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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사분석]㈜한화 첫 녹색채권, ESG경영·태양광사업 '실탄'나신평·한기평 복수인증 받아 최고등급 획득…29일 수요예측, 1000억 규모

이지혜 기자공개 2021-04-28 13:45:46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7일 14: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가 사상 처음으로 녹색채권을 발행해 태양광과 수소사업에 힘을 싣는다. 한화그룹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 ㈜한화는 녹색채권으로 한화솔루션 유상증자에 지원했던 자금을 차환한다. 한화솔루션은 유상증자 자금을 바탕으로 태양광발전과 수소사업을 추진하는 구조다.

㈜한화는 사실상 그룹 지주사로서 녹색채권을 발행하는 만큼 특히 공을 들였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에서 동시에 인증평가를 받아 최고등급을 획득했다. 자금 투입프로젝트가 적격한 것은 물론 프로젝트의 평가와 선정, 조달자금의 관리와 사후보고 등 체계가 매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화가 공모채를 발행하는 것은 불과 3개월 만이다. 올해 2월 공모채 발행 당시 모집금액 1000억원에 모두 1조5800억원의 투자수요를 확보, 1500억원으로 증액했다. 당시 ㈜한화는 공모채를 증액발행하면서도 개별민리보다 훨씬 낮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했다. 이번에도 흥행세를 이어가 실리와 명예를 둘다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상 첫 녹색채권, 그룹 태양광·수소사업 '실탄'

㈜한화가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 29일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모집금액은 3년물 700억원, 5년물 300억원 등 모두 1000억원이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한화는 공모채를 최대 1500억원으로 늘려 발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화는 이번 공모채를 5월 7일 발행한다. 대표주관업무는 KB증권이 단독으로 맡았다. 인수회사로 한화투자증권과 대신증권, 신영증권, SK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6곳이 이름을 올렸다.

㈜한화는 공모채로 조달한 자금을 올해 2월 신한은행, KDB산업은행, 대구은행, 수협은행에서 빌린 차입금 1000억원을 차환하는 데 쓴다. ㈜한화는 올해 3월 한화솔루션이 진행한 1조346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모두 4248억원 규모로 참여했다. 이를 위해 조달했던 자금을 공모채로 차환한다는 것이다.

㈜한화의 이번 공모채는 단순 차환용 자금을 마련한다는 것 외의 의미를 담고 있다. 녹색채권이라서다. ㈜한화가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에 지원한 자금이 태양광사업과 수소사업을 위한 실탄으로 쓰인다는 점에서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를 녹색채권으로 인정했다. 그리고 각각 녹색채권의 최고등급인 G1, 그린1을 부여했다.

한화솔루션은 유상증자를 통해 ㈜한화 등에서 받은 자금을 2022년까지 태양광발전과 수소사업에 모두 사용하기로 했다. 한화그룹은 수소사업의 모든 주기에 걸쳐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그린 수소사업'을 목표로 두고 있다.

㈜한화의 녹색채권 발행은 예견됐던 일이다. 한화그룹 계열사들은 올해 초부터 신용평가사 등 SRI채권(사회책임투자채권, ESG채권) 인증기관과 접촉해 관련 스터디를 진행했다. 연초 그룹의 금융계열사들이 탈석탄투자 방침을 밝힌 데다 한화그룹이 일찌감치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에 의욕을 보였다는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더욱이 ㈜한화는 그룹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올해 3월 이사회에 ESG위원회를 세우고 ESG경영활동을 그룹의 모든 계열사로 퍼뜨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ESG위원회는 분기마다 친환경 정책활동, 사회적 책임 수행을 위한 정책 활동, 주주환원정책 등을 논의한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이 방산사업 때문에 상대적으로 ESG경영 측면에서 저평가받았다”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건설, ㈜한화까지 SRI채권을 발행하면 ESG경영을 부각시켜 신규 투자자를 확보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무안정성 ‘탄탄’, 코로나19 영향 ‘제한적’

㈜한화의 재무구조가 안정적이며 올해 실적전망이 밝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요소로 꼽힌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부채비율 등 재무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며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았는데도 지난해 비교적 견조한 실적을 낸 만큼 올해 실적 전망은 더 밝다”고 말했다.

㈜한화는 2020년 말 기준으로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110.8%, 순차입금의존도는 23.8%를 기록해 재무구조가 비교적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5년 부채비율이 180%를 웃돌았지만 빠르게 개선됐다. 올해 3월 한화솔루션이 진행한 유상증자에 참여한 데다 질산 생산시설 등에도 투자했지만 이에 따른 재무적 영향은 머잖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자회사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은 자금소요에 상응하는 자산을 확충하는 것”이라며 “질산 생산시설에 투자한 것도 앞으로 이익창출력이 좋아질 것으로 고려하면 실질적 재무안정성 저하는 제한적 수준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또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부문에서 케미칼사업과 기계부문의 실적이 저하됐지만 올해는 이런 영향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기업평가는 화약과 방산부문의 실적 회복에 힘입어 ㈜한화가 2021년 안정적 수익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한화는 이번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에서 본평정을 받은 결과 신용등급 A+를 획득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사업구조가 다각화했으며 주력사업에서 시장지위가 우수해 사업안정성이 매우 좋다”며 “계열사 지분에 기반한 재무적 완충력이 신용도를 보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화는 1952년 설립돼 국내 화약시장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확보한 데 힘입어 성장해왔다. 현재 화약과 방산, 기계와 무역업 등 사업포트폴리오를 보유했다. 한화솔루션과 한화건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주력 계열사 지분을 보유해 그룹 모회사 역할을 맡았다. 2020년 말 기준으로 김승연 전 대표이사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38.1%의 지분을 보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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