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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상사의 재도약 도전기]현대코퍼레이션의 해외 자원개발 '아쉬운 성적표'③예멘 프로젝트 '아픈 손가락', 중동 LNG 편중...베트남 광구도 256억 손실인식

박상희 기자공개 2021-06-18 09:16:29

[편집자주]

수출로 먹고 살던 시절 '무역 첨병'으로 불린 종합상사의 위상은 '과거의 영광'이 됐다. 자원개발, 식량산업, 발전사업 등으로 사업다각화에 나섰지만 몇년째 실적과 수익성은 정체기에 빠져 있다. 와중에 상사를 중심으로 하는 대기업집단이 2곳이나 출범했다. LG상사를 중심으로 계열분리하는 LX그룹과 현대종합상사를 핵심 계열사로 분리독립한 현대코퍼레이션그룹이 주인공이다. 종합상사의 변신과 비전, 그리고 과제를 종합적으로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4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도 살아 있는 유기체다. 언제나 성공 방정식만을 쓸 수도 없고 실패의 쓰디 쓴 기억은 새로운 도전을 주저하게 만들기도 한다. 2016년 계열 분리 이후 해외 자원개발 프로젝트에 일절 나서지 않고 있는 현대코퍼레이션은 어떤 아픈 기억이 있는 것일까.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배당 등을 통해 연간 3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인식하는 등 현대코퍼레이션의 해외 자원개발 프로젝트는 성공가도를 걷는듯했다. 2015년 예멘 내전이 발생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LNG 가스전 가동은 중단되고 지분법손익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2018년에는 베트남 광구에서 충당금 이슈로 수백억 규모의 영업외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2013년 406억원 해외 프로젝트 실적 '정점'...이후 점차 내리막

현대코퍼레이션의 해외 자원개발 프로젝트의 투자성과는 2000년대 초반부터 가시화됐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오만 LNG 및 카타르 LNG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연간 약 3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인식하기도 했다. 2014년부터는 투자가 마무리된 예멘 LNG 프로젝트에서도 47억원의 수익이 발생하는 등 해외자원개발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지속적인 수익창출이 예상됐다.

현대코퍼레이션의 자원개발 사업은 보수적인 투자기조를 유지하기 때문에 투자규모가 크지 않다. △ 예멘LNG △오만LNG △카타르LNG △베트남 11-2 광구 프로젝트 등이 현대코퍼레이션 실적으로 잡히는 해외 자원 개발 프로젝트의 전부다.

지분 3%를 보유하고 있는 예멘LNG와 지분 1%를 보유하고 있는 오만LNG는 지분법수익을 실적으로 인식한다. 투자자산가치는 2020년 연결재무제표 계정 기준 각각 338억원, 242억원이다. 지분율이 0.4%(투자자산가치 344억원)인 카타르LNG는 배당금수익을 인식한다. 베트남 광구는 매출총이익으로 수익을 인식한다.


현대코퍼레이션의 주요 해외자원개발 프로젝트별 지분법손익·배당금손익·매출총이익 등 실적추이를 살펴보면 2013년 406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컸다. 2014년 352억원,320억원으로 감소했다. 2016년 92억원으로 감소했다. 2017년 153억원, 2018년 196억원, 2019년 221억원, 2020년 123억원을 기록했다. 연도 별로 유가 추이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편이다.

2015년 4월 국제유가 하락 등 원자재 가격 변동과 예멘 내전 심화에 따른 예멘 LNG 가스전 가동 중단 사태 영향이 컸다. 2015년 1분기 예멘LNG로부터 102억4100만원(USD 909만8000달러)의 배당금을 수취했으나 가동중단에 따라 2015년 2분기부터 배당금을 수취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예멘LNG 실적(지분법손익+배당금수익)은 2016년과 2017년 각각 -1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2018년 -2억원, 2019년과 2020년 각각 -3억원을 기록했다.

그나마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는 건 카타르LNG와 오만LNG 정도다. 카타르LNG로부터 배당금 수익을 수취하고 있고, 오만LNG는 지분법손익을 인식한다. 카타르LNG 배당금 수익은 2013년 142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7년부터 2019년까지 80억원대의 안정적인 배당금을 수취했다. 지난해 배당금수익은 52억원을 기록했다.

오만LNG 지분법손익은 2013년 219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2014년과 2015년 각각 186억원, 124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지분법손익 규모는 100억원 아래로 떨어져 2016년부터 2년간 60억원대를 기록했다. 2018년과 2019년 105억원, 135억원으로 다시 100억원대로 증가했다 지난해는 78억원을 기록했다.


◇지분법평가손실→기타포괄손실→자본총계 감소→부채비율 상승

매출총이익에 반영되는 베트남 11-2 광구도 아픈 역사다. 현대코퍼레이션은 베트남 11-2광구(지분율 4.9%)의 생산량 감소에 따른 투자자산상각 및 장기운송계약 충당금(수송계약자에게 계약물량을 공급하지 못하는 시 운임지급 조건, Ship or Pay Clause) 관련 일회성비용을 주요 원인으로 2018년 영업외손익에서 256억원의 손실을 인식했다.

베트남 11-2광구의 경우 한국컨소시엄 75%, PVEP(베트남국영석유회사) 25%의 비율로 투자가 진행됐다. 구체적으로 한국컨소시엄은 한국석유공사 39.8%, LG상사 16.1%, 대성 6.9%, 포스코인터내셔널 4.9%, 현대코퍼레이션 4.9%, 서울도시가스 2.4% 등으로 구성됐다.

당초 현대코퍼레이션은 2022년 생산종료를 가정으로 5년 분할 상각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공동 투자자인 LG상사, 포스코인터내셔널을 비롯한 한국컨소시엄 주주들이 자원개발에 대한 보수적 회계처리 스탠스를 취하면서 해당 무형자산을 전액 손상처리 했다. 이에 따라 현대코퍼레이션도 2018년도에 해당비용을 전액 조기인식 할 수밖에 없었다.

현대코퍼레이션의 해외 자원개발 프로젝트는 재무제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지분법손익으로 인식하는 프로젝트의 경우 손실이 발생하면 자본총계 금액이 감소하면서 부채규모 감소에도 부채비율이 하락하지 않는다.

현대코퍼레이션의 부채규모는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2017년말 8961억원에서 2018년말 7922억원으로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채비율은 2017년말 247.0%에서 2018년말 259.0%로 오히려 소폭 증가했다.

부채비율 상승의 주요 원인은 예멘LNG 프로젝트 때문이었다. 내전으로 생산을 중단한 예멘 LNG 프로젝트에 대한 지분법평가로 인식한 기타포괄손실이 발생하면서 자본총계 금액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분법 평가손실 인식에 따라 공동기업 및 관계기업 투자 지분가치가 2016년말 2146억원에서 2017년말 1388억원, 2018년말 835억원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2019년에는 예멘LNG 프로젝트 지분법 이익이 전년 대비 약 428억원 발생한 결과 일시적으로 공동기업 및 관계기업 투자 지분가치가 1338억원까지 상승했다. 다만 2020년말 기업 가치가 다시 감소하면서 공동기업 및 관계기업 투자 지분가치는 783억원으로 다시 하락했다. 이로 인해 2020년 기타포괄손익은 약 60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그 결과 자본총계도 감소했다.

현대코퍼레이션의 해외 자원개발 성적표는 아쉬움이 크다. 무역업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성을 보완하기 위해 해외 자원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리스크 부담도 컸다.

프로젝트의 사업의 기간이 길고 통제 불가능한 개발국가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 등 대내외적 경제환경 변화에 그대로 노출됐다. 때때로 경영성과나 재무상태에 해당 리스크가 고스란히 전가되는 것을 감수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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