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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코오롱글로벌]'이웅열 퇴진' 3년, 오너일가 사라진 이사진 구성장남 이규호 부사장, 등기임원에 미포함…4세 경영 향한 과도기

고진영 기자공개 2021-05-28 10:16:20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6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오롱그룹은 3년 전 이웅열 전 명예회장의 전격 퇴진으로 지배구조에 불가피한 전환점을 맞았다. 사장단 협의체인 ‘원앤온리(One&Only)위원회’가 현재 수장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전문경영인 체제이지만 사실상 4세 경영을 준비하기 위한 과도기다.

주요 계열사 코오롱글로벌의 이사회 구성에도 이런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 당초 이웅열 전 회장이 이사회에 항상 포함돼 있었는데 퇴진 이후론 명단에서 오너일가가 자취를 감췄다. 유력 후계자인 이규호 부사장이 올해 자동차부문장으로 왔으나 역시 등기임원에는 오르지 않았다.

코오롱글로벌은 2011년 코오롱건설, 코오롱아이넷, 코오롱비앤에스의 3사 합병을 통해 지금의 형태로 탄생했다. 이후 이사회 규모와 구성은 여러 차례 바뀌었지만 이웅열 전 회장은 변함없이 이사회 한 석을 지켰다.

그러나 이 전 회장은 2018년 11월 ‘청년 이웅열’로 돌아가겠다며 용퇴의 뜻을 밝혔고 이듬해 1월 1일자로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코오롱글로벌 사내이사에서도 그의 이름이 제외되면서 이사진이 재편되는 수순을 밟았다.

당초 코오롱글로벌은 이웅열 전 회장을 포함해 윤창운 대표와 건설부문장인 장동권 부문장, 전략기획본부장인 안효상 전무 등 4명으로 사내이사가 꾸려져 있었으나 이 회장이 빠지면서 윤재은 당시 상사사업본부장 전무가 새롭게 포함됐다.

올해는 이 가운데 윤재은 전 전무의 은퇴로 사내이사가 3명으로 줄었다. 이규호 부사장이 지난해 말 인사를 통해 자동차부문장을 맡았으나 유 전 전무의 자리를 채우지 않고 미등기임원으로 남았다. 부사장급 가운데 사내이사가 아닌 것은 이규호 부사장 뿐이다.


이 부사장은 이원만 코오롱그룹 창업주의 증손자이자 이웅열 전 회장의 장남으로 ‘코오롱가(家)’ 4세다. 1984년생, 미국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한 뒤 초고속 승진을 하면서 그룹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처음은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 공장에서 차장으로 입사해 시작했다. 여기서 현장업무를 익힌 그는 1년 뒤 코오롱글로벌로 옮겼고 이듬해 부장으로 승진했다. 2015년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보로 임원 반열에 올랐으며 2017년 지주사인 ㈜코오롱의 전략기획실 상무를 맡았다.

부친인 이 전 회장이 퇴진을 선언한 2018년 말에는 코오롱인더스트리 최고운영책임자(COO) 전무로 발령받았다. 상무 타이틀을 단지 1년 만의 고속 승진인데 동시에 ‘원앤온리위원회’에도 합류했다.

원앤온리위원회는 주요 계열사 사장단 등이 참여하는 자체 협의체로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이웅열 회장이 물러나면서 신설됐으며 그룹의 아이덴티티, 장기 경영방향, 대규모 투자, 계열사간 협력 및 이해 충돌 등 주요 경영현안을 조율한다.

현재 위원장은 ㈜코오롱 대표이사인 안병덕 부회장이 겸하고 있다. 이밖에 윤창운 코오롱글로벌 사장과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사장 등이 원앤온리위원회에 포함됐다. CEO가 아닌 인물은 이규호 부사장이 유일하다.

원앤온리위원회에 입성한지 약 1년 만인 지난해 말 인사에서 이 부사장은 승진과 함께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장으로 이동했다. 이에 따라 코오롱글로벌의 수입차 사업 총괄을 맡게 됐는데 해당 분야에 대한 전략적 강화와 함께 이뤄진 인사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코오롱이 보유한 수입차 종합정비 업체 코오롱오토케어서비스의 지분 전부를 인수했다. 코오롱오토케어서비스는 볼보 딜러사업을 하는 코오롱오토모티브와 아우디 딜러 사업을 하는 코오롱아우토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를 통해 코오롱글로벌은 BMW부터 볼보, 아우디까지 총 수입차 3개 브랜드를 아우르는 형태로 단순 수입차 유통을 넘어 정비까지 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2025년까지 매출 2조5000억원(유통부문)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오롱 측에서 이 부사장에게 그룹의 핵심 사업부문을 총괄 운영하도록 함으로써 경영 노하우를 쌓게하려는 그림”이라며 “다만 책임경영 측면에서 볼 때 이 부사장이 사내이사를 맡고 있지 않다는 부분은 약점으로 지적될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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