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씨엔씨, 지엠홀딩스 합병 장애물 ‘RCPS' 대주주 유사업종 시너지 '볼트온전략', 전환상환우선주 가치 뚝 재무 부담
김선호 기자공개 2021-08-30 07:37:11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7일 0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사모펀드 IMM그룹에 인수된 화장품 업체 에이블씨엔씨가 관리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화를 위해 자회사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비슷한 시기 계열로 편입된 지엠홀딩스도 제아H&B에 이어 합병될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전환상환우선주(RCPS)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에이블씨엔씨는 최대주주가 국내 사모펀드 IMM그룹으로 변경된 2017년 이후 ‘볼트온 전략’을 본격적으로 실행해나갔다. 볼트온 전략은 유사 업종 기업을 인수해 외형을 확장시키고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투자 기법을 의미한다.
2018년 ‘코 팩’으로 유명한 미팩토리를 324억원, 2019년 색조 화장품 수입업체 제아H&B와 지엠홀딩스 지분 60%를 각각 552억원과 400억원에 취득했다. 2018년과 2019년 유상증자로 마련한 1089억원의 자금을 인수합병(M&A)을 위한 실탄으로 활용했다.
이와 함께 화장품 로드숍 ‘미샤’를 단독 브랜드 점포에서 멀티숍 ‘눙크’로 전환해나갔고 지난해에는 자체 온라인 플랫폼 ‘마이눙크닷컴’을 오픈했다. M&A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온·오프라인 채널을 재조정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이러한 볼트온 전략은 지난해 코로나19라는 외부 악재에 직면하면서 기대만큼의 실적을 거두지 못했다. 에이블씨엔씨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7.2% 감소한 3075억원, 영업손실은 68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적자전환했다.
자회사 제아H&B와 지엠홀딩스의 실적도 덩달아 저하됐다. 때문에 계약 조건에 양사의 남은 지분을 사실상 헐값에 매입했다. 실적을 반영해 가격을 재책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총 인수가를 최초 각각 920억원, 583억원으로 예상했지만 지난해 477억원, 385억원으로 거래됐다.
그중 제아H&B는 최근 모기업 에이블씨엔씨에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제아H&B는 적자가 누적되고 있으며 부채총액이 자산총액을 넘어서 지난해 자본총계 마이너스(-) 51억원을 기록했다. 흡수합병으로 관리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화를 이뤄내야만 했다.
이와 같은 위기에 처해 있는 자회사가 바로 지엠홀딩스다. 올해 2분기 기준 에이블씨엔씨의 종속기업은 10곳으로 그중 6곳이 국내에 위치해 있다. 9월 30일이 합병기일인 제아H&B를 제외할 경우 국내에 소재한 자회사 중 지엠홀딩스의 부채가 가장 크다.
지엠홀딩스 또한 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자산총액에서 부채총액을 뺀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43억원이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1.6% 감소하기는 했지만 출혈이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제아H&B와 같이 지엠홀딩스도 흡수합병할 경우 관리비용 등을 절감해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에이블씨엔씨 측은 지분구조가 상이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흡수합병을 진행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인수를 종료하면서 제아H&B와 지엠홀딩스의 보통주 기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지엠홀딩스에 남아 있는 전환상환우선주부채가 제아H&B와 같이 흡수합병을 할 수 없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엠홀딩스는 에이블씨엔씨에 인수되기 이전 2015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전환상환우선주를 발행했다. 총 발행가액은 각각 10억원, 20억원으로 합산 총 30억원 규모다. 그러나 가치 하락으로 상반기의 장부금액은 총 15억원으로 낮아졌다.
에이블씨엔씨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전환상환우선주의 존속기간은 최초발행일로부터 10년 동안이다. 존속 기간 중 전부 또는 일부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고 존속기간이 종료되면 자동으로 전환되는 방식이다.
이를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에이블씨엔씨가 지엠홀딩스를 흡수합병하기 힘들다는 의미다. 또한 합병하려면 지엠홀딩스 총 인수가 385억원에 더해 추가 자금이 필요한 셈이다. 적자경영 중인 에이블씨엔씨로서는 이조차 부담으로 작용한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제아H&B와 지엠홀딩스는 같은 화장품 업체로서 사업이 유사하지만 지분구조가 상이하다”며 “지엠홀딩스의 흡수합병 계획은 아직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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