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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업 팬데믹 적자생존기]편의점 사국지, 'GS25·CU' 양강 체제 굳힌다④코로나19 위기 속 '영토확장', '규모의 경제' 차별화 매출 늘려

김선호 기자공개 2021-07-13 08:08:33

[편집자주]

위기는 기업의 진가를 드러낸다. 시장 재편과 맞물려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딛고 서 있던 기반을 송두리째 흔든다. 준비된 기업은 '새판 짜기' 속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외형을 확장하면서 새로운 강자로 거듭난다. 반면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기업은 자생력을 잃고 퇴화하면서 시장에서 도태된다. 게임체인저가 된 코로나19로 승자와 패자가 갈린 업종별 소비재시장을 짚어보고 살아남은 업체들의 전략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9일 10: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편의점 가맹점 재계약 쟁탈전이 2019년부터 시작된 가운데 GS25와 CU가 지난해 코로나19 위기를 딛고 양강 체제를 굳혀가고 있다. 편의점 사국지(四國志) 시대 속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 간 영토 전쟁에서 강강약약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평가다.

2018년부터 편의점 근접 출점이 제한되면서 신규 출점이 이전에 비해 어려워졌다. 때문에 업체들은 경쟁사의 가맹점을 노리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편의점 재계약 가맹점 물량은 1만1964개에 달했다.

코리아세븐의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이를 기회로 삼아 업계 1·2위 자리를 점하기 위한 경쟁에 나섰고 GS리테일의 GS25와 BGF리테일의 CU는 고지를 빼앗길 수 있다는 위협을 받았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오프라인 점포 위기에서 GS25와 CU는 입지를 더욱 굳혀 눈길을 끌었다.

◇GS25·CU vs 세븐일레븐·이마트24, 격차 더 벌어졌다

편의점 각사는 소비자의 발길을 이끌 수 있는 신선·즉석식품 품목 강화에 나섰다. GS25는 이전부터 점포 출점 때마다 EVA를 적용하고 수익성을 바탕으로 한 전략을 내세워왔다. 이와 함께 GS리테일 내 슈퍼사업 등과 협업으로 신선식품 취급 품목을 늘려나갔다.

CU 또한 지난해 구축한 센트럴키친을 통해 신선식품 제조·가공 역량을 높였다. 이어 가정간편식(HMR) 사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조직 내 HMR팀을 신설해 운영했다. 이는 1인 가구와 코로나19로 증가한 식품 소비를 편의점으로 유입시키는 효과로 나타났다.

GS25와 CU는 경쟁사 대비 월등히 많은 가맹점를 보유하고 있었고 이를 기반으로 코로나19 악재에도 불구 매출을 늘렸다. 업계에 따르면 대규모 오프라인 점포가 위기를 겪었지만 편의점은 주요 상권·학교 인근 점포 등 일부를 제외하면 예상보다 타격이 크지 않았다.


이를 지켜본 가맹점주는 다른 곳보다 GS25와 CU와 계약을 맺기를 더 선호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GS25와 CU의 지난해 말 기준 점포 수는 각각 1만4688개, 1만4923개로 전년 동기대비 5.53%, 7.54% 증가했다. 신규 출점이 제한된 상황에서 이전만큼은 아니지만 GS25와 CU가 일궈낸 성과라는 평가다.

반면 세븐일레븐의 지난해 점포 수는 1만501개로 전년 동기대비 4.84% 증가하는데 그쳐 GS25·CU와의 점유율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이마트24는 증가율이 가장 높았지만 점포 수 규모가 경쟁사 대비 현저히 부족한 상태다. 지난해 달성해야 했던 900개점 순증 목표를 아쉽게 이뤄지 못했다.

◇규모의 경제 바탕으로 일궈낸 물류 시너지

편의점 업계는 오래 전부터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서 서비스 차별화를 이루기 위한 전략을 세워나갔다. 경쟁사와 차별화를 이뤄내 점포로 소비자를 유인해내기 위해서는 상품 판매 이외의 기능을 탑재해야만 한다는 판단에서다.

소비자가 편의점을 방문해 접수를 하고 택배를 놔두면 계약된 업체의 택배기사가 이를 수거해 운송해주는 방식이다. GS25와 CU는 CJ대한통운, 세븐일레븐은 롯데글로벌로지스, 이마트24는 한진과 계약을 맺고 택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처리하는 택배 물량이 점차 증가하자 이를 눈여겨 본 GS25가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2019년 GS25는 ‘반값 택배’ 서비스를 선보이며 자체 물류 시스템을 활용해 택배를 처리해나갔다. GS25에 상품을 공급하는 물류 배송 차량과 물류센터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뒤이어 CU도 유사 서비스인 ‘CU끼리 택배’를 출시했다. 다점포를 확보하고 있다는 경쟁력과 저렴한 가격에 택배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했고 중고거래 인기가 증가하면서 덩달아 처리 물량도 늘고 있는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경쟁사 대비 압도적으로 많은 점포 수를 보유한 GS25와 CU이기 때문에 가능한 서비스라는 평가다. 이와 같은 차별화 전략으로 강자로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해나갈 것으로 분석된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아직 자체 택배 서비스를 도입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점포 수에 따른 바잉 파워로 GS25와 CU는 코로나19 위기에도 불구하고 시장 점유율을 더욱 확대할 수 있었다”며 “경쟁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서비스, 상품 등이 중요해지고 있고 강자와 약자간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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