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백신 국내 CMO 물량, 해외 수요가 우선? 국내 위탁업체 선정 가능성…수익성 고려해 해외 선공급 전망
최은수 기자공개 2021-04-27 08:17:09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6일 07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더나가 국내 법인 설립을 검토하면서 전령RNA(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의 위탁생산(CMO)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최초로 국내 업체가 CMO 물량을 수주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다만 국내 업체는 모더나와의 계약 CMO 수주 후 '아시아 생산 사이트' 역할만 수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모더나와 CMO 수탁사 모두 국내 물량보다 수출용 제품을 생산해 유통할 때 이익이 더 크기 때문이다. 단가 조정 등이 이뤄지지 않고선 CMO 확보 후에도 국내 공급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모더나 측은 이달 들어 한국 자회사 설립 가능성을 처음 언급했다. 모더나 자회사는 전 세계에 현재 총 11개다. 추후 한국을 포함해 일본, 호주 등에 자회사를 설립해 아시아에 제품 공급 계획을 밝혔다. 모더나는 지금까지 mRNA 백신 CMO 계약을 자회사가 있는 국가의 기업과만 체결해 왔다.
모더나는 mRNA 백신 원료의약품(DS)과 완제의약품(DP) 공정을 나눠 CMO 계약을 맺고 있다. 국내 CMO 유력주자인 한미약품, 녹십자, 에스티팜 등이 각기 공정에서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계약 체결을 둘러싸고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모더나의 자회사 설립은 최근 극심해진 mRNA 백신 수급 불균형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아스트라제네카나 얀센 등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접종 후 희귀 혈전 등 부작용 문제가 불거졌다. 접종을 중지하는 국가도 나타났고 상대적으로 항체형성률과 접종 안전성이 높은 mRNA 백신 수요가 급증했다.
한미약품과 녹십자, 에스티팜 등은 모더나 백신 CMO 수주에 성공하면 큰 매출 상승과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전세계 각국이 자국우선주의를 내세우면서 기존에 계약한 백신 공급조차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 CMO 업체의 마진 또한 지속적으로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국내 업체가 모더나와 CMO 계약을 맺어 백신을 생산하더라도 해당 물량이 국내로 유통될 지는 미지수다. 현 상황에선 백신 물량을 생산해 우리나라가 아닌 해외에 공급하면 이문이 더 많이 남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최근 해외에서 공개된 계약 등으로 추산한 모더나 백신 평균 공급 단가는 한화 2만5000원 선이다. 1억 건 이상의 대량 공급 계약이 많아 가격 할인을 적용받았는데도 정부가 공개한 국내 백신 평균 공급단가(약 2만5044원)와 비슷하다. 정부가 백신 확보를 위해 구입 가격을 높이지 않을 경우 물량 확보를 담보할 수 없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은 정부가 수급에 관여하는 종목(NIP)에 해당하는 만큼 모더나를 비롯한 공급사와 CMO 수주사의 계약 과정에 개입할 여지는 남아 있다"며 "공급 단가에 전향적인 변화가 있어야 CMO 계약 체결이라는 호재를 기회 삼아 국내 공급 및 유통량 증가를 위한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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