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코로나19 명암]SBI저축은행, 영업수익 1조 돌파 원동력 '중기·소호'②중금리대출 일변도 탈피, 고객 확장…철저한 CIR 관리, 수익성 잡았다
고설봉 기자공개 2021-04-21 14:00:00
[편집자주]
저축은행에게 있어 코로나19는 위기인 동시에 기회이기도 했다. 소비 부진과 경기 침체 늪에 빠진 곳이 있는가 하면 늘어난 유동성과 대출수요 흐름에 올라탄 곳도 있다.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를 불러 일으켜 저축은행 업계를 양극으로 나누는 분수령이 되기도 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완연히 달라진 저축은행의 상황을 각 하우스별로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5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호황기를 누렸다. 코로나19에 따른 대출수요 증가에 힘입어 이자수익 규모가 커졌다. 일부 금리인하 압박이 있었지만 여전히 최대 24%에 달하는 이자율을 기반으로 수익성도 극대화했다.◇'코로나19 특수' 중기·소호 수요 흡수, 중금리대출 호황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영업수익 1조1593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9115억원 대비 27.19% 증가한 수치다. 불과 4년 전인 2017년과 비교하면 외형이 약 2배 가량 성장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자금수요가 증가하면서 주력인 중금리 대출상품의 볼륨이 커졌기 때문이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신규고객 유치에서 성과를 거뒀다. 기존 개인고객을 상대로 중금리 대출상품을 많이 취급했지만 지난해에는 중소기업과 소호 등으로 고객군을 확장했다. 그동안 기업금융 시장에서 1금융권 및 캐피탈사에 밀려 기지개를 켜지 못했지만 대출수요가 폭발하면서 기회를 잡았다.
고객군 확대는 대출채권 증가로 이어졌고 이는 곧 이자수익 확대를 의미했다. 지난해 대부분 영업수익은 이자수익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이자수익은 9840억원이다.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84.88%로 집계됐다. 이 비율은 2017년 81.05%에서 매년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이자수익의 근간은 일반자금대출이다. 지난해 전체 대출채권 9조4129억원 가운데 일반자금대출채권이 8조3220억원으로 88.41%를 차지했다. 규모가 커진만큼 일반자금대출에서 발생한 이자도 늘었다. 지난해 이자수익 가운데 일반자금대출이자수익은 91.89%로 집계됐다. 이 비율은 2017년 89.37%에서 매년 조금씩 높아지다 지난해 크게 상승했다.
일반자금대출은 SBI저축은행이 주력으로 하는 중금리 대출의 전형적인 상품이다. 주로 금리가 14~17% 정도로 형성돼 있다. 다만 각 고객의 신용도에 따라 금리가 최저 2%에서 최대 23.9%까지 높아질 만큼 변동성이 크다. 실제 SBI저축은행이 지난해 취급한 일반자금대출을 기반으로 공시한 최고 이율은 23.9%다.
일반자금대출의 수익성도 이자율에 비례해 높게 형성돼 있다. SBI저축은행의 일반자금대출채권 대비 일반자금대출이자수익을 나눠 산출한 수익률은 지난해 10.87%로 집계됐다.
◇수익성도 역대 최대…CIR 관리 빛났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수익성 면에서도 호황기를 구가했다. 이자수익 성장세에 따라 외형은 커졌지만 고정비 등 지출규모는 크게 늘지 않았다. 특히 매출원가에 해당하는 영업비용률과 판관비율 등은 오히려 예년에 비해 크게 하락하면서 수익성 증대를 거들었다.
지난해 SBI저축은행의 영업비용률은 75.13%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2017년 87.99%, 2018년 81.17%, 2019년 78.52% 등 매년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예년에 비해 지난해 더 큰폭으로 떨어졌다. 2019년 대비 3.39% 포인트 하락했다.
판관비율 역시 큰 폭의 개선세를 보였다. 지난해 13.48%로 최근 4년래 최저 수치를 기록했다. SBI저축은행의 판관비율은 2017년 19.76%, 2018년 16.72%, 2019년 14.71% 등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수익성 지표는 일제히 개선됐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4.87%로 집계됐다. 2019년 21.48% 대비 3.39% 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의 경우 2017년과 비교해 2배 넘게 높아졌다. 2017년 12.01%, 2018년 18.83% 등을 20% 벽을 넙지 못했지만 지난해 단숨에 25%대로 안착했다.
순이익률 역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22.28%를 기록하며 2019년 20.65% 대비 1.63% 포인트 개선됐다. 이 지표 역시 2017년과 비교해 약 2배 가량 상승했다. 2017년 13.35%, 2018년 17.81% 등 매년 꾸준한 개선세를 이어오고 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중금리대출이 크게 늘면서 이자수익의 기반을 더 확실히 다질 수 있었다”며 “지난해 캐피탈사들에서 일부 중소기업 및 소호 대출을 줄이면서 자금 수요가 저축은행 업계로 몰렸는데 업계 1위의 자산규모를 바탕으로 수요를 대거 흡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현대차그룹 CEO 성과평가]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 ‘전동화·전장·비계열’ 다각화 통했다
- [새판 짜는 항공업계]다크호스 이스타항공, 항공업 판도 바꿀까
- [새판 짜는 항공업계]비상 날개짓 이스타항공, 더딘 경영정상화 속도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진에어, 한진칼 통합 LCC 주도권 ‘이상무’
- 체급 키우는 에어부산, 펀더멘털 약점 극복
- [새판 짜는 항공업계]슬롯 지키기도 버거운 이스타항공 '영업적자' 감수
- 티웨이항공, 장거리 딜레마...3분기 이례적 손실
- [CFO Change]기아, 내부 출신 김승준 상무 CFO 발탁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부회장 부활' 성과보상 특급열차 다시 달린다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혁신·파격·미래' 2018년 대규모 인사 데자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