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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Watch]테스, '이전상장' 라온테크 지분 보호예수 노림수는2017년 20만주 인수, 지분가치 2배 상승 예상…장기보유로 삼성 향 공급 협력 확대

조영갑 기자공개 2021-05-24 10:34:11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0일 08: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이전상장을 앞둔 산업용 로봇·지능형 로봇 개발·생산기업 '라온테크'의 주요 주주인 테스가 자발적 보호예수에 동참해 그 배경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보호예수 의무가 없는 데다 라온테크 상장 시 보유 지분가치가 두 배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테스가 지분 매각(엑시트) 대신 장기보유를 택하면서 삼성전자를 타깃으로 한 사업확장을 노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닥 상장사인 테스는 반도체 공정 증착, 식각장비 섹터의 대장주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라온테크는 최근 코스닥 이전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막바지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공모주식 수는 50만주로, 공모가 밴드는 1만2800~1만5800원이다. 밴드 하단 기준 총 64억원의 공모자금을 유치한다. 6월 7~8일 공모청약이 진행된다.

당초 이번달 이전상장을 완료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성장성 검증 차원에서 올해 1분기 실적이 포함된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일정을 조정했다.

라온테크는 올해 1분기 매출액 105억원, 영업이익 17억원을 기록했다. 2000년 회사 설립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이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84억원, 11억원이었다. 이를 고려하면, 한 분기 만에 연매출 절반 이상을 벌었고, 영업이익은 1년 치를 훌쩍 넘어선 셈이다.

여기에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거치면서 수주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기술성 평가를 바탕으로 '소부장 패스트 트랙(30영업일 신속 심사)'을 활용하는 만큼 기관 투심이 대거 몰릴 거라는 게 IB업계의 관측이다. 이 때문에 밴드 최상단(1만5800원)이 유력시 되고 있다. 이 경우 총 공모금액은 약 80억원 수준으로 불어난다.

눈길을 끄는 건 주요 주주인 테스의 움직임이다. 테스는 지난 2017년 11월 라온테크 유상증자에 참여해 20만주를 총 15억원에 인수했다. 주당 인수가액은 7339원이다. 현재 테스가 보유한 지분율은 4.7% 수준으로 파악된다. 김원경 대표(23.78%), 김 대표의 배우자 최정윤 씨(11.44%), 오진호 부사장(7.76%)에 이어 4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라온테크가 코스닥 이전상장을 완료하면 테스가 보유한 지분 가치는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밴드 최상단으로 공모가를 확정할 경우 테스가 쥔 20만주의 가치는 약 32억원 수준으로 불어난다. 테스의 자산규모(3293억원)에 비하면 큰 금액은 아니지만, 4년 만에 두 배의 멀티플을 기록하는 셈이다. 밴드 하단으로 결정돼도 지분가치는 26억원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업계에선 테스가 라온테크의 상장을 기점으로 지분을 매각(엑시트)할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지분을 장기 보유하거나 점진적으로 확대하면서 라온테크와 협업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테스의 상황에 밝은 한 업계 관계자는 "테스는 이미 2017년 전략적 투자(SI) 목적으로 라온테크에 지분 투자를 한데다 이번에 라온테크 대주주와 함께 보유지분에 대한 보호예수(1년)를 설정함으로써 한배를 탔음을 명확히 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테스가 자발적 보호예수 택한 데에는 전략적인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 매출처였던 삼성전자 메모리 파운드리에서 비메모리 라인(평택 EUV P2 등)으로 신규 건식 에칭장비(GPE) 공급을 확대하려는 상황에서 라온테크의 필요성이 더 간절해졌기 때문이다.

테스는 유진테크, 원익IPS, 주성엔지니어링 등과 더불어 반도체 후공정 증착장비 부문 '빅4' 기업이다. GPE를 필두로 신규 매출처를 확보하고, 증착 및 식각장비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테스는 올해 1분기 삼성전자 향 자동화 장비에 장착되는 핸들러 로봇팔(Arm) 부품을 라온테크 제품으로 교체했다. 테스는 그동안 글로벌 톱티어 제조사인 미국 브룩스(Brooks)의 4 Arm 로봇을 탑재해 장비를 생산·납품했다. 진공환경 내 개별제어 4 Arm 로봇을 생산하는 기업은 일본의 ULVAC, 브룩스와 더불어 국내에서는 라온테크가 유일하다. 경쟁사 대비 가성비가 우수하므로 테스의 원가절감 니즈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이미 라온테크의 매출액 중 테스 향 매출은 올해 1분기 기준 약 40%에 이른다. 105억원의 매출액 중 42억원이 테스 향 로봇 부품 공급으로 발생했다. 지난해 비중은 32.8%였다. 올해 삼성전자 향 신규 장비에 라온테크 로봇팔 제품을 채택하면서 양사의 실적이 동반 상승하고 있는 구조다. 테스는 올해 1분기 매출액 1544억원, 영업이익 330억원을 기록하면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과시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액(589억원)과 영업이익(110억원)이 약 3배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라온테크는 주성엔지니어링-SK하이닉스 향 공급망을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해 왔지만 지난해부터 테스, 원익IPS를 통해 삼성전자 향 공급을 확대하기 시작했다"면서 "지분투자에 이은 보호예수 확약서 제출을 통해 결속력을 강화하고, 삼성전자(비메모리) 향 증착, 식각 자동화 장비 공급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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