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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 LNG사업 확대시동...'카타르 수주전' 도전장 2019년 LNG선 시장 진출 후 2척 운용, 수소운반선 준비 위한 사전작업

유수진 기자공개 2021-05-06 11:06:27

이 기사는 2021년 05월 04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글로비스가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사업 확대에 시동을 건다. 카타르 국영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QP)이 진행하고 있는 LNG운반선 장기 운송계약 수주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재 해운부문에서 벌크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주력은 아니다. 심지어 LNG선은 벌크 중에서도 비중이 미미한 편에 속한다.

이를 두고 궁극적으로 수소운반선 사업 진출을 위한 기반 닦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LNG선 사업을 그 자체보단 가스선 운영 관련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현대글로비스가 작년부터 현대중공업그룹과 손잡고 액화수소운반선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비공개로 입찰 참여, KC에 협력 의사 타진

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QP가 발주하는 LNG 운송사업자에 선정되고자 입찰에 뛰어든 상태다. 지난달 말 기술입찰제안서를 제출하는 등 정해진 일정에 맞춰 절차를 밟고 있다.

QP는 지난 3월 노스필드 가스전 프로젝트에 참여할 선사를 선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발주 물량이 100척 이상으로 글로벌 조선·해운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오는 7월 상업제안서를 제출하면 오는 11월쯤 최종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글로비스의 참여는 비밀리에 진행됐다. 업계 내부에선 글로비스의 입찰 참여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비스 측의 함구로 희망 낙찰 척수 등 세부사항은 파악되지 않는다. 외부에 알려진 건 지난 3월 QP 측이 사전자격심사(PQ) 결과를 통보하면서다.


이는 경쟁자인 코리아 컨소시엄(KC)과 상반되는 행보다. 5개 벌크선사(대한해운·팬오션·SK해운·에이치라인해운·현대엘엔지해운)들은 2019년부터 프로젝트 참여를 목표로 협력을 논의하기 시작했고 실제 KC라는 이름으로 컨소시엄을 꾸려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 해운협회 등도 태스크포스(TF)팀에 참여하며 대응을 돕고 있다.

글로비스는 PQ 결과 통보 이후 KC 측에 함께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단독대응보단 공동대응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PQ를 통과한 조건들이 상이해 합류가 성사되진 않았다. 다만 글로비스가 얼마나 수주를 원하고 있는 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당초 글로비스는 2010년대 초중반부터 LNG선 사업 진출을 꿈꿔왔다. 수 차례 LNG선 수주전에 참가하며 기회를 엿봤다. 하지만 실제 실현되기까진 적잖은 시간이 걸렸다. 일례로 2014년 9월 한국가스공사가 신규 LNG선 6척의 운영선사를 선정하기 위해 실시한 입찰에 참여했다. 하지만 가격 경쟁력이나 운항 경험 등에서 밀려 고배를 마셨다.

공식적으로는 2019년 7월 노르웨이 프레드릭슨(Fredriksen)그룹의 '플렉스(Flex) LNG'와 LNG선 2척 임대계약을 체결하며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해당 선박은 해외에서 대선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 LNG선 사업 확대를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

◇매출 비중·존재감 미미, 수소선 사업 진출 위한 '토대'

눈에 띄는 건 글로비스의 LNG선 사업 비중이 미미한 수준이라는 점이다. 작년 연결 기준 매출 16조5199억원 중 해운부문에서 벌어들인 돈은 14.6%에 불과하다. 해운은 크게 완성차운반선사업과 벌크사업으로 나뉜다. 분기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략 매출 비중이 7대3이나 6대4 정도다. 심지어 벌크사업 중에서도 LNG는 극히 일부다.


이는 선박수를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현재 운용 중인 벌크선대(용선기간 1년 미만 제외)는 모두 32척이지만 이중 LNG선은 단 2척이다. 자동차 운반선(PCTC)이 76척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LNG선 사업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뗐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도 수주에 열심인 건 다음 단계인 수소운반선 사업 확장을 위한 준비 목적이라는 분석이다. 궁극적 목표가 수소선이라는 의미다. LNG 해상운송은 다른 벌크 화물에 비해 폭발 등의 위험이 커 세밀한 운항 관리와 선원 교육 등이 필요하다. LNG 운송 경험이 추후 수소 운송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자동차운반을 주력으로 하는 글로비스는 상대적으로 다른 선박 운영 경험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앞서 글로비스는 플렉스 LNG에서 배를 빌린지 두달 뒤 노르웨이 해운사 윌헬름센과 '가스 운반선 및 해운환경 변화 공동대응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가스 해상운송시장에 공동으로 진출하고 수소 관련 미래 해운시장에도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 친환경 에너지 전환 시대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후 글로비스는 작년 5월 한국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과 수소운반선 공동 개발을 위한 기본 설계에 돌입했다. 직접 검증한 경제성과 안전성을 토대로 추후 수소 해상운송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수소는 현대차그룹이 적극적으로 생태계 구성에 나서고 있는 '미래 먹거리'다.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사장 역시 최근 관련 언급을 했다. 김 사장은 지난 3월 주총 인사말에서 "벌크선 해상운송은 향후 수소운반선 사업을 위한 준비로서 친환경 LNG운반선 사업에 진출하고 장기계약을 확대하는 등 해상운송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벌크선 부문은 포트폴리오 다변화 및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국내는 물론 글로벌 장기 고정 화주 발굴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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