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IPO 매력 높이는 역대급 '수급' 유통주식 비중 16%, 올 빅딜 중 최저…상장 후 주가에 긍정적
이경주 기자공개 2021-09-06 11:19:26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3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은 상장 직후 주식 유통물량 비중이 10% 내외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나온 조단위 공모 주자들 가운데 ‘수급’(수요와 공급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 가장 좋은 빅딜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다.수급은 상장 직후 주가흐름을 결정짓는 변수 중 하나다. 유통물량 비중이 높았던 초대어는 주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고 반대의 경우는 따상까지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은 기업가치(밸류)도 합리적이라고 평가받는데다 수급도 역대급이라 투자자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5개 빅딜 중 최저…크래프톤 대비 25%P 낮아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전체 상장예정주식수(8877만3116주)의 16.2%인 1440만주만 상장 직후 유통된다. 유통주식(1440만주)은 모두 공모주주들이 보유하게 될 물량이다. 의무적으로 최소 6개월 보호예수(지분락업)를 해야 하는 최대주주 지분율이 워낙 높아 이 같은 압도적 ‘수급’이 형성됐다.
현대중공업은 코스피 상장사였던 옛 현대중공업이 2019년 6월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해 신설한 회사다. 옛 현대중공업은 한국조선해양으로 이름을 바꿔 중간지주사가 됐다. 때문에 현재 한국조선해양이 현 현대중공업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상장 후엔 공모주주 유입으로 한국조선해양 지분율은 79.7%로 낮아진다. 이외 우리사주조합이 4.1%를 보유한다. 나머지 지분(16.2%)은 모두 공모주주 지분이다.
기관수요예측을 반영하지 않은 현황 기준으론 올해 나온 조 단위 공모 가운데 유통주식 비중이 가장 적다. 올 3월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 유통주식 비중은 25.6%, 5월 상장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24%였다. 8월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27%, 크래프톤은 41.5%에 달했다.
현대중공업은 유일하게 비중이 10%대다. 크래프톤과 비교하면 25.2%포인트 낮다.
◇합리적 밸류 평가…기관 장기확약 기대
기관수요예측을 거치면 현대중공업 유통물량 비중은 더욱 낮아질 수 있다. 공모주주의 보호예수라 할 수 있는 의무보유확약(이하 확약)을 기관들이 걸기 때문이다. 확약 기간은 길게는 6개월, 짧게는 15일이다. 기관은 기간을 길게 걸수록 가점을 받아 더 많은 물량을 배정받는다. 단기 자금회수(엑시트)를 포기하고 물량을 더 받겠다는 의미다.
확약은 공모가 저렴하고 기본 수급도 좋은 매력적인 딜에 많이 걸린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확약 주식이 전체 상장주식수의 14.1%에 달했다. 덕분에 유통주식 비중도 최종 11.5%로 최초(25.6%)대비 크게 하락했다. SKIET 역시 확약 주식비중이 11%에 달해 최종 유통주식 비중은 13%로 낮아졌다.
반면 공모가가 저렴하지 않고 기본 수급도 좋지 않은 딜은 통상 확약 비중도 낮은 경우가 많다. 크래프톤이 이 경우다. 크래프톤은 확약 비중이 5.2%에 불과해 최종 유통주식 비중이 36.2%로 낮아지는데 그쳤다.
현대중공업 역시 매력적인 딜이 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역대급 수급을 갖춘데다 밸류도 합리적이라고 평가받는다. 현대중공업은 공모가 희망밴드 기준 밸류를 4조6162억~5조3263억원으로 제시했는데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8~0.9배에 그치는 밸류다.
일부 기관투자자들은 조선업 평균 PBR이 업황 턴어라운드 효과로 내년 초 1.5~1.7배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중공업 PBR(0.8~0.9배)은 예상치의 절반에 그친다. 내년 초 현대중공업 주가가 공모가 대비 두 배 수준으로 형성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업황 턴어라운드 효과가 실적에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기보단 중장기 투자가 어울린다고 판단했다”며 “3개월 이상 확약을 걸어 베팅 할 계획인데 내년 초 주가가 공모가의 두 배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확약이 많이 걸릴 경우 현대중공업은 올해 유통물량 비중(최종)이 가장 낮은 빅딜로 기록될 수 있다.
◇수급에 주가 희비, 크래프톤 공모가 하회
수급은 상장 직후 주가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변수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증시에서 수요(매수자)보다 공급(매도자)자가 많으면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 반대의 경우 최대 ‘따상’까지 기대한다.
최종 유통물량 비중이 10%대였던 SK바이오사이언스는 따상을 기록했다. 올 3월 18일 공모가 6만5000원으로 상장했는데 당일 공모가 대비 160% 오른 16만9000원으로 마감했다. 현재 주가는 더 높다. 이달 12일 종가는 28만5500원으로 공모가 대비 339.2% 높다. 펀더멘털이 개선된 영향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우월한 수급이 기반이 됐다.
반면 크래프톤은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다. 이달 10일 공모가 49만8000원으로 상장했는데 당일 종가는 공모가 대비 8.8% 낮은 45만4000원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지속 하락해 12일 종가는 40만6000원이다. 공모가 대비 18.5% 낮은 가격이다.
상장 직후 보호예수를 걸지 않은 일부 구주주들이 매도물량을 대거 쏟아낸 영향이다. 크래프톤은 하반기 대형 게임 신작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펀더멘털에 대한 기대감은 높다. 그 만큼 수급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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