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수협은행, 예보와 경영정상화 MOU '진통 끝 체결' 기존 일정 크게 넘겨 이달 합의 완료, 수익성 목표 상향 '난제'
류정현 기자공개 2021-06-30 07:45:35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9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수협은행이 예금보험공사에 제출한 경영정상화 계획안 확정이 예년보다 한참 늦게 이뤄져 배경이 주목된다. 통상 4~5월쯤 결정됐지만 올해는 6월 들어서야 이를 최종 확정했다.내막을 보면 예금보험공사가 수협은행이 제출한 계획안보다 수익성 목표를 높게 잡으라고 엄포를 놨기 때문이다. 결국 수협은행은 올해 수익성 확대 부담을 예상보다도 더 크게 짊어지게 된 셈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수협은행의 경영정상화 계획이 이달 중순에야 확정됐다. 보통 4월에서 5월에는 결정이 돼왔던 절차인데 예년보다 약 한 두달 넘게 늦어진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2021년도 목표치 확정은 이번 달 중하순에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보통 4월에서 5월 정도로 알고 있는데 (올해는) 다소 연기됐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양측이 MOU를 맺게 된 배경은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예금보험공사는 그 해 4월 수협중앙회 신용사업부문의 재무구조개선 차원의 공적자금 1조1581억원을 지원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거래기업의 부실화로 경영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졌기 때문이다.
2016년 수협중앙회 신용사업부문이 분리돼 설립된 수협은행은 이때부터 해마다 예금보험공사와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약정을 체결하고 있다. 지원 자금이 수협중앙회 신용사업특별회계에 존치됐었기 때문에 수협은행이 상환을 해야 하고, 또 이익배당금은 상환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했다.
이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매년 초 수협은행에 대해 경영정상화 계획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수협은행은 그로부터 2개월 안에 세부계획안을 제시해야 한다.
해당 계획안은 일반적으로 수협은행의 전년도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수립한다. 따라서 수협은행은 통상 3월에서 4월쯤 예금보험공사에 계획안을 전달한다.
예금보험공사는 제출 계획안 검토 절차를 거쳐 목표치가 합리적이라고 판단할 경우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예금보험위원회 등을 거쳐 승인한다. 반면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예금보험공사가 내용의 변경을 요구할 수 있고 수협은행은 이를 따라야 한다는 합의 기준을 수립해뒀다.
경영정상화 계획은 크게 재무비율 목표와 비재무부문 목표로 구분된다. 재무비율의 경우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총자산순이익률(ROA), 판매관리비용률, 1인당 조정영업이익, 순고정이하여신비율 등 총 5가지 항목으로 구성돼있다.
비재무부문의 경우 매년 내용이 조금씩 바뀐다. 일반에 공개된 가장 최근 자료인 2019년 기준으로 보면 수협은행은 취약계층 자금공급 및 사회공헌활동, 안정적 성장 및 수익 기반 확대, 리스크 관리 강화, 인력관리 및 비용 효율성 제고 등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적시돼 있다.
이런 가운데 예금보험공사는 올해 수협은행이 제출한 경영정상화 계획안은 수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수익성 목표를 수협은행이 제출한 것보다 더 높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총 5가지 항목 중에서 수익성 지표는 ROA와 1인당 조정영업비율, 판매관리비용률 등 총 3가지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원래 거의 확정됐었으나 약간의 수치 변동 (필요성)으로 조정이 있었다”며 “(수협은행) 측의 조금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차원)”이라고 전했다.
수협은행은 올해 세전 순이익 약 2600억원대를 목표로 삼았다. 지난해 결산 기준 세전 순이익은 약 2337억원이다. 올해 약 11% 수준의 실적 개선을 보여야 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연초 발표한 경영목표로는 3000억원대 순익 돌파를 제시하고 있어 이를 이루기까지 부담이 클 전망이다.
과거에도 예금보험공사는 수협은행의 경영정상화 계획을 한 차례 수정한 바 있다. 지난 2017년 감사원이 ‘공적자금 지원 금융기관 관리 실태’에 따른 것이다. 당시 감사원은 수익성 관리지표 중 하나인 판매관리비용률에 오류를 발견했다. 새롭게 계획안을 짜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감사원 요구사항은 2017년 1분기 이후 반영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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