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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 2대주주 케이머스지, 6년만에 손 털었다 콜옵션 미행사 최대주주 티앤엠 '매출전무·자금부족', 지분 축소 위험 관측

김선호 기자공개 2021-08-06 07:08:00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5일 11: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원의 2대주주인 케이머스지가 보유 중인 지분을 최근 대량 매도하면서 최대주주 티앤엠커뮤니케이션즈(티앤엠)와 맺은 공동보유 계약이 해지됐다. 눈에 띄는 점은 그동안 최대주주가 우선매수권(콜옵션)를 행사하지 못하면서 모두 장내매도됐다는 사실이다.

티앤엠은 케이머스지가 보유 중인 신원의 지분을 대량 매도하면서 특별관계가 해소됐다고 공시했다. 이전까지 케이머스지는 신원의 2대주주(2020년 말 기준 11.48%)로 위치했지만 보유 주식을 대부분 장내매도해 5% 미만으로 지분이 낮아졌고 이로 인해 주주 간 계약이 해지됐다는 설명이다.

케이머스지는 사모펀드(PEF) 루터어소시에잇코리아가 설립한 투자목적회사(SPC)다. 이곳이 신원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15년이다. 당시 신원은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케이머스지를 대상으로 350억원에 달하는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이와 함께 신원의 최대주주 티앤엠은 전환사채에 콜옵션을 걸었다. 전환사채의 규모가 상당했던 만큼 주식으로 모두 전환될 경우 오너의 경영권을 위협할 수도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티앤엠은 신원의 박성철 회장 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한 가족회사다.


실제 케이머스지가 2015년 보유한 전환사채권은 주식으로 따지면 1866만6666주에 해당했다. 이를 지분율로 보면 22.75%로 티앤엠이 보유한 신원의 지분(21.92%)를 넘어서는 수치다. 다행히 오너 일가가 직접 보유한 지분이 있었고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되더라도 콜옵션을 행사해 지배력을 다시 강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티앤엠은 이를 매입할 수 있는 자금이 부족했다는게 문제였다. 2001년 광고대행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티앤엠은 2006년부터 현재까지 매출 0원을 기록하고 있다. 매출이 전무하지만 판관비 지출로 매년 적자만 누적되는 구조다.

때문에 케이머스지가 보유한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될 때마다 티앤엠 측은 사실상 콜옵션을 행사할 수가 없었다. 자세히는 2018년부터 2019년까지 5차례에 걸쳐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됐지만 티앤엠은 한 번도 이를 매입하지 못했다.

이 기간 동안 신원의 수익성은 악화돼갔다. 전환사채를 발행하기 이전인 2016년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401억원, 15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2019년 매출은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감소한 9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케이머스지가 보유한 전환사채의 주식 전환가액이 이전보다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최초 전환사채권 1주당 전환가액이 1875원으로 책정됐지만 2016년 1872원으로 조정된 후 2018년에는 1610원으로 하락했다.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된 후 케이머스지가 수익을 올리기 위한 방안으로 택한 방법은 ‘장내매도’였다. 전환가액이 낮아졌지만 주가가 상승하는 요인이 발생할 때마다 주식을 지속 매도해 차익을 남기는 방법이다.

신원의 주가는 남북 관계에 따른 영향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전 개성공단에서 의류 제조공장을 운영했던 이력이 있기 때문에 관련 이슈가 터질 때마다 '테마주'로서 이름을 올렸다.

이에 맞춰 케이머스지가 지속해 신원 주식을 장내매도했고 최근에 대량으로 지분을 팔았다. 지분율이 5% 미만으로 낮아졌다. 사실상 케이머스지가 6년 만에 신원에서 손을 턴 셈이다.


이를 통해 케이머스지가 수취한 총 금액은 약 514억원 규모다. 2015년 350억원을 투입했고 아직 소량의 주식(362만7419주)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160억원 이상의 차익을 본 셈이다. 해당 차익을 남기고 케이머스지는 티앤엠과 관계도 해지했다.

이 가운데 오너의 가족회사 티앤엠이 신원의 최대주주 지위를 지속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매출이 전무한 티앤엠은 신원 주식을 담보로 대출한 자금으로 연명을 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9월에는 신원이 또 다시 2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신원 관계자는 “케이머스지가 수익을 목적으로 보유 중인 주식을 장내매도하면서 지분이 5% 미만으로 낮아졌기 때문에 최대주주 티앤엠과 공동보유 등의 특별관계는 해지됐다”며 “그럼에도 티앤엠의 최대주주 지위에는 이상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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