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플로 모니터]KT&G, 담배사업 주춤 '부동산 개발'로 현금창출매출 12% 의존 캐시카우 안착, 수익성 '비정기적' 리스크 상존
전효점 기자공개 2021-08-26 07:39:25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4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G는 국내 담배 수요가 십수년 전부터 구조적으로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심해왔다. 전자담배사업과 글로벌 영토 개척을 통해 본업 성장세를 지지하고자 했고 이같은 계획은 어느 정도 들어맞았다.그러나 진정한 성장 견인차가 된 것은 부동산 개발 및 임대 부업이었다. 부동산사업 진가는 특히 글로벌 담배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동지역으로 수출이 급락한 2019년 빛을 발했다.
부동산사업은 그해 전년대비 무려 140% 매출이 증가하면서 일시적인 해외발 실적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돌파구를 제공해줬다. 2017년까지만 해도 전체 매출의 3.8%에 불과하던 부동산 매출 비중이 지난해 11.3%, 올해 상반기 12.1%까지 확대되면서 KT&G의 알짜 사업으로 자리잡았다.
◇본업 능가하는 '알짜 캐시카우' 부동산 사업
KT&G를 비롯한 10개 계열사 가운데 부동산사업을 하는 회사는 총 4곳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부동산 매출은 모회사 KT&G에서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KT&G는 2015년부터 전략적으로 부동산사업을 육성하기 시작했다.
KT&G는 2016년 초 '보유 부동산 가치 극대화', '지속성장기반 강화', '목적사업 인프라 강화' 등 부동산 부문에서 3대 사업 전략을 수립했다. 이 시기까지만 해도 부동산 부문 매출의 기여도는 미미했으나 이후 점차 비중이 확대됐다.
잇단 부동산사업은 민영화 이전 국영 기업 시절부터 보유한 전국의 사업장과 공장 등 자체 보유 부지가 기반이 됐다. 제조기술이 발달하면서 생산이 효율화되자 예전과 같은 넓은 공장이 필요 없어졌다. 이렇게 생기게 된 유휴 부지를 기반으로 개발에 나선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직접 취득하는 투자 부동산 규모도 매년 커졌다. 이어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다수 부동산펀드를 통해 얻는 배당 수익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부동산 개발의 포문을 올린 2015년 KT&G는 해당 부문에서 매출 1440억원, 2016년 1860억원, 2017년 1910억원 등을 기록했다. 2018년에는 부동산 관련 매출이 1780억원에 달했다. 이듬해 4210억원 매출을 올리며 전년대비 137% 고속 성장했다. 2020년에는 매출이 6570억원으로 56% 늘었다.
올해 상반기 말 현재 부동산 부문 매출은 349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4% 증가했다. 수익성도 동반 개선됐다. 2017년까지 20% 미만에 그치던 영업이익률은 2018년 이후 40%를 줄곧 상회하고 있다.
사업 초기 KT&G는 서울 동대문 부지, 전주·대전·안동·대구 부지 등 주로 공장 부지를 활용한 주택 및 상가 분양사업에 집중했다. 또 미근동·대치동 등에서 오피스텔 개발을 마쳤다. 2017년 이후에는 서울 쌍문동 북부지사 자리에 기업형 임대주택을 짓는 뉴스테이 사업을 시작했다. 세종시에서도 복합쇼핑몰 개발을 통한 임대 사업의 포문을 올렸다. 이 시기 씨앗을 뿌려둔 사업들은 2019년을 기점으로 속속 KT&G 재무제표에 수익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다수 사업에서 경험을 축적한 KT&G는 2018년에는 연초 제조창으로 사용되다 유휴부지가 된 경기도 수원 소재 부동산을 주거 및 상업 지역으로 개발하는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수원 사업은 이듬해 1년간 약 3000억원의 매출을 가져다줬다. 지금도 공정에 따라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
KT&G 측은 "수원 부지 개발사업은 마스터플랜에 따라 2블럭, 3블럭 공동주택 및 오피스텔 분양을 완료했고 여전히 일부 공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개발사업' 비정기적 수익 '한계'…지속 가능성은
부동산 개발사업이 지속적인 캐시카우가 돼 줄지는 불투명하다. 본업인 담배 및 건강기능식품 사업의 경우 단번에 큰 폭의 성장이 이뤄지기 어렵고 한계가 명백하지만 영업 현금흐름이 정기적으로 유입되는 장점이 있다.
부동산 개발사업은 반대다. 단번에 큰 수익을 인식할 수 있지만 개발사업 특성상 현금흐름은 비정기적이다. 실적 공백이 없으려면 끊임없이 보유한 부동산을 개발하는 작업이 수반돼야 한다. 또 수익 인식 시점이 특정 시기에 집중되면 실적 편차가 커질 수 있다.
KT&G는 부동산 사업을 안정적으로 가져가기 위해 토지 소유와 개발 방식을 다각화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투자 부동산 취득 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6년 100억원에서 2017년 200억원에 불과하던 투자 부동산 재투자 규모는 2019년 2600억원, 지난해 900억원으로 확대됐다. 영업활동에서 창출된 현금흐름이 2016면 1조5000억원에서 2019년 1조400억원, 지난해 1조2600억원으로 줄어드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올 들어서는 KT&G가 참여한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엄이 지난 달 총 사업비 2조4000억원 규모의 청라의료복합타운 개발 사업 우선협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KT&G도 상당한 미래 수익을 공유할 수 있는 새 프로젝트에 발을 들이게 됐다.
KT&G 관계자는 "부동산 개발사업뿐만 아니라 운영 및 투자 각 분야에서 경쟁력을 향상시켜 지속적인 수익창출 기반을 정착시키고 있다"며 "금융투자의 방식으로 해외 부동산 매입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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