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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P CB 우선매수권 논란…산업은행 계약 불이행 쟁점은 잔금 거래 앞두고 불거져…조합 동의 없으면 권리 행사 불가능

강철 기자공개 2021-07-30 08:01:16

이 기사는 2021년 07월 30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과 '이베스트-BEV신기술조합'이 합의한 더블유씨피 전환사채(CB) 매매 과정에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산업은행이 CB 양도 계약금까지 받은 상황에서 이베스트-BEV신기술조합이 아닌 제3자의 우선매수권 행사 가능성이 불거졌다.

하지만 우선매수권이 행사되더라도 CB 소유권이 이베스트-BEV신기술조합이 아닌 제3자에게 넘어가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베스트-BEV신기술조합의 동의가 없으면 우선매수권 행사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계약금 받은 '산은' 돌연 CB 매각 철회

산업은행은 최근 '이베스트-BEV신기술조합'에 더블유씨피(WCP) CB 매매 계약을 철회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지난 29일 딜 클로징을 앞두고 돌연 거래를 취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베스트-BEV신기술조합은 이베스트투자증권과 50여명의 개인 출자자(LP)가 자금을 모아 결성한 펀드다. 이 펀드는 7월 초 산업은행 소유의 더블유씨피 2회차 CB를 800억원에 매입하기로 하는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 납부는 마쳤고 29일 잔금 납입을 앞둔 상황이었다.

산업은행은 거래 취소의 이유로 발행사의 우선매수권 행사를 들었다. 더블유씨피는 최근 키움캐피탈을 대리인으로 지정해 CB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은행 PE실은 이를 근거로 보유 CB를 이베스트-BEV신기술조합이 아닌 키움캐피탈에 팔겠다고 통지했다.

이베스트-BEV신기술조합은 산업은행의 일방적인 통보가 부당하다며 즉각 대응에 나섰다. 먼저 산업은행 PE실에 매매 계약 이행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계약 불이행 시 산업은행의 과실을 증명하기 위한 법률 검토도 시작했다.

조합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발행사의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인지하지 않고 섣불리 계약을 맺었다가 모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며 "거래 종결일이 지났음에도 산업은행에서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베스트조합 매수 권리가 선행…우선매수권 면제시킬 수 있어

발행사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더라도 CB 소유권이 키움캐피탈로 이전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산업은행과 이베스트-BEV신기술조합이 CB 매매에 합의할 당시 거래 해지를 비롯한 딜의 주도권을 매수인이 갖는다는 내용을 계약 조항에 넣었기 때문이다.

계약서에 따르면 우선매수권이 행사되더라도 매수인은 이 권리를 면제시킬 수 있다. 산업은행이 CB를 이베스트-BEV신기술조합에 매각한다는 기본 조항이 우선매수권보다 선행한다. 이베스트-BEV신기술조합의 동의가 없으면 우선매수권 행사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우선매수권을 대리할 제3자를 지정할 수 있다는 내용도 계약서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산업은행은 계약서에 언급된 우선매수권이 제3자 지정도 가능하다는 뜻을 포함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 관계자는 "우선매수권을 행사한다는 것은 매도인인 산업은행이 계약서 상에 동의한 매수인의 선행 권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와 상관없이 조합이 CB를 인수한다는 계약 내용은 명백하게 효력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산업은행이 우선매수권 행사가 없을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을 전제로 매매에 합의했다가 이중계약의 당사자가 돼버린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의 이슈를 매수인과 원만하게 해결하지 않고서는 우선매수권 행사 자체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산업은행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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