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4월 21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건설사 입장에서 신사업은 생존도구처럼 받아들여진다. 본업에서 체감하는 한계가 클수록 사업영역도 빠르게 재편하는 추세다.대형사는 지금껏 쳐다보지 않던 중소형 주택시장도 다시 보기 시작했다. 1000세대 미만 소위 세컨티어 마켓으로 치부되던 영역에 하나둘씩 출사표를 던졌다. GS건설이 제일 먼저 나섰고 DL이앤씨와 대우건설이 뒤따랐다.
선두주자는 GS건설의 자회사 자이에스앤디다. DL이앤씨의 DL건설이 굵직한 토목부문을 포함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자이에스앤디와 사업모델을 비교할만한 곳은 대우건설의 대우에스티가 꼽힌다.
대우에스티는 주택부문에서 자이에스앤디를 사실상 벤치마킹했다. 모기업 파생 브랜드를 개발했고 상장도 계획했다. 벤치마킹 효과만으로도 상당한 시행착오를 피해갔을 것으로 보인다.
야심차게 출범한지 1년이 다 되어가지만 후발주자가 처한 환경은 혹독한 편이다. 초기단계인 만큼 100~200세대 안팎의 공사수주가 몇개 쌓인 정도다. 자체사업을 할 재고용지는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 자이에스앤디가 1조5000억원의 계약잔고를 쌓고 자체사업을 늘리기 위해 1100억원대 증자를 추진하는 것과 격차가 있다.
3년전 자이에스앤디의 빠른 안착 과정을 떠올려볼 필요가 있다. 자이에스앤디는 초기 GS건설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성장했다. 인력과 공사 프로세스를 중소규모 시장에 맞게 셋팅할 수 있도록 시행착오를 줄였다. 성공 가능성을 반신반의했던 시장에서 성적을 내기 시작하면서 자체사업을 늘렸고 모기업은 유상증자 참여로 후방지원했다.
지금의 대우에스티는 초기단계임에도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듯한 인상을 준다. 시장에선 벌써부터 우려섞인 목소리가 들린다. 모기업 지원을 받기에는 대우건설이 매각 이슈로 너무 어수선한다는 평이다. 주인이 누구로 바뀔지 모르는 마당에 자회사를 지원할 여력이 있겠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대우에스티의 출범은 아직까진 구색만 갖춘 정도라고 볼 수 있다. 이르면 내년, 늦어도 내후년에 상장까지 계획하고 있다. 이미 주관사도 선정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8억원이었다. 적극적인 지원없이 로드맵만 무성하다면 자칫 자회사가 모기업 몸값을 높이기 위한 수단처럼 비쳐질 수 있다.
출범 전까지 선두주자를 스터디하면서 들인 공을 생각하면 모기업 차원에서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다. 시장이 어느 정도 개척돼 있는 상황이라 브랜드 파워를 내세우면 후발주자로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 신규 브랜드인 '푸르지오 발라드(PRUGIO BALADE)'의 취지처럼 대우에스티만의 취향과 가치를 담은 차별화된 상품이 늘어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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