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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상사의 재도약 도전기]삼성물산 상사부문의 숙제, 신사업 통한 수익성 개선②고정석 사장 연임, 탈석탄 선언·친환경사업 전환...가시적 성과 주목

박상희 기자공개 2021-06-08 10:19:23

[편집자주]

수출로 먹고 살던 시절 '무역 첨병'으로 불린 종합상사의 위상은 '과거의 영광'이 됐다. 자원개발, 식량산업, 발전사업 등으로 사업다각화에 나섰지만 몇년째 실적과 수익성은 정체기에 빠져 있다. 와중에 상사를 중심으로 하는 대기업집단이 2곳이나 출범했다. LG상사를 중심으로 계열분리하는 LX그룹과 현대종합상사를 핵심 계열사로 분리독립한 현대코퍼레이션그룹이 주인공이다. 종합상사의 변신과 비전, 그리고 과제를 종합적으로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3일 15: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2015년 당찬 포부를 밝혔다. 5년 후인 2020년 매출 19조6000억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결과적으로 상사부문은 목표로 한 매출은 달성하지 못했다. 다만 삼성물산 전체 매출에서 상사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44%로 건설부문(39%)을 앞서면서 자존심을 지켰다.

아쉬운 점은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출 위상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중계무역을 주요 사업으로 수행하는 종합상사 특성상 다른 업종 대비 영업이익률이 낮다. 건설부문 영업이익률이 4%대인데 상사부문은 1%대에도 미치지 못한다.

2018년부터 상사부문 대표를 맡고 있는 고정석 사장(사진)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상사부문의 신사업 진출과 글로벌사업 확대를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연평균 400억 규모의 영업외 수익을 올리고 있는 캐나다 온타리오 신재생발전사업과 같은 새로운 성장동력이 절실하다.

◇삼성물산 전체 매출 45% 책임져...올해 영업이익 1000억대 재도전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2014년 13조6000억원 수준의 매출을 2020년 19조6000억원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2015년 발표했다. 이른바 상사부문에서만 매출 20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였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2020년 매출 13조 2520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대비 6100억원 가량이 감소했다. 당초 목표로 제시했던 약 20조원에 미치지 못했을뿐더러 합병 이전 2014년 매출보다도 줄어든 수치다.

다만 지난해 코로나19 글로벌 팬데믹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교역량 위축되는 상황에서 실적 악화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지난해 실적은 상사뿐만 아니라 건설을 비롯한 다른 사업부문도 전년 대비 부진했다.
*출처: 삼성물산 사업보고서
상사부문은 삼성물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는 점에 위안을 삼았다. 합병 이전 삼성물산은 건설과 상사부문의 매출 비중이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경쟁구도를 형성했다.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은 2009년 이후 상사부문 매출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면서 2011년부터 건설부문을 웃도는 매출을 기록했다. 2013년에는 트레이딩 사업의 구조조정으로 상사부문 매출이 감소한 반면 해외공사 매출의 증가로 건설부문 매출이 크게 성장해 매출 비중이 역전했다.

합병 이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 최근 몇 년간은 상사부문이 매출 측면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건설부문 매출은 2018년 12조1190억원(매출 비중 38.9%), 2019년 11조6523억원(37.88%), 2020년 11조7019억원(38.73%)을 기록했다. 꾸준히 30% 후반대의 매출비중을 보여주고 있다.

상사부문은 2018년 14조1131억원(45.3%), 2019년 13조8616억원(45.065), 2020년 13조2515억원(43.86%)를 기록했다. 매출 비중에서 40% 초중반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상사부문의 아킬레스 건은 수익성이다. 2020년 영업이익은 934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1459억원, 2019년 1062억원으로 계속 감소 추세를 보이다 급기야 지난해는 1000억원의 벽도 무너졌다. 영업이익률은 2018년 1.03%로 1%대를 기록했지만 2019년 0.77%, 2020년 0.7%로 떨어졌다.

반면 건설부문은 2018년 7729억원 대비 2019년은 5396억원으로 부진했지만 2020년 5313억원으로 코로나 사태 와중에서도 수익성을 지켜내는데 성공한 모습이다. 영업이익 규모만 보면 지난해 기준 건설부문이 상사부문의 5배가 넘는다.

낮은 영업이익률은 종합상사업계의 공통된 고민거리다. LG상사(판토스)나 포스코인터내셔널(미얀마 가스전) 등은 자회사 실적이 영업이익에 반영되면서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누린다.

삼성물산의 경우 연간 400억원 규모의 이익을 내는 캐나다 온타리오 신재생발전사업 등이 손익계산서 상 '영업외손익'으로 잡히기 때문에 영업이익률에 반영되지 않는다. 상사부문은 올들어 반전의 기대감을 찾는 모습이다. 1분기 매출 3조7780억원, 영업이익 8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19.6%, 영업이익은 265.2% 증가했다.

◇탈석탄 선언·친환경사업 전환, 방향성 '합격점'...가시적인 성과 '압박감'

종합상사 업계는 과거 전통적 사업기반이었던 수출입 대행 등에서 탈피해 자체 무역거래를 일컫는 트레이딩 강화와 더불어 수익성 제고를 위해 신사업 개발에 주력해 왔다. 이는 삼성물산 상사부문도 마찬가지다. 현재 삼성물산의 종합상사업은 크게 트레이딩과 해외투자사업 두 가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상사부문의 수익성 개선이라는 미션을 해결해야 하는 이는 고정석 사장이다. 고 사장은 2018년 초 성장 침체기를 겪고 있던 상사부문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사업체질을 개선할 '구원투수'로 낙점됐다. 상사부문 영업이익 성장이 수년 동안 정체되면서 새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고 사장은 2016년부터 상사부문 기획팀장을 맡으며 상사부문의 전략 수립과 주요 사업의 실무를 담당했다. 전략을 지원하는 핵심 역할을 맡으면서 일찌감치 최고경영자를 위한 예비 코스를 밟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팀장을 맡기 이전에 화학팀장과 화학소재사업부장 등을 역임하며 트레이딩 전문가로 역량을 쌓았다.

3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인 삼성물산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상사부문을 제외한 건설부문과 리조트부문 대표이사 2명이 교체됐다. 상사부문장인 고정석 사장만 유일하게 연임에 성공하면서 2024년 3월까지 상사부문을 이끌게 됐다.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숫자로 확인할 수 있는 성과(실적)는 좋지 않았지만 고 사장이 밝힌 상사부문의 성장 방향성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출처: 삼성물산 CSR보고서
삼성물산은 지난해 10월 탈석탄 선언에 나섰다. 트레이딩 분야에서 석탄 거래를 하지 않겠다는 선언이었다. 탈석탄 선언을 계기로 친환경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로 했다. 삼성물산은 신재생, 친환경 소재 등 중장기 성장이 기대되는 산업분야에서 사업 모델을 개발 및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고 사장은 연임 이후 올해 신년사에서 "기존 화학·철강·에너지·소재·생활산업 분야에서 사업영역을 확대해 수익 근간을 공고히 하겠다"면서 "새롭게 생태계가 형성되는 미래 유망 분야의 신사업을 추진해 미래 성장동력 발굴하는 등 적극적인 성장을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키워드는 '신사업'과 '수익성'으로 좁혀진다. 지난해 삼성물산의 'CSR 보고서'에 따르면 고 사장은 상사부문에 '신사업개발팀'을 신설했다. △ 화학·소재사업부 △ 철강사업부 △ 생활산업사업부 △ 에너지·금속사업부 △ 프로젝트사업부 등 기존 5개 조직 이외에 추가로 부서를 신설했다. 고 사장의 신사업에 대한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부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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