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그 후]미투젠, 오버행 해소 총력…SI유치로 기지발휘창업멤버 2·3대 주주 엑시트…펀더멘털 개선 불구 주가 부진
이경주 기자공개 2021-06-03 13:33:40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1일 0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소셜카지노·캐주얼게임사 미투젠에 최근 잇단 블록딜 거래가 이뤄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발행사가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다.미투젠은 상장한 이후 2·3대주주의 자금회수(엑시트) 가능성으로 오버행(대규모 매각 대기 물량) 우려가 지속됐고 최근 현실화됐다. 이 탓에 지속적인 펀더멘털 개선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부진했다.
미투젠은 노력 끝에 전략적투자자(SI)를 찾아내 2·3대주주의 물량을 상당수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최근 자사주 매입결정(50억원 규모)도 같은 맥락이다. 불확실성이 해소돼 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주가엔 긍정적이다.
◇모회사 미투온, SI와 연대…2·3대 주주 엑시트 물량 소화
미투젠의 모회사 미투온은 올 5월 21일 두 건의 블록딜 참여 소식을 공시를 통해 알렸다. SI 두 곳과 함께 미투젠 2대주주였던 야미앱스(YummyApps Limited)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47만58주를 주당 2만1051원에 장외에서 매입했다. 총 99억원어치로 규모가 상당하다.
더불어 같은 날(21일) 미투온과 SI 두 곳은 3대주주였던 포드조이(Ford Joy Limited) 지분 40만1796주도 84억원(주당 2만1051원)에 장외매입했다. 두 건의 블록딜 규모를 합하면 총 183억원이다. 이중 미투온이 인수한 물량은 11만1795주(23억원)다.
2, 3대주주가 미투젠 상장 이후 처음으로 엑시트를 시도하자 미투온측이 주가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발 빠르게 대응한 결과다. 미투젠은 지난해 8월 코스닥에 상장한 바 있다. 야미앱스는 IPO 당시 알려졌듯 본래 미투젠 창업회사이자 최대주주였다. 미투온이 2017년 말 야미앱스가 보유했던 미투젠 지분 중 50.1%를 인수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다만 야미앱스 잔여지분은 상당했다. IPO 때 신주모집을 했음에도 상장 직후 13.4%(172만1579주)를 보유해 2대주주가 됐다. 3대주주였던 포드조이도 상장 직후 지분율이 8.1%(103만8497주)로 여전히 같은 지위를 유지했다.
야미앱스와 포드조이는 IPO 당시 보유지분에 대해 6개월 보호예수를 걸었다. 보호예수 종료 시점이 2021년 2월 중순이다. 덕분에 상장 직후DPS 오버행 우려는 크지 않았다. 유통가능물량이 27.6%에 그쳤다.
수급이 공모주주에게 우호적이라 IPO는 성공적이었다. 기관수요예측 경쟁률이 1114.56대 1이었다. 덕분에 공모가도 희망밴드 최상단인 2만7000원으로 결정됐다.
◇야미앱스 4월 말 첫 블록딜…보호예수 풀리자 엑시트
하지만 야미앱스가 보호예수 의무가 풀린 지 2개월여 만에 첫 엑시트에 나서면서 잠잠했던 오버행 우려가 촉발됐다. 야미앱스는 올 4월 27일 85만주를 블록딜로 국내 기관투자자에 매각했다. 보유 지분의 절반이나 되는 규모였다. 금액으로는 178억원 규모다. 이로 인해 야미앱스 지분율은 8.91%로 직전(13.36%) 대비 4.45%포인트나 하락했다.
공교롭게도 3대주주인 포드조이도 연이어 첫 엑시트를 시도했다. 야미앱스 블록딜 하루 뒤인 4월 28일 5100주(주당 2만3035원), 29일 1만2372주(2만2142주)를 장내에서 매각했다. 총 매각규모는 4억원어치였다.
2·3대주주의 엑시트 시작은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5월 18일 주가가 연중 최저점인 2만900원으로까지 떨어졌다. 2, 3대 주주 잔여지분이 여전히 많았기 때문에 향후 주가전망도 어두워졌다는 것이 문제였다.
미투온이 발 빠르게 움직인 이유다. 5월 21일 블록딜로 2·3대주주 보유지분은 시장이 충격을 주지 않을 정도로 작아졌다. 야미앱스는 잔여 지분율이 3.12%, 포드조이는 4.8%에 그친다.
공시 의무가 있는 5% 미만으로 떨어진 것도 긍정적이다. 이들이 엑시트를 할 때마다 공시하게 되면 시장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 앞으로도 추가 매각이 있을 수 있지만 공시는 하지 않는다.
특히 2·3대주주 물량을 받아 준 투자자가 SI라는 점이 긍정적이다. SI는 사업적 협력을 노리기 때문에 지분을 단기에 처분하지 않는다. 오버행 우려가 SI 보유지분만큼 해소됐다고 볼 수 있다.
◇실적개선 지속…중장기적으론 호재
업계에선 주가상승을 가로막던 최대 악재가 해소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투젠은 지속적인 펀더멘털 개선에도 주가가 부진해 발행사와 공모주주들 모두 속앓이를 했다.
미투젠은 상장 첫해인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130억원, 영업이익 47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16.5%, 영업이익은 9.2%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352억원에서 387억원으로 9.9% 증가했다. 작년이 사상 최대 실적이다.
올 1분기에도 매출 1억7590만HKD(홍콩달러, 한화 248억원)에 영업이익 7490만HKD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은 1.6%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8.6%늘어난 수치다. 올 1분기 당기순이익도 6014만HKD로 전년 동기 대비 11.8% 늘었다. 이익 측면에선 작년과 비슷한 성장률을 달성했다.
반면 이달(5월) 31일 종가는 2만2150원, 시가총액은 3007억원이다. 지난해 순이익(387억원)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7.7배에 그친다. 상장 당시 적용했던 PER인 14.3배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크게 저평가된 상태다. 엔씨소프트나 넷마블 등 국내 주요 게임상장사들은 코로나19 수혜주로 주목받아 주가 수익비율이 30~40배에 이르는 것과 대조적이다.
때문에 업계에선 2·3대주주로 인한 오버행 우려를 주가부진을 유발한 유일한 원인으로 평가하고 있다. 일련의 블록딜 덕에 이제는 펀더멘털로 순수하게 주가가 재평가되기 시작할 것이란 관측이다.
IB업계 관계자는 “SI가 2·3대주주 물량을 받아줬다는 것은 현재 주가는 저평가돼 있는 반면 향후 펀더멘털은 좋아질 것으로 판단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2대주주(야미앱스)는 자금사정 때문에 급히 엑시트를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주가측면에선 오히려 잘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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