 변수로 등장했다.
KB금융은 인도네시아에서 총 5조1817억원 규모 대출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총 6999억원을 쌓았다. 대손비용률이 무려 13.51%에 달한다. 이는 국내 대출채권에 대한 대손비용률 0.67%의 20배가 넘는 수치다. 더불어 KB금융의 글로벌 전체 대손비용률 0.86%와 비교해도 16배 높은 수준이다.
KB금융은 캄보디아에서도 지난해 대손충당금 897억원을 적립했다. 대출채권 규모가 3조7251억원인 만큼 대손비용률은 2.41%에 달한다. 국내 대출채권 대비 3.6배, 글로벌 평균 대비 2.8배에 달하는 규모다. 최근 빠르게 자산성장을 하며 수익을 늘렸지만 그 과정에서 리스크도 빠르게 상승했다.
이에 따라 향후 이들 지역에서 KB금융이 얼만큼 수익을 낼 수 있는지 여부가 관심사다. 영업활동을 통해 대출자산을 대거 늘리더라도 각종 비용 등이 추가되고, 리스크 관리 비용까지 부담하게 된다면 실제 수익성은 낮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KB금융이 KB국민은행과 KB국민카드, KB캐피탈 등 지난해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 개척을 위해 선봉에 세운 계열사들이 각 시장에서 펼치려고 하는 주력사업도 일반 은행업 대비 리스크가 큰 편이어서 지주 차원의 리스크 관리는 더 중요하다는 평가다.
국민은행은 캄보디아에서 소액 대출업무를 하고, 인도네시아에서는 은행업 및 할부금융업을 영위한다. 국민카드는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에서 일반대출업 및 자동차 할부금융업 등을 펼친다. KB캐피탈은 인도네시아와 라오스에서 자동차 할부금융업을 하고 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등 현지법인에 한국 회계기준을 엄격히 적용해 충당금을 쌓다보니 현지 기준보다 NPL 등에 대해 더 보수적으로 접근했다”며 “기준 자체를 더 높게 설정한 만큼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제거한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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