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정비' 집중하는 대한항공, '아이에이티' 어떤 회사 엔진 테스트로 매출 확보, 2023년 실적 반등 기대…P&W 측 다섯번째 이사 활동
유수진 기자공개 2021-08-30 07:41:57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4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앞두고 엔진 정비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미국의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스(UTC)그룹과 손잡고 만든 합작사 아이에이티를 완전(100%) 자회사로 만든다. UTC그룹은 세계 3대 항공기 엔진 제작사 프랫앤휘트니(P&W)의 최대주주다.지분구조가 바뀌면서 이사회 구성원의 변화도 뒤따를 전망이다. 그간 아이에이티 이사회에는 대한항공 뿐 아니라 P&W 소속 임원도 참여해왔다. 대한항공만을 상대로 매출을 올려온 아이에이티가 고객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지도 관심사다.
◇UTIC-ASIA 풋옵션 행사, 11년만에 지분 100% 보유
대한항공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종속회사 아이에이티 지분 13.87%를 추가 취득하기로 결의했다. 해당 지분을 갖고 있던 UTIC-ASIA가 풋옵션을 행사하기로 결정하면서다. 기존 지분 86.13%에 13.87%가 더해지며 아이에이티를 100% 자회사로 둔다.
이날 이사회엔 조원태 회장을 포함한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9명 등 전원이 참석해 찬성표를 던졌다. 이해관계자(아이에이티 대표이사)인 이수근 오퍼레이션(Operation)부문 부사장만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앞서 대한항공은 2010년 12월 UTC그룹의 싱가포르 자회사 UTIC-ASIA와 공동 출자해 아이에이티를 설립했다. 전세계 항공사를 대상으로 항공용 대형엔진 시운전에 대한 정비사업을 펼치기 위해서다. 수차례의 유상증자 등을 거쳐 확정된 최종 지분구조는 대한항공 86.13%(보통주), UTIC-ASIA 13.87%(우선주)다.
양측의 계약에 따라 이달 1일부로 대한항공은 나머지 지분을 우선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 UTA-ASIA는 자사의 지분을 매각할 수 있는 풋옵션 행사가 가능해졌다. UTIC-ASIA는 사실상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이 도래하자마자 지분을 넘겼다.
아이에이티의 대표사업은 엔진 테스트다. 대한항공이 정비한 GE90, PW4090/4168/4170 엔진을 넘겨 받아 최종적으로 성능테스트를 수행한다. 테스트 완료 후 시운전 비용을 대한항공에 청구하는 형태로 매출을 올린다. 유일한 고객사가 대한항공인 셈이다.
규모가 큰 회사는 아니다. 작년 기준 자산총계가 942억원이다. 매출액 15억원, 영업손실 19억원, 당기순손실 125억원을 올렸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다. 2019년엔 매출 52억원에 영업이익 7억원, 당기순이익 2억원 등 흑자를 냈다. 자산규모도 1062억원이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2023년 이후 항공산업이 회복되고 수주사업이 활성화되면 영업실적이 급격히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 상반기 엔진 테스트 실적은 12대로 작년(15대) 대비 줄었지만 하반기 들어 테스트 물량이 늘고 있다. 예상 수주량(24대)을 무난히 넘긴 30~31대가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엔진 정비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출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정비 경쟁력 제고를 위한 투자"라고 말했다.
◇아시아나 인수 시너지 기대, 이사회 구성원 변동 가능성
대한항공이 금호아시아나 계열 항공3사(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를 품으면 보유 항공기 대수가 대폭 늘어나는 만큼 추가적인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시장 상황에 맞춰 일부 노후 기재 등을 반납할 예정이지만 일단 지금보단 대수가 많아진다.
두 항공사는 이미 지난 5월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P&W 엔진 22대(PW4090)에 대한 정비 계약을 체결했다. 20년 간 P&W에 직접 정비를 맡겨왔지만 계약 종료와 함께 대한항공으로 갈아탔다. 계약규모가 2억6000만달러로 국내 항공사간 정비 계약 중 최대다.
그간 주력이었던 여객운송 외 다른 사업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복안으로도 볼 수 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겪으며 사업 다각화의 중요성을 체감했다. 이전까지 '부업'이었던 화물로 어려운 시기를 견디며 불확실성 대비에 대한 니즈가 커졌다.
아이에이티는 지난 4월 정관변경을 통해 기존 제조업(엔진 테스트)에서 사업용 기계 및 장비 임대업, 부동산임대업으로 사업범위를 확대했다. 올 하반기부터 GE90 엔진 분해/조립 공간을 임대해 수익을 확대할 계획이다. 부천에 위치한 엔진정비공장을 2025년 이후 인천으로 이전하며 생기는 부지에서도 임대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대한항공은 90%에 육박한 지분율을 바탕으로 아이에이티에 절대적인 지배력을 행사해왔다. 경영 관련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 이사회 역시 대한항공 소속 인사들이 대부분 차지했다. P&W는 임원 1명을 이사회 멤버로 합류시켜 경영에 관여해 왔다. 향후 대한항공의 100% 자회사가 되는 만큼 이사회 구성에도 변화가 뒤따를 전망이다.
현재 아이에이티 이사회는 사내이사 5명과 감사 1명 등 모두 여섯명으로 꾸려져 있다. 대표이사는 이수근 부사장으로 인하대 항공공학과를 졸업하고 대한항공에서 기술부문 부사장 겸 정비본부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대한항공 소속 황인종 전무와 주규연 상무, 김광은 수석부장이 사내이사로, 서종무 수석부장이 감사로 참여 중이다.
P&W 측 인사는 마이클 에릭 위트먼 아시아 태평양 세일즈 랩이다. 지난 4월 합류해 아직 4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 당시 전임자였던 제프리 에밀 마이너 부사장이 사임하며 남은 임기를 이어 받았다. P&W 측은 2010년 처음 아이에이티가 출범했을 때부터 이사회 한 자리를 차지해왔다. 약 11년 동안 모두 다섯명이 이름을 올렸다.
대한항공이 지분 전량을 보유하면서 P&W 측 인사가 빠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남아있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마이클 에릭 위트먼 이사의 임기는 내년 12월까지지만 이전에 물러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다만 대한항공 관계자는 관련해 "결정된 바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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