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종목 피하자" 일부 바이오텍 자본 확충 불가피 [특례 만료 바이오텍 점검]①아스타·올릭스 세전 손실 예의주시, 유바이오·피씨엘은 회계 비용 부담
심아란 기자공개 2021-09-09 07:44:54
[편집자주]
기술특례제도는 벤처기업의 코스닥 입성 문턱을 낮춰준 제도다. 기술력은 있지만 매출은 더디게 나오는 바이오 기업들이 주로 활용했다. 거래소는 상장 후 3년간 사후 관리도 면제해준다. 특례 기간이 끝난 바이오 기업들의 현 주소는 어떨까. 특례를 받는 기간 동안 제대로 실적을 내지 못한 기업이 대다수다. 적자가 지속되는 탓에 자본을 제대로 확충하지 못하면 관리종목 진입도 불가피하다. 더벨은 특례 기간이 경과한 바이오테크의 현주소와 미래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8일 16: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 기업들이 상장 이후 가장 예의주시하는 코스닥 관리종목 지정 요건은 '세전 손실'이다. 최근 3개 사업연도 중 2회 이상 세전 손실이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지정 후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상장폐지 요건에 부합해진다.거래소는 바이오 기업과 같은 기술성장기업에 한해 상장 후 3년간 지정 유예 기간을 제공한다. 연구개발 기업 특성상 이익 창출을 통한 자본금을 쌓기 어려운 사정을 고려한 조치다. 그러나 3년 역시 유의미한 이익 창출로 손실을 제어하기에 넉넉한 시간은 아니다. 따라서 면제 기간 종료가 다가오는 바이오텍은 대부분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 확충을 시도한다.
올해부터 세전 손실 관련 관리종목 지정 요건을 적용 받는 바이오 기업은 총 7곳이다. 상반기 기준 손실 규모가 큰 업체는 올릭스가 손꼽혔다. 지난해 유예 기간이 종료된 아스타는 자기자본을 늘릴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와 피씨엘은 자본 조달로 유동성은 확보했으나 회계상 비용 부담에 지표는 나빠진 모습을 보였다.
◇올해 작년 대비 탄탄한 업체들 포진…올릭스 손실 규모 주목
올해부터 세전 손실액 기준 관리종목 지정 유예 기간이 종료되는 바이오 기업은 휴마시스, 엔지켐생명과학, 오스테오닉, EDGC, 아이큐어, 올릭스, 바이오솔루션 등 7개사다. 상반기 기준 세전 손실이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고 있는 업체는 없다.
수치에 위험이 감지되는 업체는 올릭스 정도다. 지난해 425억원의 대규모 조달을 마쳤지만 연구개발비가 늘어나며 증자 효과가 상쇄됐다. RNA 간섭 플랫폼 기반 난치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올릭스는 6월 말까지 141억원의 세전 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불어난 규모다. 올해 상반기 자기자본(352억원) 대비 손실액은 40%를 기록했다.
전환사채(CB)의 보통주 전환에 따른 자본금 증가는 기대해 볼 수 있다. 올릭스는 290억원 규모의 미상환 CB가 존재한다. 이는 올해 11월 말부터 보통주로 전환될 수 있다. 주가 흐름이 행사가보다 높게 형성될 경우 투자자들이 전환권을 선택할 개연성은 높다. 현재는 행사가가 시가보다 20% 이상 저렴하다.
작년에 면제 기간이 끝난 특례 상장 업체들과 비교하면 올해는 상대적으로 탄탄한 편이다. 지난해 지엘팜텍, 얼라인드, 퓨쳐켐, 신라젠, 애니젠, 유바이오로직스, 피씨엘, 아스타, 앱클론 등 총 9개사가 세전 손실 관련 관리종목 지정 유예 기간이 종료됐다. 이 중 퓨쳐켐(53%), 신라젠(209%), 유바이오로직스(63%), 아스타(172%) 등 4개 업체는 세전 손실 규모가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했다.
퓨쳐켐은 미상환 CB가 보통주로 전환되며 관리 종목 지정 우려를 해소했다. 신라젠과 유바이오로직스는 각각 1000억원, 528억원의 유상증자를 마쳤다.
◇아스타 유증 여부 촉각…유바이오로직스 파생상품 평가손실은 변수
자본 확충 가능성이 감지되는 곳은 아스타가 지목된다. 암 진단 시스템 개발사인 아스타는 2017년 상장해 이듬해 164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한 이력이 있다. 다만 지속되는 R&D와 손실 확대에 자본금이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세전 손실 규모는 111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172%를 기록했다. 올해도 세전 손실 규모가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면 관리종목 지정 요건에 가까워진다. 상반기까지는 42%를 기록 중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226억원의 파생상품평가손실이 변수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에 주가가 치솟으면서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전환권 가치가 커진 데 영향을 받았다. 실질적인 현금 유출은 없지만 회계상 자본잉여금 감소로 인해 자기자본이 줄었다. 올해 상반기 세전 손실 규모는 자본금의 43%를 나타내고 있다.
피씨엘도 유바이오로직스와 처지가 비슷하다. CB로 인해 115억원의 파생상품 평가손실을 기록하면서 자기자본이 크게 줄었다. 6월 말 기준 세전 손실액이 자본금 대비 825%를 기록하고 있다. 피씨엘은 지난해 관리종목 지정 유예 기간이 종료된 상태다.
시장 관계자는 "바이오 기업은 지속적으로 비용이 나가는 구조적 특성상 유상증자 등의 자금 조달이 필수적"이라며 "보유 자금 안에서 비용을 충당하고 최대주주 지분율 등을 잘 관리하는 것도 R&D 못지 않게 중요한 역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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