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지배구조 개편]자사주 11.7% 활용법, '의결권 전환 vs 소각' 기로지배력 강화에 활용시 잡음 예상, 주주가치 제고 가능한 소각에 무게
최필우 기자공개 2021-04-16 07:44:34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5일 13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이 인적분할에 나서면서 11.7%에 달하는 자사주 활용법에 이목이 쏠린다. 존속법인이 신설법인 지분을 갖게 되면 지주회사 요건에 저촉돼 어떤 방식으로든 자사주를 처리해야 한다. 자사주를 SK㈜ 지배력 강화에 활용하면 개편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할 수 있어 소각이 유력하다는 견해에 힘이 실린다.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자사주 941만8558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은 11.7%다.
SK텔레콤이 자사주를 보유한 상태에서 인적분할에 나서면 존속법인이 신설법인 지분을 자사주 지분율 만큼 갖게 된다. 인적분할 과정에서 자사주가 의결권 있는 주식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SK㈜가 SK텔레콤 존속법인과 신설법인 지분을 각각 26.78%씩 보유하고, 존속법인이 신설법인 지분 11.7%를 가지는 구조가 된다.

당초 증권업계에서는 자사주가 인적분할 후 신설법인에 대한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데 활용될이란 견해가 많았다. 과거 인적분할 사례를 보면 지주회사가 존속법인, 사업회사가 신설법인이 되고 현물출자 및 유상증자를 통해 신설법인을 자회사로 만드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개편에서는 사업회사가 존속법인이고 중간지주 역할을 하는 투자회사가 신설법인이다. 자사주를 지렛대로 한 현물출자 및 유상증자가 필요치 않은 구조다. 존속법인이 신설법인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인적분할을 역행하는 꼴이다.
결국 SK그룹이 자사주를 지배력 강화 목적으로 활용하려면 SK텔레콤 존속법인이 보유한 신설법인 지분을 SK㈜에 넘겨야 한다. SK㈜가 보유한 사업을 존속법인이 양수하고 신설법인 지분을 양도할 수 있다.
다만 양수 사업에 대한 명확한 기업가치 평가가 전제되지 않으면 개편 과정에서 상당한 잡음이 예상된다. SK㈜가 보유 사업 가치를 과도하게 평가해 존속법인의 신설법인 지분과 맞바꿀 경우 존속법인 주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야 한다. 신설법인의 시가총액은 10조원을 훌쩍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중 11.7%인 1조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사업과 현금 확보도 쉽지 않다.
SK텔레콤은 내년 지주회사의 상장 자회사 지분율 요건이 20%에서 30%로 높아지는 점을 감안해 연내 개편 작업을 마무리하려 하고 있다. 주주 반발을 최소화해야 하고 양도 사업 선정 및 가치 평가에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SK㈜에 지분을 넘겨 지배력을 강화하는 안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이다.
지배구조 개편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인적분할 전 자사주 소각에 나서야 한다는 견해에 힘이 실린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과 맞물려 주주가치 제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SK㈜의 존속법인과 신설법인 지분율도 26.78%에서 30.5%로 상승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존속법인이 신설법인 지분을 지속적으로 보유할 순 없기 때문에 인적분할 전 소각, 인적분할 후 지분 매각 등 다양한 선택지가 남아 있다"며 "존속법인이 SK㈜와 거래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지만 개편 과정에서 잡음이 예상돼 쉽지 않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PBR 0.6 주가고민 삼성물산, 삼성로직스 분할검토까지
- 삼성, 바이오 인적분할설…지배구조 개편 관심↑
- 신종자본증권 찍는 CJ CGV, 경쟁사 합병 영향은
- [i-point]시노펙스, 경북 산불피해지역 '탄소중립 숲' 조성 공동 추진
- [캐시플로 모니터]삼양식품, 호실적 연동 법인세 부담 '현금흐름' 반영
- [thebell interview/컬리 10주년 줌인]김종훈 CFO "외형 확장에 방점, 수익성은 장기 전략"
- [넷플릭스발 지각변동]플랫폼이 고르는 콘텐츠…제작 권력도 이동
- [i-point]씨플랫폼-엑스게이트, 손잡고 네트워크 보안 시장 공략
- [Company Watch]삼보모터스, 새 멕시코법인 첫 매출 '전기차 부품 거점'
- [i-point]아이씨티케이, WIPO 글로벌 어워드 최종 후보 선정
최필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금융사 임베디드 동맹 분석]신한금융, 더존비즈온과 'ERP 뱅킹' 야심찬 청사진
- [우리금융 인사 풍향계]임종룡 회장 '독립 경영' 방침 드러난 보험사 CEO 선임
- [금융사 임베디드 동맹 분석]신한은행, 디지털 경쟁력으로 '공급망 금융' 선도한다
- [우리금융 인사 풍향계]'동양 성대규·ABL 곽희필' CEO 내정, 신한라이프 모델 따른다
- [금융사 임베디드 동맹 분석]KB국민은행, 코인·카페·편의점 침투 '리테일 최강자' 굳힌다
- [금융사 임베디드 동맹 분석]KB국민은행, 플랫폼 전략 전환 기점된 '모니모' 제휴
- [금융사 임베디드 동맹 분석]은행과 기업 플랫폼, '경쟁자→동반자' 인식 바뀌었다
- [JB금융 인사 풍향계]이승국 JB금융 CRO, 김기홍 체제 '최장수 임원' 등극
- [BNK금융 인사 풍향계]경남은행, 부산은행과 인사 교류로 '투뱅크' 한계 극복
- [우리금융 동양생명 M&A]밸류업 트리거 될 'ROE 10%'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