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하는 밥솥명가 쿠쿠]본업 압도한 렌탈, 사업분할 후 2배 뛴 매출③ 2019년 쿠쿠전자 추월, 홈시스 2012년 대비 16배 성장
김슬기 기자공개 2021-06-10 08:16:03
[편집자주]
쿠쿠그룹은 명실상부 밥솥 명가다. 대기업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밥솥을 납품하다 자체브랜드를 앞세워 이제는 시장 점유율 1위로 발돋움했다. 2017년 인적 분할을 통해 렌탈사업을 강화, 사업 다각화에도 성공했다. 기업 분할 5년을 맞이하는 쿠쿠그룹의 성장사와 미래 성장동력을 조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9일 13: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기밥솥은 일본이 원조다. 1980년대 초반 일본 여행을 가면 으레 코끼리 전기밥솥을 사왔다. 일부 여행객들이 '코끼리 전기밥솥'을 대량으로 사오면서 물의를 일으켰을 정도였다. 당시 정부는 '6개월 내 한국형 전기밥솥'을 만들라고 지시하기도 했다.이제는 한국형 전기밥솥이 대세다. 그 중심에 있는 회사가 '쿠쿠'다.
쿠쿠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전기밥솥을 만들다 1999년 자체 브랜드를 내고 밥솥시장 정상을 기록했다. 현재까지 20년 넘게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쿠쿠그룹의 주력사업은 밥솥이 아닌 렌탈이다. 2009년말 렌탈사업에 진출했고 이제는 10여년이 넘었다. 2020년 연간 7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면서 본업이었던 전자 매출을 압도했다. 다만 렌탈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성장여력이 크지 않은 게 사실이다. 쿠쿠홈시스는 해외시장 개척으로 또 한번 변신을 시도 하고 있다.
◇렌탈진출 4년만에 매출 1000억대 기록
쿠쿠그룹은 2009년 12월 중대결정을 내린다.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쿠쿠가 선택한 사업은 렌탈이었다. 당시 코웨이가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었고 청호나이스, 교원L&C(교원웰스), 동양매직(현 SK매직) 등이 경쟁하는 상황이었다. 2009년엔 대기업인 LG전자까지 시장 진출을 알렸다.
쿠쿠는 후발 주자로 렌탈 시장에 뛰어들었다. 초반엔 쿠쿠전자가 렌탈 비즈니스를 담당했다. 쿠쿠전자 내에 렌탈부문을 신설하고 2010년 '쿠쿠 내추럴워터 정수기'를 출시하면서 사업을 본격화했다. 확인가능한 가장 오래된 실적자료는 2012년이다. 당시 렌탈부문의 매출액은 49억원에 불과했다. 영업적자폭도 7억원 가량이었다.
시장 진출 3년간 큰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2013년부터는 가파른 성장을 보였다. 얼음정수기, 제습기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했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연간 매출 규모를 788억원까지 키웠다. 전년대비 매출은 16배 가량 증가했고 영업손익도 흑자로 전환했다. 2014년에는 매출액 1000억원대, 영업이익 규모 100억원을 넘겼다. 쿠쿠전자 상장 당시 렌탈사업 성장세에 대해 높게 평가받으면서 상장 첫날 시가총액 2조원을 넘기기도 했다.
쿠쿠전자의 렌탈사업은 2016년 매출 2000억원대를 기록했다. 이 때까지만 하더라도 본업인 가전부문의 매출액이 렌탈부문을 압도했다. 2016년 가전부문 매출액은 4930억원으로 렌탈에 비해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그럼에도 쿠쿠는 꾸준히 렌탈 비즈니스를 키웠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도 같은 맥락이었다.
2017년 12월 쿠쿠전자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알리면서 쿠쿠홀딩스(지주사), 쿠쿠전자(가전사업), 쿠쿠홈시스(렌탈사업)로 회사를 쪼갰다. 렌탈을 하나의 사업부문으로 두기 보다는 독립회사로 둬, 성장시키겠다는 구상이었다.
◇ 분할 후 전자 추월, 펫 가전으로 시장 확대
회사 분할 이후 쿠쿠홈시스의 성장세는 가팔랐다. 2018년 쿠쿠홈시스는 쿠쿠전자에 비해 매출은 적었지만 영업이익이 더 컸다. 2019년에는 매출도 역전, 명실상부한 그룹의 캐시카우로 자리잡았다. 2019년 쿠쿠홈시스 매출은 6637억원, 쿠쿠전자 매출은 5046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각각 1206억원, 683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로 봐도 18.2%, 13.5%를 기록, 쿠쿠홈시스가 수익성 측면에서도 우수했다.
쿠쿠홈시스는 초기에는 홈쇼핑 위주의 저가 가격정책을 펼쳤지만 현재는 꾸준히 고가 제품군을 확대, 수익성을 개선하는데 집중했다. 또한 2013년부터 시작한 자체 관리가 가능한 제품군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보다 각광받음에 따라 '셀프관리형 렌탈 서비스'를 키우는 계기가 됐다. 회사 입장에서는 인건비를 줄일 수 있고, 고객 입장에서는 방문 서비스를 줄임과 동시에 렌탈 비용을 낮출 수 있었다.
여기에 해외진출을 공격적으로 추진하면서 국내보다 해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국내업체들의 격전지로 분류되는 말레이시아 시장에서는 쿠쿠홈시스가 코웨이에 이은 2위 사업자로 자리매김했다. 2015년 9월 시장 진출 후 2020년 말레이시아에서만 3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렸다. 코웨이는 지난해 말레이시아에서 7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외 고른 성장으로 쿠쿠홈시스 2020년 연간 매출액은 7866억원, 영업이익 135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각각 18.5%, 33.3% 늘었다. 다만 국내에서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신성장동력 찾기에 한창이다. 공고한 1위인 코웨이에 이어 SK매직, LG전자 등의 경쟁이 한창이다. 쿠쿠홈시스는 2019년 렌탈업계에서는 최초로 펫 가전시장에 진출, '넬로(Nello)'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시장 컨센서스는 매출액 9311억원, 영업이익 1867억원이다.
쿠쿠홈시스 관계자는 "올해 국내 시장에서는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비대면 시장과 구독경제 수요 확대 기조를 반영해 펫 드라이룸, 펫 유모차 급수기 등 펫 용품을 포함한 렌탈시장을 개척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외의 경우 말레이시아를 주력으로 하지만 미국,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각 나라의 여건에 맞는 프로모션을 확대해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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