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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中길림은행 투자손실 '원칙적 회계처리 탓' 3340억 충당금 적립, 이익잉여금→지분법손실 상계…달라진 방식 눈길

김현정 기자공개 2021-08-31 07:15:13

이 기사는 2021년 08월 30일 15: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은행이 올 상반기 이전과 다소 달라진 회계처리를 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관계회사 중국 길림은행의 경영실적을 가져오는 과정에 '이익잉여금 감소' 항목을 '지분법 손실'로 처리했다. 손실을 감내하면서도 보다 실질에 가까운 '원칙적 회계처리'를 감행했다는 평이다.

하나은행 2021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길림은행 투자 지분 관련 지분법 손실 205억원을 계상했다. 길림은행이 올 상반기 대규모 순이익을 기록했음에도 지분법 '손실'을 처리한 이례적인 상황이다.

우선 하나은행은 길림은행 지분 11.92% 정도를 보유하고 있지만 해당 지분에 대해서 지분법을 적용하고 있다. 지분법은 피투자회사의 순이익, 자본변동을 지분율 만큼 끌어와 모회사(투자회사)의 경영실적에 반영하는 것이다.

통상 지분율 20% 이상인 곳에 지분법을 적용한다. 다만 지분율이 20% 미만라도 이사회 등 의사결정기구에 참여하는 등 유의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투자자라면 지분법을 적용해야 한다. 하나은행의 경우 길림은행 이사회에 참여하면서 유의적인 영향력을 행사 중이다.

길림은행 투자는 지금까지도 하나은행의 해외 투자 성공 사례로 꼽힌다. 꾸준한 이익 창출을 통해 하나은행에 매해 200억~300억원대 투자이익(지분법이익)을 안겨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길림은행은 작년 순이익 2111억원을 냈다. 이를 바탕으로 하나은행은 길림은행으로부터 작년 284억원 규모의 지분법 이익을 인식했다. 관계기업 중 가장 큰 규모의 영업외이익을 가져다준 셈이다.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으로부터 얻은 지분법이익이 그 다음 규모(204억원)다.

*감사보고서 참조. 단위 백만원.
올해 상반기에도 길림은행은 161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기존 회계처리라면 하나은행에 193억원 정도의 지분법이익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정작 길림은행 투자지분과 관련된 205억원 규모의 지분법 손실을 계상했다.

이는 길림은행 자체의 충당금 처리 문제로 발생한 회계이슈였다. 길림은행은 올해부터 적용되는 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충당금 추가 적립분이 발생했고 이를 이익잉여금 감소로 처리했다.

하나은행은 이를 이익잉여금 감소가 아닌 비용 처리로 반영하는 게 맞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통상 국내 법인들은 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면 대손비용을 인식해 손익 계정으로 유입시킨다. 이익잉여금 감소로 처리하면 본사인 하나은행의 당기손익에 영향을 주지 않게 된다. 한 마디로 하나은행은 길림은행이 처리한 3340억원가량의 이익잉여금 감소를 그대로 ‘지분법 이익잉여금’ 부의계정 398억원으로 처리했어도 됐다.

하지만 하나은행은 보다 '실질에 가까운 회계처리'를 위해 이를 비용처리로 반영했다는 후문이다. 다만 그 비용도 205억원 가량에 그쳐서 하나은행의 손익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가끔 중국에서 이런 식으로 회계처리를 한다”며 “피투자회사가 자본 감소로 회계처리하면 투자회사도 자본 감소로 그대로 반영하는 게 보통이지만 하나은행의 자의든, 하나은행 감사인의 뜻이든 하나은행은 은행 전체 이익을 해치더라도 보다 국내 실정에 맞는 회계처리를 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2010년 한국 교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중국 동북 3성 지역 내 기반을 갖추기 위해 길림은행 지분 18%%를 확보해 투자를 시작했다.

'중국통'으로 꼽히는 지성규 하나금융 부회장이 2013년 길림은행 부행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2대 주주 자격으로 길림은행 부행장은 계속 하나은행 출신이 맡고 있다.

다만 최근 몇년 길림은행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는 추세다. 중국 현지법인과 피투자기업의 순익이 감소하면서 중국 투자에 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중국이 워낙 당국의 규제가 복잡하고 변동폭이 큰 곳이기도 하다.

하나은행은 2020년 이후 줄곧 길림은행이 진행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아 지분율이 18%에서 11.92%까지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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