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코로나19 명암]모아저축은행, 토종 자본으로 키워낸 성장스토리①김상고 회장 37년간 책임경영, 위기마다 수십차례 사재 출연
고설봉 기자공개 2021-05-27 07:32:33
[편집자주]
저축은행에게 있어 코로나19는 위기인 동시에 기회이기도 했다. 소비 부진과 경기 침체 늪에 빠진 곳이 있는가 하면 늘어난 유동성과 대출수요 흐름에 올라탄 곳도 있다.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를 불러 일으켜 저축은행 업계를 양극으로 나누는 분수령이 되기도 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완연히 달라진 저축은행의 상황을 각 하우스별로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7일 16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아저축은행은 국내 토종자본이 설립한 저축은행이다. 일본계 자금이 저축은행 업권에 깊이 파고든 가운데 상위 10위권 업체 가운데서는 몇 안되는 한국계 대형 저축은행이다.모아저축은행의 성장을 견인한 것은 김상고 회장이다. 그는 1982년부터 최대주주로서 경영에 참여해 왔다. 1997년 IMF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저축은행 부실사태 등 어려움을 극복하고 모아저축은행의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그동안 20여 차례의 증자에 사재를 출연했다.
◇김상고 회장, 2003년 최대주주 오른 뒤 경영 전면 나서
모아저축은행은 1971년 11월 설립된 항도권업주식회사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후 20여 차례 증자와 수차례 상호변경 등의 과정을 거치며 성장통을 앓았다. 2002년 상호를 한서상호저축은행으로 전환하며 저축은행업에 뛰어들었다.
주주로서 이사회에만 참여하던 김상고 모아저축은행 회장은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했다. 이를 계기로 모아저축은행은 제2 창사 기념의 날을 지정했다. 사실상 이때부터 김 회장 및 그 일가의 지배구조가 공고해졌다.
2003년은 김 회장이 모아저축은행의 지배력을 완전히 확보한 때이기도 하다. 이전까지 그가 보유한 지분은 39.9%에 그쳤고 나머지 지분 32.95%는 김성배 씨가 갖고 있었다. 이외 지분 27.15%는 기타주주에게 분산돼 있었다. 김 회장이 지배력과 경영권을 단독 행사할 수 없는 구조였다.

하지만 이 시기 지배력에 변화가 발생했다. 김 회장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2002년 말 모아저축은행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결단을 내린다. 직접 타 주주의 지분을 인수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경영 전면에 나서기로 했다.
실제 2003년 김 회장은 김성배 씨와 기타주주들의 지분을 흡수하며 의결권 단독 행사가 가능한 단일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2003년 김 회장의 지분율은 67.45%로 상승했다. 또 그의 개인회사인 주호물산도 지분 12.56%를 확보했다.
주호물산은 1985년 설립된 김 회장의 개인회사다. 생활용품 도매업에서 시작해 건설·토목·조경 등 건설업으로 사세를 확장했다. 현재는 임대업을 주업으로 하고 있다. 서울시 서초구 반포대로306에 본사를 두고 있다.
김 회장은 모아저축은행에 대한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경영 정상화의 초석을 닦은 뒤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세 확장에 나섰다. 분당지점 개설을 시작으로 계속해 영업망을 넓히기 시작했다. 2006년 현재의 상호로 변경한 뒤에는 더욱 가속도를 붙였다. 2007년 일산·수지 지점을 각각 냈다. 2008년엔 동탄·평촌 지점을 오픈하면서 총자산 1조원, 순수신 1조원을 각각 달성한다.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경영이 안정화되던 2009년 김 회장은 직접 모아저축은행을 각자 대표체제로 전환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저축은행 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책임경영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이를 전후해 김 회장의 자녀들도 모아저축은행의 주주로 속속 등장했다. 2008년 김 회장의 장녀 김도희 씨가 지분 6.58%를 보유했다고 공시했다.김 회장의 부인 김혜성 씨가 지분 17.21%, 차녀 김선민 씨가 0.16%를 각각 신고했다. 이 때의 지분율은 2020년 말 현재까지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

◇매년 배당금 수령, 수차례 유상증자 보상
모아저축은행은 20여 차례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규모를 불렸다. 때론 부실을 잠재우기 위한 수단이었고 때론 덩치를 키우기 위한 투자였다. 주로 김 회장 일가가 자금을 투자했고 이에 따라 지분율이 상승하며 지배력이 강화됐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회사가 정상화된 뒤부터 김 회장 일가는 거의 매년 모아저축은행으로부터 수십억원에 달하는 현금배당을 받고 있다. 과반을 훌쩍 넘기는 의결권을 확보한 상황에서 이사회 및 주주총회를 단독 개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배당 여부 및 규모를 결정할 수 있었다.
모아저축은행은 김 회장의 지배력이 강화된 2000년대 이후 꾸준히 배당을 실시했다. 그러다 중간에 저축은행 사태 등으로 순손실이 발생하자 잠시 배당을 멈췄다. 이후 순이익으로 돌서자마자 배당을 재개했다.
2013년까지 순손실을 기록했었지만 2014년부터 순이익으로 전환한 뒤2020년 현재까지 매년 흑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이와 함께 매년 빠짐없이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2014년 순이익 78억원을 기록하자 총 10억원을 배당했다. 주가배당률은 6%였다.
이후 매년 배당률을 높였다. 2016년 순이익 329억원을 기록했을 당시 배당률은 30%에 달한다. 당시 배당금은 총 51억원이다. 이어 2017년에는 중간배당을 실시했고 연말 배당금 총액을 68억원으로 늘렸다. 배당률은 40%에 달했다.
지난해 모아저축은행은 배당률을 더 높였다.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498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면서 두둑한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중간배당으로 85억원을 지급하고 연말에 추가로 68억원을 배당했다. 지난해 김 회장 일가가 받아간 배당금 총액은 153억원이 넘는다. 배당률은 최대 50%에 달한다.
다만 모아저축은행 안팎에서는 김 회장 일가에 대한 현금배당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이지 않다. 지난 37년여간 김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모아저축은행의 숫한 위기를 극복해 왔기 때문이다.
모아저축은행 관계자는 “모아저축은행이 꾸준히 성장하며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익의 일부만을 배당하거나 어려운 시기는 배당을 하지 않고 자기자본을 꾸준히 축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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