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VC 원펀드 10년]에이티넘, 펀드 대형화 물꼬…유니콘 육성 기반③지난해 2000억 이상 신규 펀드 5개 결성 '업계 새 판도'

임효정 기자공개 2021-05-24 08:07:33

[편집자주]

원펀드(One-Fund) 전략은 단 하나의 펀드에 투자 역량을 집중시키는 방식이다. 국내 벤처캐피탈 가운데 원펀드 체제를 갖춘 하우스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유일하다. 원펀드 전략은 펀드 대형화의 물꼬를 텄고 국내 최초로 5000억원대 벤처 펀드를 만들어 냈다. 원펀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에이티넘인베스트의 운용 전략을 들여다보고 VC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0일 14: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펀드의 핵심은 대형화다. 펀드 규모가 어느 정도 뒷받침돼야만 초기부터 성장단계별로 자금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에이티넘의 원펀드 전략은 VC업계에도 대형화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1000억원대 펀드가 줄줄이 결성된 데 이어 2000억~3000억원대 펀드도 다수 등장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펀드 대형화에 대한 방향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시장에 발을 뻗는 유니콘 기업이 늘면서 성장 과정에서 더 많은 자금을 지원해야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벤처투자시장에서 펀드 대형화 흐름은 앞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스타트업 밸류에 맞는 투자 지원 가능

펀드 사이즈가 커질수록 원펀드의 효과는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에이티넘이 원펀드 전략을 이어가며 점차 펀드 사이즈를 키운 이유이기도 하다.

대형펀드의 경우 초기 기업을 발굴한 후 팔로우온(후속 투자)을 통해 성장 단계별로 투자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스타트업의 밸류에이션이 확대되면서 투자 규모가 커지는 추세에 대응이 가능한 셈이다.

리디와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대표적 사례다. 에이티넘은 이들 기업에 6차례 팔로우온을 단행했다.

레고켐은 초기 단계부터 투자를 단행해 팔로우온을 통해 2013년 상장 당시까지 성장 동반자로 투자 지원을 이어간 포트폴리오다. 상장 이후에도 투자를 단행하며 10년 넘게 성장 주춧돌 역할을 해왔다.

리디 역시 2010년부터 총 6차례 투자하며 성장 과정에 함께 했다. 리디의 경우 글로벌 시장 진출도 앞두고 있어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포트폴리오로 꼽힌다. 10년간 성장 지원을 해오면서 에이티넘은 재무적투자자(FI) 가운데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하우스로 자리 잡았다.

에이티넘 관계자는 "1000억 이하의 원펀드는 성장단계에서 팔로우온을 하는 게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원펀드는 펀드가 대형화될수록 여러 가지 면에서 장점을 띄는 구조"라고 말했다.

◇1000억 이상 투자조합 증가세…대형화 방향성 공감

펀드의 대형화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대형펀드의 성공적 운용이 선례가 됐기에 가능했다. 에이티넘이 국내 벤처투자시장에 펀드 대형화 흐름을 앞당긴 주역으로 꼽히는 이유다.

성공 사례를 지켜본 LP들이 출자에 나섰고 유동성에 힘입어 VC들도 하나 둘 대형펀드를 내놓기 시작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신규로 결성된 1000억원 이상 펀드는 15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2000억원대 펀드는 2개로, IMM인베스트먼트와 KB인베스트먼트가 결성한 벤처조합이다.

지난해 3000억원대 펀드도 2개가 결성됐다. 한국투자파트너스와 LB인베스트먼트가 각각 3500억원, 3106억원 규모의 단일 펀드를 결성했다.

초기에 발굴한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모험자금부터 성장자금까지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대형펀드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대형펀드를 운용할 경우 유니콘으로 육성하는 과정에서 수백억원대의 자금지원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VC업계 관계자는 "국내 벤처기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해외VC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고 있다"며 "물론 사후관리 등에 있어 더 적합한 투자사를 찾는 것도 있지만 국내 VC는 펀드 사이즈를 고려했을 때 금액적으로 투자할 여건이 안 됐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VC업계 관계자 역시 "초기부터 프리IPO까지 팔로우온을 할 수 있는 펀드사이즈를 갖춘 미국 사례와 비교해볼 때 대형화 흐름의 방향성은 바람직한 것 같다"며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