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양질 투자자 포섭…한국물 위상 높였다 [Deal Story]3억달러 그린본드, 21억달러 몰려…안전자산 자리매김, 우량 기관 비중 높여
피혜림 기자공개 2021-09-23 07:46:47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7일 07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전력공사가 3억달러 규모의 그린본드(Green bond) 발행에 성공했다. 이번 조달로 한국전력공사는 중앙은행·국제기구·국부펀드 등 우량 기관을 대거 포섭하는 등 달라진 위상을 드러냈다. 안전자산으로서의 입지를 굳혀 한국물(Korean Paper) 위상을 드높인 모습이다.금리 절감 효과 역시 톡톡히 누렸다. 3억달러라는 비교적 적은 물량 탓에 기관들의 사자 행렬이 더욱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투심에 힘입어 한국전력공사는 사상 최저 금리를 달성했다. 꾸준한 그린본드 발행으로 환경 리스크를 완화시킨 건 덤이었다.
◇한국전력공사, 뜨거운 투심 확인…글로벌 우량 기관 호응
한국전력공사는 오는 24일(납입일 기준) 3억달러 규모의 유로본드(RegS)를 발행한다. 15일 아시아와 유럽 시장에서 진행한 북빌딩(수요예측)에서 21억달러에 달하는 주문을 확보한 결과다. 트랜치(tranche)는 5년 고정금리부채권(FXD)이다.
한국전력공사 채권에 대한 기관들의 신뢰는 견고했다. 북빌딩에 참여한 최고 주문량이 모집액의 9배에 해당하는 27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물론, 안전자산 투자에 집중하는 우량 기관의 참여가 두드러졌다는 후문이다.
우량 투자자로 꼽히는 중앙은행·국제기구국부펀드(SWF), 국제기구가 가져간 물량은 31%에 달했다. 은행에 배정된 물량을 더할 경우 해당 비중은 73%로 가량으로 더욱 증가한다. 이들 대부분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하다는 점에서 한국전력공사 채권의 달라진 위상이 드러난다.
과거 글로벌 우량 기관은 한국수출입은행과 KDB산업은행 등 국책은행 정도의 물량만을 가져가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한국물에 대한 위상이 높아지자 국책은행에서 인프라 관련 공기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점차 한국물에 대한 투자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채권의 경우 기관들의 물량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한국물 시장의 마지막 공기업(국책은행 제외) 채권 발행으로 거론된 데다 최소 벤치마크 사이즈인 3억달러를 찍는 데 불과했기 때문이다.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턱없이 모자란 탓에 기관들의 투심은 더욱 뜨거워졌다.
◇금리 절감 효과 배가, 그린본드로 친환경 이미지 제고
글로벌 기관의 공격적인 '사자 행렬'에 힘입어 최저 가산금리(스프레드)를 달성했다. 당초 이니셜 가이던스(IPG, 최초제시금리)로 미국 5년물 국채금리에 75bp를 가산한 수준을 제시했으나 이를 40bp까지 끌어내렸다. 이에 따른 쿠폰 금리는 1.125%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에도 한국물 시장을 찾아 사상 최저 금리를 달성했다. 당시 북빌딩을 통해 확정한 5년물 발행 스프레드는 75bp 수준이었다. 이후 지속된 저금리 기조 등을 바탕으로 이번 조달에서도 스프레드를 대거 감축한 모습이다. .
그린본드(Green bond)로 친환경 이미지를 부각한 점 역시 글로벌 기관 투심을 높인 요소로 꼽힌다. 한국전력공사는 2019년부터 매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그린본드를 발행하고 있다. 과거 해외 석탄발전소 투자 등에 대한 리스크가 드러나기도 했다는 점에서 그린본드 조달을 통한 친환경 이미지 제고 효과를 톡톡히 누린 셈이다.
더욱이 해외 선호도가 높은 그린본드를 택한 점 역시 주효했다. 소셜본드(social bond)·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에 대한 친숙도가 높은 국내와 달리, 글로벌 시장에서는 기후변화와 직결된 그린본드를 더욱 선호한다. 해외 시장에 적합한 형태의 ESG 조달로 글로벌 사회적책임투자(SRI) 기관을 포섭하는 데에 앞장서고 있다.
한국전력공사의 국제 신용등급은 AA급 수준이다. 무디스와 S&P, 피치는 한국전력공사에 각각 Aa2, AA, AA-를 부여하고 있다.
이번 딜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크레디아그리콜, HSBC가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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