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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느, 대체 불가 경쟁력 '장인 정신' [IPO 기업분석]글로벌 명품백 ODM 1위 비결…80여명 장인 보유, 30여년 사업 기반

이경주 기자공개 2021-08-11 08:47:41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9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성공한 기업공개(IPO) 빅딜은 저마다 선명한 테마(주제)를 갖추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아시아 공급기지,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분리막 세계 1위, 카카오뱅크는 대표 인터넷뱅크라는 점을 내세웠다.

글로벌 명품백 ODM(제조자개발생산) 1위 기업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이하 시몬느)이 내세우고 있는 테마는 ‘장인정신’이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명품업체들과 30여년 간 거래하며 달성한 1위 타이틀이다. 80여명의 최정상급 장인이 디자인서부터 생산까지 전 공정을 꼼꼼히 검수하는 시스템을 갖춘 덕이다.

대체 불가능한 사업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고객사(명품)들이 망하지 않는 한 매년 수천억원대 현금을 창출한다. 국내에선 보기 드문 에퀴티 스토리를 갖춘 빅딜이다. 역시 투자자들에게 선명히 각인 될 것이란 전망이다.

◇밸류 2조 이상 전망…'장인 정신' 테마 빅딜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시몬느는 오는 9월 중에 기관수요예측에 나서는 공모일정을 계획하고 있다. 예상 밸류(기업가치)는 2조원 이상이다. 공모액은 전체 상장예정주식수의 20%를 공모할 경우 4000억원, 30%시 6000억원이 되는 초대형IPO다.

IB업계에선 시몬느가 독보적 테마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한다. 공모주 열풍이 시작된 지난해부터 등장한 빅딜들은 대다수 대기업 계열사였거나 업력이 길지 않은 게임이나 바이오기업이었다.

SK그룹에서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 SKIET를, 카카오그룹에선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를 선보였다. 대기업 계열이 아닌 빅딜 중에선 크래프톤(게임)과 하이브(대형기획사)와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바이오) 정도가 주목을 받았다.

시몬느와 같이 오랜 업력을 기반으로 한 ‘장인정신’ 테마는 없었다.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꾸려야 하는 기관투자자들 입장에선 시몬느를 주목할 유인이 크다. 새로우면서도 안정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몬느는 박은관 회장이 1987년 창업했다. 올해로 업력이 34년에 이른다. 글로벌 명품백 ODM 점유율이 10%, 북미 시장은 30%인 세계 1위 사업자다. 마이클코어스(MICHAEL KORS), 코치(COACH)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과거엔 세계 최대 명품업체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와도 거래했다.

안정적인 현금창출능력이 매력적이다. 2017년~2019년 3년 평균 연간매출이 9945억원, 영업이익은 1318억원이다. 평균 당기순이익은 1002억원이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전방시장이 위축되면서 매출 6218억원에 영업이익 467억원, 당기순이익 56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부턴 글로벌 백신 공급 본격화로 턴어라운드가 시작됐다. 올 상반기 매출은 3335억원, 영업이익은 434억원이다. 전년 상반기에 비해 매출(3057억원)은 9.1%, 영업이익(260억원)은 66.9% 증가했다.


◇장인정신, 사업 안정성 직결…고객사와 강력한 결속

시몬느의 ‘장인정신’은 높은 사업 안정성과 직결된다는 것이 IB업계 분석이다. 박 회장이 ‘품질’로 글로벌 ODM시장을 개척한 일화는 유명하다. 박 회장은 창업(1987년) 직후 무작정 미국 명품 제조사 DKNY를 찾아가 공급권을 따냈다. 똑같이 만든 제품을 내놓으며 납품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제안했다.

우수한 품질을 확인한 DKNY는 향후 생산물량을 전체의 60%나 시몬느에 맡겼다. 이후 입소문으로 경쟁 명품사들이 줄줄이 시몬느 고객사로 합류했다. 시몬느는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대량 생산체제를 갖추기 시작했다. 1991년 중국, 1997년 인도네시아, 2009년 베트남 1공장, 2013년 베트남 2공장, 2017년 캄보디아 등으로 생산기지를 확대했다.

이 과정을 가능하게 했던 것이 장인정신이다. 대량생산에도 동일한 ‘품질’을 갖추는데 성공했다. 시몬느는 국내 본사 소속으로만 80여명의 엔지니어를 보유하고 있다. 창업 때부터 박 회장과 함께한 명품백 장인들로 평균 업력이 30년이다.

이들은 디자인 분석부터 생산과 품질까지 전 공정을 검수하는 역할을 한다. 글로벌적으로 현지에 후진 양성도 한다. 현재 현지법인 엔지니어는 1100여명에 달한다. 이들이 수작업으로 직접 만드는 샘플만 연간 10만개에 이른다.

염동춘 시몬느 패턴사 장인(사진:홈페이지)

IB업계 관계자는 “명품의 생명은 품질이기 때문에 모든 고객사가 까다롭다”며 “시몬느가 이 시장에서 수십년 간 1위를 했다는 것 자체가 펀더멘털의 깊이를 말해 준다”고 말했다. 이어 “80여명의 장인들 손맛을 담은 대량생산 체계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이유로 시몬느의 경쟁력은 고객사 입장에선 대체가 불가능하다.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업종 자체의 특성이 있다. 일반적인 제조사들은 ODM 공급사 수를 늘리고 경쟁을 유도해 납품단가를 낮추는 경우가 많다.

반면 명품백은 다르다. 공급사를 늘렸다가 품질이 낮은 제품이 나올 경우 직면할 수 있는 평판 저하가 훨씬 큰 리스크다. 이에 최상위권 ODM 업체만 선호한다. 시몬느가 세계 1위로까지 성장한 배경이다.

시몬느의 장인정신이 높은 사업안정성을 담보하는 이유다. IB업계 관계자는 “명품백 OMD은 고객사와 결속력이 매우 끈끈하고 오랜 시간 지속된다는 특징이 있다. 시몬느 매출 성장과 안정성이 담보돼 있다는 뜻”이라며 “포스트코로나 시대 진입으로 인한 명품백 시장 소비 확대 수혜를 시몬느가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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