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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대한항공]회사채시장 '잇단' 노크, 발행한도 낮춘 까닭은코로나로 현금흐름 악화 속 '1.5조→1조' 3년 만에 축소

유수진 기자공개 2021-05-03 10:32:18

이 기사는 2021년 04월 30일 10:3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회사채시장을 드나들고 있다. 이달에만 벌써 두 차례 문을 두드려 4000억원을 확보했다. 지난달 3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성공리에 마친 데 이어 공모채와 사모채를 잇따라 발행하는 등 상반기부터 자금 조달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 국내외 회사채 발행한도를 예년보다 낮춘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지난해 1조5000억원에서 올해 1조원으로 상한을 조절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가 지속돼 현금유입이 줄어든 상황에서 한도를 낮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대한항공은 최근 50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이달 15일 공모 회사채로 3500억원을 조달한 데 이어 추가적인 자금 마련에 나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2년물 400억원, 3년물 100억원 어치다. 금리는 2년물 2.820%, 3년물 3.450%로 책정됐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일부 투자자들의 요청이 있어 금리 인하 조건으로 발행하게 된 것"이라며 "자금 계획에 맞춰 사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직전에는 공모채로 자금을 조달했다. 당초 2000억원이 목표였으나 수요예측에서 시장의 뜨거운 반응을 확인해 3500억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1.5년물(650억원), 2년물(1600억원), 3년물(1250억원)이다. 해당 자금은 항공기 임차료와 항공유 등 운영자금으로 쓰인다.

회사채를 찍기 위해선 이사회 결의가 선행 조건이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사채 발행을 위한 이사회를 별도로 열지 않았다. 이미 지난달 11일 이사회에서 사채 발행 권한을 대표이사에게 위임했기 때문이다. 증권신고서에는 당시 이사회 의사록이 첨부돼 있다.

현행 상법(제469조)은 이사회가 대표이사에게 사채의 금액 및 종류를 정해 최장 1년 동안 발행을 위임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한 번 이사회에서 안건을 처리하면 1년 동안은 추가 결의 없이 회사채를 찍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해당 내용은 2011년 상법 개정 후 1년 뒤부터 적용되기 시작했다.

대한항공 2012년 6월21일 이사회 의사록. <출처:전자공시시스템>

대한항공은 2012년부터 매년 한 차례씩 이사회에서 연간 한도를 정해오고 있다. 2012년 6월21일 이사회에 처음으로 회사채 발행한도 설정 안건을 올렸다. 급변하는 금융시장의 상황을 감안해 신속한 사채 발행을 도모한다는 이유였다. 당시 이상균 재무본부장(부사장)이 안건에 대해 설명했고 이사회 의장이던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가결을 선포했다.

대한항공은 올해 회사채 발행한도를 전년보다 크게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에만 벌써 두 차례 시장에 발걸음을 한 것과 다소 엇갈리는 행보다. 한도를 지난해까지는 3년 연속 1조5000억원으로 설정해왔으나 올해는 3분의 2 수준인 1조원으로 낮췄다.

한도를 조정한 것이 처음은 아니다. 초창기엔 1조2000억원이었다가 그후 3년간은 1조원으로 정했다. 1조5000억원을 거쳐 3년 만에 1조원으로 회귀한 셈이다. 한도에는 영구채도 포함된다.


물론 발행한도는 상한선일 뿐 무조건 꽉 채워 발행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한도가 1조5000억원이었던 지난해 회사채를 1600억원어치 찍는 데 그쳤다. 2019년에는 상한에 육박한 1조3864억원어치를 발행했다.

하지만 대략적으로나마 올해의 자금 조달 전략을 유추해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회사채 의존도를 낮추고 자산유동화증권(ABS)이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늘리거나 유상증자 등 자본 확충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미일 수 있다. 물론 금융권 차입도 하나의 옵션이다.

대한항공은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2019년 2조2879억원에서 지난해 1조3767억원으로 크게 줄어드는 등 꾸준한 유동성 마련이 필수적인 상태다. 현금흐름 악화에도 불구하고 항공기 리스료 등 차입금 상환 만기는 지속적으로 돌아오고 있다. 연내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미상환 잔액만 8941억원 가량이다.

이전까지 대한항공은 회사채와 ABS 발행 등으로 유동성을 확보해왔다. 주로 여객 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ABS를 발행했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부턴 미래 화물 매출을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1년 자금수지와 사업·영업 계획에 따라 발행한도를 설정한 것"이라며 "한도를 축소한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은 필요가 없지만 필요시 언제든 한도를 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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