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제2의 '스튜디오드래곤' 만든다 엠메이커스 지분 100% 인수 추진, 물적분할로 법인 신설 추진
김은 기자공개 2021-07-12 08:01:40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9일 14: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 CJ ENM이 영화제작사 엠메이커스 인수를 추진하며 콘텐츠 라인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다양한 장르의 풍부한 제작 경험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양질의 독점 콘텐츠 제작을 통해 제2의 '스튜디오드래곤'을 만들어내겠다는 복안이다.CJ ENM은 올해부터 5년간 5조원가량을 콘텐츠 제작 및 확보에 투입하겠다는 승부수를 띄웠다. 향후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 1위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9일 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엠메이커스와 주식 매매계약(SPA)을 논의 중이다. 계약체결이 임박한 가운데 가격 등 큰 틀에서 거래 조건 협의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거론되는 가격은 168억원 선이다. 거래 대상은 구주와 신주가 포함된 엠메이커스 지분 51%다.
2019년 7월 설립된 엠메이커스는 4명의 영화감독이 주축으로 있는 영화제작사다. 강제규, 김현석, 조의석, 이병헌 감독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지분율은 동등하다. 현재 이들은 모두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CJ ENM은 거래 종결 후 궁극적으로 지분 스왑을 통해 엠메이커스 지분 100%를 확보할 계획이다. 1차로 과반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 이후 잔여지분은 차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주식 교환 내용도 이번 계약 조건에 포함될 예정이다.
주목할 점은 엠메이커스와 교환될 주식이 CJ ENM이 아니라는 점이다. CJ ENM은 물적분할을 통해 콘텐츠를 전문으로 제작하는 신설 법인을 만들 계획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이 성공을 거둔 만큼 제2의 스튜디오드래곤을 만드는 컨셉으로 보면 된다.
CJ ENM은 물적분할 신설 자회사의 지분과 엠메이커스 잔여 지분을 교환하려는 심산이다. 이후 CJ ENM은 신설 법인의 몸집을 키워 기업공개(IPO)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거래에 지분 스왑 조건이 달린 이유는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때문으로 해석된다. 지주회사인 CJ를 기점으로 보면 물적분할을 통해 탄생하게 될 신설법인은 손자회사가 된다.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에 따르면 손자회사는 증손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한다.
IB업계 관계자는 "CJ ENM이 제2의 스튜디오드래곤을 만들기 위해 큰 그림을 그려 놓은 상태에서 딜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곧바로 지분 100%를 인수하지 않은 점은 비용 절감 차원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CJ ENM은 2016년 드라마사업본부를 물적분할해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을 신설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풍부한 현금자산을 바탕으로 다수의 영화, 드라마 제작사를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고 이는 해외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현재 드라마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는 방송영상물제작사업을 주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위트홈'을 비롯해 네이버 웹툰 IP를 기반으로 제작한 콘텐츠가 줄줄이 글로벌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몸값이 치솟고 있다. 한국판 할리우드 생태계를 이끄는 선두주자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에는 엠메이커스 인수를 통해 유명 영화감독 4인방을 단번에 영입하고 영화 분야의 콘텐츠 역량을 한층 강화해나갈 전략이다. 이를 통해 최종적으로 제2의 스튜디오드래곤을 탄생시켜 기업공개(IPO)까지 성공시키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CJ ENM은 양질의 영화, 드라마를 제작해 자사 OTT서비스 '티빙'에 공급하는 것은 물론 향후 넷플릭스 플랫폼에도 공급해나갈 계획이다. 실제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하고 넷플릭스에 공급한 스위트홈의 경우 한달동안 2200만명이 시청하는 등 주요 고객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부터 스튜디오드래곤과 함께 영화 '미션임파서블' 제작사 스카이댄스와 협업하는 등 양질의 영화 콘텐츠 제공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올해부터 향후 5년간 콘텐트 제작에만 5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콘텐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데다 해외 공룡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디어 환경 다변화로 갈수록 콘텐츠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자 CJ ENM은 천문학적인 투자를 선언하고 나선 상황"이라며 "스튜디오드래곤과 M&A로 품에 안은 제작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드라마가 잇따라 흥행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엠메이커스를 기반으로 영화 콘텐츠 역량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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