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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l Story]채용플랫폼 1위 잡코리아 M&A, 클로징도 '속전속결'구인·구직 매칭 서비스 재평가…세컨더리 딜 주목

노아름 기자공개 2021-05-04 07:48:08

이 기사는 2021년 05월 03일 11: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너티)의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잡코리아 경영권 인수가 최종 마무리됐다. 이번 M&A 과정에서 잡코리아는 포털 서비스 모델에 대한 재평가를 이뤄낸 온라인 채용 플랫폼으로 주목받았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Q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는 이날 잔금납입을 끝으로 잡코리아 딜을 클로징했다. 지난 3월 말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이후 약 한달여 만에 최종적으로 거래가 종결된 셈이다.

매각대상은 H&Q가 보유하던 잡코리아 지분 100%다. 이번 M&A 과정에서 인수자 어피너티는 잡코리아의 지분가치(Equity Value)를 9500억원, 기업가치(Enterprise Value)로는 9000억원을 평가했다. 지난해 잡코리아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비타) 527억원을 감안한 EV/EBITDA 배수는 약 17배를 적용한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에서는 H&Q가 잡코리아 투자 원금대비 차익(머니멀티플)으로 약 8.5배를 거뒀을 것으로 내다본다. H&Q가 2013년·2015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2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잡코리아는 투자 8년 만에 1조원에 육박하는 금액으로 매각돼 시장 이목이 집중됐다. 특히 공개경쟁입찰 과정에서 거래성사 가능성에 많은 우려가 나왔던 만큼 이번 매각 성과가 주목된다는 평가다.

잡코리아가 매물화 가능성은 지난해 1월 무렵 제기됐다. 당시 H&Q가 기관투자자 등 출자자(LP)에 2020년 운용사(GP) 업무계획을 보고하며 잡코리아 투자금 회수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공유하면서부터다.

다만 이때만 하더라도 매각주관사에 맨데이트가 부여되기 전 상황으로 구체적인 윤곽은 같은 해 10월 말 무렵부터 잡히기 시작했다. 주관사 측은 소수의 원매자에 인비테이션 레터를 발송하고, 비밀유지약정(NDA)을 맺은 원매자들에게 기업 상세내역이 담긴 투자설명문(IM)을 배포했다.

이후 일정은 숨가쁘게 진행됐다. 12월 중순 진행한 예비입찰에는 10여곳이 응찰했다. 이후 연말 7~8곳의 원매자에 적격예비인수후보(숏리스트) 지위가 부여됐다. 가상데이터룸(VDR) 실사 기회를 얻은 원매자 간 본격적인 인수전 경쟁이 펼쳐지게 된 셈이다.

이 무렵 적극성을 띈 후보로는 CVC캐피탈파트너스, TPG아시아, TA어소시에이츠 등으로 알려졌다. 특히 CVC캐피탈은 매각 측이 에비타 멀티플 15배 이상을 적용받기로 원한 당시 가장 적극적으로 화답했던 후보로 알려졌다. 때문에 일찌감치 CVC캐피탈의 우세를 점치는 시선도 상당했다. 유럽계 퍼미라 등 일부 후보에 대한 완주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게 점쳐졌다.

판도가 바뀐 건 호주 플랫폼업체 SEEK이 인수전에 참전하면서부터다. 실사를 진행하며 다수의 재무적투자자(FI)가 사실상 유일한 전략적투자자(SI)로 꼽힌 SEEK에 컨소시엄 여부를 타진하면서 딜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 무렵 후보들은 예상 거래금액을 감안해 대부분 두 곳 이상의 증권·은행과 인수금융을 논의하며 손발을 맞춰갈 조력자들과 협의를 이어갔다.

해를 넘긴 올해 2월 초에 매각 측은 본입찰 일정을 확정했다. 같은 달 22일 바인딩 오퍼를 받겠다는 계획이었다. 예정대로 진행된 본입찰에는 사실상 숏리스트 후보 대다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흥행 열기가 본입찰까지 이어지며 후속 일정이 빠르게 진행됐다.

사실 앞서 매각 측에서 잡코리아 예비입찰에 응찰한 원매자 절반에 숏리스트를 부여해 상세실사 기회를 부여받은 후보자가 다소 많은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원매자 요청에 대응하느라 본입찰 일정이 지연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었다. 다만 일주일여 경영진인터뷰(MP)를 진행하고 수시로 질의·응답(Q&A)을 진행하며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켰다.

본입찰을 거치며 원매자들의 가격·비가격 제안을 받아본 매각 측은 한차례 더 승부수를 띄웠다. 가격을 수정제안할 수 있는 기회를 줘 사실상 프로그레시브딜(경매호가식 입찰)을 진행했다. 이후 H&Q는 MBK파트너스와 어피너티를 두고 어느 곳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부여할지 여부를 고심했다. 가격 뿐만 아니라 자금조달 등 여러 요소를 고민했다고 전해진다.

매각 측은 지난 3월 초 최종 의사결정을 내렸다. 우선협상대상자가 결정된 시점은 같은 달 4일 오전이다. 하루 전인 3일에도 또 다른 한 곳의 후보를 놓고 고심하는 등 막판 치열한 고민이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4일 새벽까지 컨퍼런스콜을 이어간 결과 어피너티의 손을 들어주게 됐다.

매각 측은 거래가 지연될 경우 최종 클로징은 상반기에나 마무리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 본계약을 체결한 지난달 24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딜 클로징이 이뤄졌다. 어피너티의 인수금융 주선사 미래에셋증권, KB증권은 지난달 30일 차입금을 선인출한 뒤 셀다운을 진행한다.

잡코리아 매각은 이번 딜에 참여하지 않았던 투자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기억에 남는 경영권 이전 거래 건으로 꼽힌다. 특히 인수후통합(PMI)을 통한 PE의 적극적인 기업가치 제고가 투자금 회수 결실을 맺었다는 점, 그리고 FI 간 거래 활성화 기대감을 높였다는 점 등이 관전 포인트로 꼽혔다.

PE업계 관계자는 “잡코리아 M&A는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PE의 엑시트 사례”라며 “플랫폼 기반 사업자에 대한 평가 잣대가 마련됐을 뿐만 아니라 세컨더리 딜 활성화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 잡코리아 매각 측 금융자문은 모건스탠리, 회계자문은 삼정KPMG가 맡았다. 인수 측 금융자문은 UBS, 회계자문은 삼일PwC가 도왔다. 법률자문은 법무법인 광장이 매각측을, 법무법인 태평양이 인수측을 각각 대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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