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잠식' 마니커, 상폐 모면 '감자·유증' 카드 재무구조개선 선제 조치, 외부 자금조달 '채무상환' 급한 불 끈다
김선호 기자공개 2021-08-27 07:57:19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6일 10: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지홀딩스의 육가공업 계열사 마니커가 적자경영으로 결손금이 누적된 가운데 자본잠식을 벗어나기 위해 무상감자와 유상증자 카드를 꺼냈다. 상장폐지 위기를 직면하지 않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는 해석이다.마니커는 보통주 5주를 1주로 무상병합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25일 공시했다. 감자 기준일은 올해 10월 20일이다. 이로써 보통주는 1억9847만2594주에서 3969만4518주, 자본금은 992억원에서 198억원 규모로 축소된다. 이러한 무상감자가 진행되면 자본잉여금이 증가하고 회계적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효과를 낳는다.
무상감자 후 바로 유상증자가 진행된다. 신주배정 기준일은 10월 29일이다. 재무구조를 개선한 후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해 운영자금과 채무상환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반공모 방식으로 2381만6710주를 발행하고 485억원을 수혈할 방침이다.
이러한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단행하게 된 배경에는 누적된 결손금이 있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마니커의 결손금은 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9.7% 증가했다. 2019년부터 적자경영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물류파동으로 공장 생산이 일시적으로 중단돼 손실이 커졌다.
매출은 매년 2000억원대를 기록하면서 정체기에 빠져 있다. 결손금을 털어낼 수 있을 만큼의 실적 개선을 당장에 이뤄내기 힘든 가운데 부채총계도 2019년을 기점으로 다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67.2%에서 올해 상반기 194.8%로 높아졌다.
지속적인 출혈에 따른 결손금 누적과 재무 악화까지 겹친 상황에서 마니커의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자본금을 줄여서라고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했고 부족한 자금을 유상증자로 다시 채워 넣어야 했던 셈이다.
무상감자는 자본금의 축소로 이어지지만 그만큼 자본잉여금이 늘어나 결손금을 상쇄하고 자본잠식을 벗어나는 방식으로 활용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기준 마니커의 자본은 37% 잠식된 것으로 나타나지만 무상감자 후 마이너스(-) 217%로 개선된다.
이러한 재무구조이 진행되더라도 자본총계는 변하지 않는다. 결손금도 변하지 않고 상환해야 되는 부채도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다. 회계적으로 재무상태를 개선했더라도 부족한 현금을 다시 채워 넣어야지만 실질적인 재무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유상증자로 모집하는 자금규모는 485억원이다. 그중 채무상환자금으로만 3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상반기 말 총 금융부채는 1166억원으로 1년 내 상환해야 되는 단기차입금만 670억원이다. 유상증자와 남은 현금으로 일단 급한 불부터 꺼야 했던 것으로 보인다.
마니커 관계자는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이 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2년 동안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상장이 폐지될 위험성도 있다”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어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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