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펀드분석]어센도 제너시스조합, '해외 활약' 초기기업 육성 기지약정총액 대비 소진율 65% 돌파, '클라우드호스피탈·펀나우' 등 23곳 지원
박동우 기자공개 2021-05-21 14:04:55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0일 14: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8년 출범한 유한책임회사(LLC)형 벤처캐피탈 어센도벤처스는 초기기업 육성 기조가 남다르다. 해외 진출을 노리거나, 한국 시장에 진입하려는 회사를 길러내는 데 주력한다. '수익률 극대화'와 '스타트업의 사업영역 확장 견인'이라는 두 토끼를 잡기 위해서다.운용사 설립 첫해에 만든 '어센도 제너시스 투자조합'은 해외에서 활약하는 초기기업을 길러내는 기지 역할을 해낸 펀드다. 현재 약정총액 대비 소진율이 65%를 넘겼다. 클라우드호스피탈, 바운티팜 등 국내 업체부터 숍숍스, 펀나우 등 외국 회사까지 국적을 가리지 않고 23개사를 지원했다.
◇모태 '엔젤 세컨더리' 자펀드, 신동석 대표 운용 총괄
제너시스 투자조합이 만들어진 시점은 2018년이다. 당시 어센도벤처스는 설립 후 첫 펀드를 결성하는 데 올인했다. 모태펀드 정시 출자사업의 '엔젤 세컨더리' 분야에 제안서를 냈다. 마이다스동아인베스트먼트, 수림창업투자, ES인베스터 등과 경쟁을 벌인 끝에 위탁운용사(GP) 지위를 꿰찼다.
모태펀드의 출자금 140억원을 확보했다. 민간 유한책임조합원(LP)도 끌어들였다. 롯데액셀러레이터가 운용하는 신기술투자조합 '롯데 스타트업 펀드 1호', LCD 드라이버 IC칩을 생산하는 데 특화된 업체 티엘아이 등이 출자자로 참여했다. 순조롭게 실탄을 축적해 2018년 10월에 220억원 규모의 제너시스 투자조합을 론칭했다.
펀드 운용은 신동석 대표가 총괄해왔다. 신 대표는 소프트뱅크벤처스 심사역으로 모험자본업계에 입문했다. 그는 해외 운용사인 포메이션8파트너스의 아시아·태평양 지사를 이끌었다. 가상현실(VR) 기기를 보급하는 오큘러스, 화장품 구독 서비스를 선보인 미미박스 등을 지원한 경험이 풍부하다. LB인베스트먼트 출신 이정석 대표, 스파크랩스에 몸담았던 남궁승 파트너 등은 핵심 운용역으로 참여했다.
존속 기간은 8년으로 2026년 10월에 만기가 도래한다. 성과보수를 받는 기준선은 내부수익률(IRR) 0%로 설정했다. 엔젤 투자자의 회수 활로를 여는 정책적 취지를 반영했기 때문이다. 개인형 또는 법인형 엔젤 투자자, 엔젤투자매칭펀드 등이 1년 넘게 보유한 구주를 주목적 투자 대상으로 규정했다.
어센도벤처스는 딜(Deal) 소싱 기조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투자 타깃이 주로 극초기 기업을 겨냥한 만큼 수익률 극대화를 추구하려면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활약하는 회사들을 발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크로스보더(cross border) 딜을 집행하는 데 잔뼈가 굵은 하우스 구성원들의 전문 역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뜻을 모았다.
현재까지 회사 23곳에 자금을 집행했다. 결성총액 대비 소진율은 65%를 넘겼다. 정보통신기술(ICT)을 바탕으로 전자상거래, 헬스케어, 엔터테인먼트 등의 분야에서 활약하는 기업들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했다.
◇'한국 정착' 바운티팜 후속 라운드 주선, 로킷헬스케어 부분 회수
국내 업체 중에서는 △오시리스시스템즈(협업툴 '비캔버스' 개발) △클라우드호스피탈(환자·병원 매칭 서비스) △바운티팜(식자재 교역 중개) △로킷헬스케어(재생 치료 플랫폼) 등이 제너시스 투자조합의 지원을 받았다.
9억원가량 베팅한 클라우드호스피탈은 투르크메니스탄 출신의 나자로브 술레이만 대표가 한국에서 창업한 회사다. 국내를 비롯해 인도, 태국, 싱가포르 등 각국의 종합병원과 환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선보였다. 고객의 건강 데이터를 밀착 관리하겠다는 중장기 구상에 반해 투자를 결정한 사례다.
바운티팜은 IT를 활용해 식자재 판매자와 구매자를 매칭해주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호주에서 문을 연 뒤 한국으로 본사 소재지를 옮겼다. 국내에 정착한 뒤 신동석 어센도벤처스 대표가 후속 라운드에서 엔젤 투자자를 소개하는 등 부가적 지원에 힘썼다.
미국의 숍숍스(미디어커머스), 베트남의 로지(신속 배송 서비스), 타이완의 펀나우(여행 체험 활동 예약 앱), 홍콩의 체인오브디맨드(패션 기업 물류 관리 시스템) 등 외국계 스타트업에도 투자를 단행했다. 어센도벤처스는 기업 네트워크를 연계해 포트폴리오사의 한국 진출을 도왔다. 롯데백화점, 아모레퍼시픽 등을 끌어들인 덕분에 숍숍스가 국내에서 라이브 커머스 행사를 연 사례가 대표적이다.
투자 기간이 1년여 남아 있지만 조기 수익 실현에도 공을 들였다. 2019년에 자금을 집행한 로킷헬스케어가 거론된다. 2020년 보유 지분 절반을 처분했다. 로킷헬스케어는 인체 장기를 되살리는 데 쓰는 바이오 프린터 '닥터인비보'를 개발한 업체다.
어센도벤처스 관계자는 "운용한 지 2년 6개월째 되는 제너시스 투자조합은 현재 약정총액의 65%가량을 소진한 상황"이라며 "초기기업을 육성하는 데 해외 진출, 외국 시장 개척 등의 테마를 접목하면서 다른 벤처캐피탈과 차별화된 운용 전략이 고스란히 녹아든 펀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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