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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업계 대해부]제일기획, 감사위원회 못지 않은 '상근감사'⑥재무·회계 전문가 선임, 독립성·전문성 방점…작년 감사 대상 13차례 교육

유수진 기자공개 2021-06-04 10:31:41

[편집자주]

국내 광고기업들이 변하고 있다. 과거 소속된 그룹사의 내부 물량을 기반으로 성장했지만 이젠 자발적으로 외부 고객 확보와 신사업 발굴에 앞장서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디지털 전환에 속도가 붙었고 재계의 흐름에 발맞춰 ESG경영 등 지배구조 개선 작업도 시작했다. 변화의 중심에 선 광고회사들의 지배구조와 재무 전략, 주요 인물, 신사업 등을 샅샅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1일 14: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 계열 광고회사 제일기획은 상근감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자산규모(별도 기준)가 2조원 미만이어서 감사위원회를 설치해야 하는 의무가 없다. 통상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상근감사보다 감사위가 더 선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독립성과 전문성 제고를 위해 상법에 규정된 까다로운 구성 요건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일기획은 감사위 못지 않은 상근감사를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상법상 회계/재무 전문가에 비견되는 인물을 감사에 선임했고 연간 십여 차례에 걸쳐 다양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광고업과 회계에 대한 이해를 높여 원활히 감사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경영진 견제·감시를 위한 독립성 유지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제일기획은 올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홍섭 상근감사를 신규 선임했다. 2018년 3월 선임된 유희찬 상근감사의 임기(3년)가 만료된 데 따른 것이다.

이 감사 선임안을 표결에 부쳤을 당시 의결권 있는 주식 중 99.6%가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파악된다. 같은 날 선임안이 가결된 사내외이사 후보들보다 찬성률이 높았다. 감사선임시에는 대주주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되는 '3%룰'이 적용된다. 최대주주는 물론 일반주주들까지 이 감사에게 만장일치에 가까운 지지를 보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지배구조 전문가들이 감사위 설치를 권장하는 건 상법상 반드시 갖춰야 하는 '요건'이 있기 때문이다. 위원회를 3명 이상의 이사로 꾸려야 하고 그 중 3분의2 이상을 사외이사로 채워야한다. 또 회계/재무 전문가를 반드시 1명 이상 둬야 한다.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해 감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게 하려는 의도다.


이 감사는 한국 공인회계사 및 세무사로 회계법인 딜로이트안진에서 1989년부터 2017년까지 28년동안 재직한 경력을 갖고 있다. 이후 신한회계법인에서도 공인회계사로 2년간 일했다. 전임자였던 유희찬 감사도 한국·미국 공인회계사로서 PwC컨설팅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인물이다. 두 사람 모두 감사위에 상법상 요건을 갖춘 회계/재무 전문가로 이름을 올리기에 손색이 없다.

특히 이 감사는 동국대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등 경영지원 업무 전반에 대해서도 폭 넓은 지식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제일기획 측은 "이 감사는 이사회 경영진의 업무 처리 적법성과 타당성에 대한 감독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제일기획은 올 초 기존 유희찬 감사의 3년 임기가 끝나자 새 얼굴인 이홍섭 감사를 신규 선임했다. 연임 대신 교체를 택한 것이다. 유 감사 전임자인 현성수 감사는 2009년 3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총 9년동안 재직했다. 두 차례 연임한 셈이다.

장기 재직은 경영진에 대한 감시·견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시각이 있다. 지난해부터 사외이사의 임기를 6년으로 제한해 장기재직을 금지하는 상법 개정안이 시행되기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감사 대상 교육이다. 제일기획은 상근감사에게 광고·마케팅업 전반과 회계와 관련된 교육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상당수의 기업들이 감사나 감사위원 교육을 실시하지 않았지만 제일기획은 달랐다. 교육주체도 내부 유관팀 뿐 아니라 외부 회계법인과 각종 협회 등 다양했다.

유 감사는 지난해 모두 열 세차례 관련 교육을 받았다. 상반기에는 광고와 마케팅 관련, 하반기에는 감사와 회계 관련 교육이 집중됐다. 2019년에는 무려 열 아홉차례 교육이 이뤄졌다. 한국거래소가 정한 기업지배구조 핵심원칙 가이드라인은 '연 1회 이상'의 교육 제공을 권고한다. 이를 훨씬 상회하는 셈이다.

이제 막 감사가 된 이홍섭 감사도 올해 비슷한 수준의 교육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3월 말 회사의 사업 개요와 재무 현황 등에 대해 설명을 받는 시간이 한 차례 마련됐다.


이 같이 탄탄하게 감사제도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는 덕에 거래소가 제시한 핵심지표 다섯 가지 항목 중 네 가지를 이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 1회 이상 교육 제공 △회계/재무 전문가 존재 여부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 개최 여부 △경영 관련 중요정보 접근 절차 마련 여부에 대해 'O'표를 했다.

상근감사는 임직원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으로부터 회계감사 진행경과를 보고 받고 주요 사항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올 3월까지 모두 다섯차례 회의가 열렸다. 코로나19 영향으로 4회는 서면회의, 1회는 대면회의로 진행됐다.

'X'를 표기한 항목은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내부감사업무 지원 조직) 설치 여부'다. 독립된 지원 조직이 없어 '미이행'으로 표기했다. 현재 감사를 지원하는 업무는 디렉터 1명과 매니저 2명으로 구성된 IR팀이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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