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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은행자본 종속 탈피 위한 열쇠 '밥캣' 채권단 빚 '절반' 남았지만…든든한 현금창출력에 '대들보' 역할 톡톡

박기수 기자공개 2021-07-08 11:28:08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6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중공업발(發) 유동성 위기로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 과정을 밟고 있는 두산그룹이 자회사 '두산밥캣'의 성장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두산밥캣은 두산그룹과 금융권 자본과의 종속관계를 극복하기 위한 유일한 '키'로 떠오르고 있는 계열사로 거론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이달 초 두산밥캣을 두산중공업 산하 자회사로 편입했다. 기존에는 '㈜두산→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의 구도였다면 두산밥캣이 두산중공업의 직접 자회사가 되면서 4단 구조에서 3단 구조가 됐다.

두산그룹은 작년 KDB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으로부터 약 3조600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으면서 채권단 관리 하에 들어갔다. 이후 두산타워와 두산솔루스, 모트롤BG 등 여러 계열사 매각을 통해 경영 정상화에 나섰지만 여전히 채권단에게 갚아야 할 자금이 절반 량 남아있다고 전해진다.

두산그룹은 실제 골프장 클럽모우CC(1850억원), 두산타워(8000억원), 두산솔루스(6986억원), ㈜두산 모트롤BG(4530억원), 두산솔루스(6986억원) 등 여러 자산들을 매각했다. 두산이 구조조정을 시작할 당시 '모든 회사는 매각 대상'이라고 못박았을 정도로 은행 자본 종속관계를 끊기 위한 두산의 의지는 강했다.

소비재 중심 이후 '2기 두산'의 상징적 존재였던 두산인프라코어까지 매각하면서 두산그룹은 변신을 꾀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여전히 갚아야 할 자금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두산은 인프라코어의 자회사였던 '밥캣'에 기대감을 걸고 있다.

다행히 전망이 나쁘지는 않다. 두산밥캣의 유럽·중동·아프리카 법인은 최근 4개년간 연평균 매출 11%대 성장을 기록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는 올해 두산밥캣 해외 법인들의 매출이 작년 대비 약 35%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매출을 비롯한 수익성 증가는 곧 두산밥캣의 몸값 상승으로 이어진다.

두산밥캣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2248억원, 영업이익 1713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영업이익이 3939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절반 가량을 한 분기만에 뽑아낸 셈이다.


여기에 실제 두산그룹은 지주사격 회사인 ㈜두산의 산업차량BG(Business Group)를 두산밥캣으로 이관하며 두산밥캣의 기업가치 상승을 노렸던 바 있다. 두산밥캣은 올해 3월 ㈜두산에 7500억원을 주고 산업차량 사업부를 인수했다. ㈜두산의 산업차량BG는 회사 내에서도 '캐시카우'로 꼽혔던 사업부다.

두산밥캣의 성장은 그 자체로 두산그룹 구조조정의 실마리로 연결된다. '친환경 에너지 공급자'로 전환하겠다고 공언한 두산그룹 입장에서는 재무 개선과 신사업 분야에 진출하기 위한 재원 마련이라는 공식을 단번에 풀어야 한다. 업계 일각에서는 두산그룹이 이런 복잡한 수식을 풀어내는 과정에서 두산밥캣을 이용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밥캣의 기업가치가 상승할 경우 두산그룹 입장에서 은행자본 종속관계를 끊기 위한 수단으로 두산밥캣의 지분을 이용할 가능성이 커진다"라면서 "친환경 에너지원 공급자로 거듭나기로 공언한만큼 관련성이 적은 두산밥캣의 지분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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