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한국운용, 롯데그룹에 엄격했다..반대비율 20%②롯데 지주·케미칼·정보통신·쇼핑 안건 10건중 2건 반대, 삼성그룹 5.9%와 대조
이돈섭 기자공개 2021-04-13 13:06:26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역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9일 10: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지난해 롯데그룹 주주총회 안건에 유난히 많은 반대표를 던졌다. 롯데지주와 롯데케미칼, 롯데정보통신, 롯데쇼핑 등 한국운용이 투자하는 롯데그룹 계열사가 상정한 안건 10개 중 2개꼴로 부정적 의사를 내비쳤다.한국운용은 삼성그룹 계열사 12곳에 투자했는데 지난해 85개 안건 중 반대를 내비친 곳은 5곳에 불과했다. 반대율은 6%가 채 안 되는 수준이다. LG그룹 계열사 8곳과 CJ그룹 계열사 5곳에는 모든 안건에 찬성을 던져 반대가 하나도 없었다.
◇ 롯데그룹 4개 기업에 반대율 '20.8%'
더벨이 한국운용 홈페이지에 공시된 지난해(2019년 4월초~지난해 3월말) 의결권 행사 내역을 분석한 결과, 한국운용은 168개 투자기업 정기 및 임시주주총회에 상정된 1242개 안건에 대해 찬성과 반대, 기권(불행사) 등으로 의결권을 행사했다.
한국운용이 찬성표를 던진 안건은 1168개로 찬성률은 94.0%에 달했다. 기권한 안건은 8건으로 전체의 0.6%에 해당했다. 반대 의사를 낸 안건은 66건으로 반대율은 5.3%를 기록했다. 한 개 안건에라도 한국운용 반대표를 받은 기업은 모두 39곳이다.
특이한 점은 롯데그룹이 다른 그룹에 비해 유독 많은 반대표를 받았다는 점이다. 한국운용은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롯데정보통신 △롯데쇼핑 등 롯데그룹 계열사 4곳에 투자하고 있는데, 이들 기업이 내놓은 53개 안건 중 11개 안건에 반대했다.
비율로 따지면 20.8%이다. 롯데그룹이 주주총회에서 10개 안건을 상정했다면 한국운용이 2개가 넘는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는 뜻이다. 사외이사 선임과 감사위원 선임,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 변경 등 반대표를 행사한 안건은 다양하게 포진했다.
롯데케미칼 정중원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안건에 대해 팜스코 사외이사 재직 당시 참석률이 44%에 불과했던 점을 꼬집었다.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 변경 안건은 관련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해당 안건들은 모두 주총 승인을 받았다.
◇ 삼성그룹 반대율 '5.9%'…CJ·LG그룹은 '0%'
반면 삼성그룹의 반대율은 롯데그룹보다 훨씬 낮았다. 한국운용은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증권 등을 포함한 삼성그룹 계열사 12곳에 투자하고 있는데, 이들 기업이 지난해 주총에 올린 85개 안건 중 한국운용이 반대한 안건은 총 5개에 그쳤다.
반대율은 5.9%. 삼성그룹의 경우 투자종목 수와 안건 수가 롯데그룹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음에도 불구하고 낮은 수준이다. 이마저도 감사위원은 사외이사 중에서 선임한다는 현행법 내용을 감안하고 반대표를 던진 안건을 보면 실질적 반대는 4건에 불과하다.
CJ그룹의 경우 더 낮은 수준이다. 한국운용은 △CJ제일제당 △CJ프레시웨이 △CJENM △CJ대한통운 △CJ 등 CJ그룹 계열사 5곳에 투자했는데, 지난해 이들 5개 CJ그룹 기업들이 올린 안건 31건 중 한국운용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건은 하나도 없었다.
LG그룹도 마찬가지다. △LG △LG생활건강 △LG이노텍 △LG화학 △LG유플러스 △LG디스플레이 △LG상사 △LG전자 등 한국운용의 LG그룹 투자기업 8곳은 지난 한 해 총 48개 안건을 상정했는데, 역시 단 한 건의 안건에도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한국운용 관계자는 "의결권 행사는 내부 상설 위원회 논의를 거쳐 이뤄진다"며 "내부 애널리스트들이 각각의 섹터 종목을 분석한 뒤 이를 위원회에서 외부 자문기관 의견을 더해 의견을 내기 때문에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의사 결정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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