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모니터]'직원 극단 선택'에 ESG 우등생 네이버 위상 '흔들'대표적 사회(S) 평가 항목에 직장내 괴롭힘 포함, 고위 임원 거취 변동 관측도
서하나 기자공개 2021-06-01 08:12:45
이 기사는 2021년 05월 31일 15시1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에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직장 내 괴롭힘은 사회(S) 부문의 주요 평가 항목으로, 그동안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아온 네이버로서 적잖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특히 이번 일에 연루된 고위 임원의 거취에도 변동이 생길 것이란 시각도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해당 사안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며 객관적인 조사와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한 직원 A씨는 최근 경기 성남 분당구의 자택 근처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서에는 평소에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내용이 기재됐다. 이는 업무상 재해이자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
직장 내 괴롭힘은 인권 경영과 관련한 이슈로 ESG 평가 중에선 사회(S) 영역의 중요한 기준으로 꼽힌다. 사실 ESG 이슈 중 사회(S)는 환경(E)이나 지배구조(G)에 비해 개념을 정의하기 쉽지 않고 해당 이슈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도 쉽지 않다.
인권위원회와 법무부는 사회(S) 영역의 대표적인 평가 기준으로 인권 경영 관련 항목을 강조하고 있다. 인권위는 2014년 인권 경영 체계 구축, 고용상의 비차별, 결사 및 단체교섭의 자유 보장, 강제 노동 금지, 아동 노동 금지, 산업안전 보장, 책임 있는 공급망 관리, 현지주민의 인권, 환경권, 소비자 인권 보호에 관해 실체적 의무와 절차적 조치를 인권 경영의 주요 평가 항목으로 제시했다. 여기에 법무부가 2019년 직장 내 괴롭힘을 포함해 총 11개의 인권 경영 표준지침을 발표하면서 인권 경영의 개념이 틀을 잡았다.
이번 네이버 직원의 극단적 선택은 직장 내 괴롭힘 이슈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선이다. 더 큰 문제는 가해자에 대한 내부 고발 및 신고가 이미 수차례 이뤄졌지만 이를 윗선에서 묵살한 정황까지 알려졌다.
내부 관계자는 "직원 A씨의 상사이자 가해자로 꼽히는 B씨는 비슷한 이슈로 한차례 퇴사를 했다가 고위 임원 C씨의 추천으로 재입사한 인물"이라며 "B씨의 재입사 이후 동료들이 수차례 윗선에 어려움을 호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그동안 업계에서 대표적인 ESG 우등생으로 꼽혔다. 지난해 한국지배구조평가원(KCGS)에서 발표한 '2020 기업지배구조평가'에서 시가총액 10위 기업 중 유일하게 지배구조 부문에서 A+를 받았다. 환경(E)과 사회(S)를 포함한 종합등급에서도 전년보다 한단계 상승한 A를 획득했다.
3월 홍콩계 글로벌 증권사(CLSA)가 발간한 ESG 리포트에서도 아시아 인터넷 소프트웨어 기업 중 2위에 올랐다. CLSA는 사회부문에서 "네이버가 2018년 노동조합을 설립했고 개인정보보호 측면에서 엄격한 정책으로 심각한 실책이 발생한 적 없다"며 "현지 취업 정보 플랫폼에선 가장 일하기 좋은 곳 중 하나로 랭크되기도 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네이버는 올해 4월 업데이트된 2020 ESG 보고서의 사회(S) 관련 항목에서 구성원과 관련된 다양한 제도를 소개했다. 사내포털과 고충처리 채널 'With U', 회사 전반의 제도와 기준을 문의할 수 있는 통합 채널 'kNock' 등 운영, 노사협의회(NAVER Valuable Opinion), 회사 철학 및 가치에 대한 이해도 제고 및 논의 장(Code Day) 리더직급의 조직관리 역량 향상을 위한 제도(Leader Class) 등이 대표적인 구성원과의 소통 채널로 기재됐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다양한 소통 채널들이 한 직원의 극단적 선택을 막는 장치로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일각에선 이번 이슈를 ESG 평가 뿐 아니라 네이버의 차기 임원 변동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으로 보고 있다. 해당 사안과 연루된 고위 임원의 거취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내부 관계자는 "고위 임원인 C씨가 사실상 차기 대표로도 거론된 인물인데 이번 사안으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말이 나온다"며 "가해자로 지목된 B씨를 방조한 책임에서 무관하지 않다는 내부 여론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28일 이메일을 통해 직원들에게 "이번 사안을 무겁게 받아 들이고 있으며, 필요한 부분은 적극 개선하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며 "이번 일로 상심이 크실 구성원들을 위한 지원 등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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