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재무 점검]'독립 첫발' SGC이테크건설, 부채비율 상승 이유는분할에 따른 자본감소 영향…원가율 개선, 자본 확충 탄력 기대감
고진영 기자공개 2021-05-03 14:34:53
[편집자주]
2010년대 중반부터 지방을 기반으로 한 다수의 신흥 중견 건설사들이 탄생하고 위기를 이겨낸 건실한 건설사가 성장을 구가하는 등 중견 건설사의 전성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문재인 정부의 규제로 주택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다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침체기가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중견 건설사 사이에 감돌고 있다.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는 중견 건설사의 현주소와 재무적 위기 대응 상황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9일 08: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홀로서기 첫해를 맞은 SGC이테크건설이 부채비율 급상승이라는 허들에 부딪혔다. 그간 부채비율이 200%대였으나 300% 후반대로 훌쩍 뛰었다. 지난해 군장에너지 분할에 따라 자본 규모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다만 원가율 개선으로 영업이익이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회복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이테크건설은 2021년 1분기 연결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371.4%를 기록했다. 분할 전인 2019년 연말(291.8%)과 비교했을 때 79.6%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종합건설사들의 평균 부채비율이 2019년 110.3%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테크건설은 부채 부담이 상당한 셈이다.
부채비율이 대폭 오른 것은 지난해 11월 완료된 회사 분할의 영향이다. 종속회사였던 군장에너지가 사업지주사 SGC에너지로 합병됐고, 기존 플랜트 법인 4개 가운데 사우디 및 말레이시아 법인을 제외한 2개 법인의 보유지분도 SGC에너지로 이관됐다.
이 탓에 덩치가 작아졌을뿐더러 자본이 대폭 축소되면서 재무완충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말 기준 이테크건설의 자본총계는 1377억원으로 전년(5192억원)보다 73.5%가 급감했다. 같은 기간 자산총계 역시 2조원 규모에서 6636억원으로 축소됐다.
분할 과정에서의 차입금 이관 등으로 부채총계도 줄긴 했지만 자본 감소의 영향이 더 컸다. 실제 부채총계 자체는 2019년 말 1조5152억원에서 지난해 말 5259억원으로 급감한 반면 부채비율은 오히려 291.8%에서 382.0%으로 90.2%포인트 높아졌다.
올해 1분기의 경우 작년 말보다 부채가 다소 늘었지만 자본총계도 함께 증가해 부채비율이 소폭 하락하는 효과가 있었다. 올 3월 말 기준 이테크건설의 부채는 전년 말보다 92억원 늘어난 5351억원, 자본은 64억원 많아진 1441억원을 나타냈다.
자본이 늘어난 데는 보유 중이던 하남 미사지구 용지와 인천 학익동 땅을 매각한 것이 보탬이 됐다. 당초 자체개발사업을 진행하려 했던 부지들이지만 사업성과 시기 등을 감안해 매각으로 방향을 틀었다. 매각가는 각각 312억원, 974억원이다. 이중 대금 일부가 이미 들어왔고 남은 740억원이 올해 안으로 납입된다.
이밖에 수익성 개선에서도 긍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는 만큼 향후 자본 확충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올해 1분기 이테크건설은 영업이익 119억원을 거두면서 전년 동기 대비 391.4%나 급증했다. 그동안 리스크 관리와 선별적 수주에 만전을 기하면서 원가율이 크게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2년 전에는 수익성을 더 높이기 위해 시행사 역할까지 하는 자체사업에도 처음으로 뛰어들었다. 2019년 9월 가산동 지식산업센터에서 'G밸리 더리브 스마트타워'를 분양했고 입주가 올 4분기에 시작된다. 입주와 동시에 이에 따른 분양수익 인식이 시작될 예정이라 앞으로도 이익 증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테크건설 관계자는 “부채비율이 높긴 하지만 차입금은 거의 없고 매입채무와 분할에 따른 영향이 큰 데다, 이익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될 만한 요소는 아니다”며 “유동성 확보와 함께 ESG 투자나 자체사업을 위한 토지매입 등 투자활동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이테크건설이 쌓아둔 수주잔고는 3조원 가량이다. 매출 대비 약 2.5년치 일감을 확보해뒀다. 지난해 신규수주로 2조500억원을 따냈고 올해 수주목표는 2조3900억원으로 높여잡았다. 구체적으로 플랜트부문에서 1조6800억원, 토건부문에서 7100억원 수주를 목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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