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전액보상 한국증권 '배임이슈' 어떻게 풀었나 한국증권 "재산상 이익 취하지 않아 배임 아냐" 당국과 '입장 통일'
허인혜 기자공개 2021-06-21 08:10:50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7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이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등 문제 상품을 전액 보상하기로 하면서 배임 문제에 대한 견해 차이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라임·옵티머스 등 문제 펀드 판매사는 배임을 이유로 이사회와 갈등을 겪으며 보상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했다.한국증권은 전액배상이 업무상 배임 성립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배임 규정상 재산상 이득을 취득해야 하는데 한국증권이 얻을 금전적 이익은 없다는 해명이다. 금융당국이 앞서 부실펀드 판매사에 전액보상이 배임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만큼 한국증권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증권은 16일 정일문 사장 주재의 기자간담회를 열고 옵티머스 등 부실 논란이 불거진 10개 사모펀드 투자자들에게 원금 전액을 선보상하겠다고 밝혔다.
대상 펀드는 라임과 옵티머스, 디스커버리, 삼성젠투, 팝펀딩, 피델리스무역금융, 미르신탁, 헤이스팅스 등이다. 총 판매액은 1584억원이다. 한국증권이 이미 선지급한 투자금을 제외하면 남은 보상금액은 805억원가량이다. 한국증권의 옵티머스 펀드 판매고는 287억원이다.
보상 방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앞서 옵티머스 펀드 보상과 같은 방식을 취할 것으로 한국증권 관계자는 내다봤다. 한국증권은 세 차례에 걸쳐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에게 투자원금을 반환한 바 있다. 수익증권 인수를 통한 원금기준 전액 보상이 전망된다.
문제 펀드를 모두 전액보상하겠다는 결정은 한국증권이 최초로 내렸다. 라임과 옵티머스 등 부실 펀드 판매사가 개별 펀드 상품에 한해 선제적 보상이나 전액배상을 결정한 일은 있지만 전체 펀드로 보상 범위를 넓히지는 않았다. 특히 한국증권의 경우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 등의 권고가 없었는데도 자발적인 사적 보상 형태를 취했다.
다른 판매사들이 쉽게 전액보상 결정을 내리지 못한 이유는 '배임' 논란이 짙었기 때문이다. 라임·옵티머스 펀드 판매사가 전액보상에 배임이 우려된다는 반응을 내자 금감원이 '사적화해로 풀라'는 해법을 낼 정도였다. 일부 판매사는 배임 논쟁으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며 복수의 사외이사가 사퇴하기도 했다.
한국증권은 전액배상이 업무상 배임 성립요건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했다. 업무상 배임 성립요건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는 것'으로 규정하는데 배임이 성립되려면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한국증권 관계자는 "이번 고객보상은 한국증권이 개인적으로 부당한 이익을 취하고자함이 아니므로 배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당국의 유권해석을 염두에 두면 한국증권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 배임에 대한 해석 여부를 떠나 당국의 취지에 맞는 '전액배상'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사회 합의도 마쳤다. 이사회 설득 근거는 보상을 통한 신뢰 회복과 한국증권의 브랜드 가치 제고다.
또 다른 보상배경은 판매고다. 한국증권이 보상 계획을 밝힌 10종의 상품 중 가장 판매고가 높은 펀드는 팝펀딩 상품으로 336억원이다. 옵티머스 펀드의 경우 287억원을 판매했고 이미 보상이 완료된 상황이다. 판매 잔고만 수천억원에 이르는 다른 판매사와는 입장이 다르다.
다만 판매 금액을 종합해보면 보상액이 낮지 않은 수준이다. 정일문 사장도 "부담스러운 금액인 것은 사실"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정일문 사장은 더벨과의 통화에서 펀드별 판매 금액이 적어 전액보상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는 일각의 반응에 "(전액보상 금액은) 1분기 영업이익의 23%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부연했다.
금융업계 일각에서는 한국증권의 결정을 두고 '부담스럽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라임·옵티머스 펀드 판매사 관계자는 "금융감독원과 정부가 같은 뜻을 전하고 있으니 전액보상 결정이 수용됐지만 만약 주주들이 반대하면 배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겠느냐"며 "다른 판매사 입장에서는 부실 사모펀드도 투자 상품인 만큼 투자 책임에 대한 기본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답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허인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4 이사회 평가]풍산, 평가개선 미흡 불구 승계플랜·견제기능 '고평가'
- [2024 이사회 평가]경영성과 고득점 에스엘, 대표이사 의장 겸직 '옥에티'
- ['사업가 트럼프' 거래의 방식]'선·러스트 벨트' 잡은 공화당, 지역경제 책임지는 현대차
- [더벨 경영전략 포럼 2024]"헤게모니 전쟁 승리 원하는 트럼프, 고금리 정책 펼 가능성"
- '티어1' 현대모비스 '글로벌 OE 40%'의 의미
- [2024 이사회 평가]한국앤컴퍼니, 아쉬운 개선프로세스…견제기능은 평이
- 철강업계의 '아트 오브 더 딜'
- ['사업가 트럼프' 거래의 방식]'넌 해고야' 최대 유행어인 대통령 "줄건 주고, 받을건 받고"
- HD현대 정기선 수석부회장 승진…결과로 입증한 '리더십'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최윤범 "고려아연 투자한 모두가 우호지분"…전방위 호소로 전략 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