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9월 27일 14: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골프장회원권의 몸값이 급등하면서 가족간 증여·양도를 고려하는 자산가들도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골프장회원권 증여·양도 시에는 부동산 등 다른 재산과 묶는 일괄 양도를 활용하면 절세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가을시즌까지 골프장회원권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증여·양도 시기를 관망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권유하고 있다.

◇골프장회원권, 일괄 양도방식 채택 잦아…공제·환급요건 꼼꼼히 따져야

골프장회원권 증여와 양도에서 가장 많이 채택되는 절세 방법은 일괄 양도다. 보통 골프장회원권을 증여·양도하는 자산가는 골프장회원권만 가족에게 넘기지 않기 때문에 각 자산의 손실과 이득분을 따져 일괄 양도를 택한다.

예를 들어 취득 대비 손실이 난 부동산 자산과 합산하거나, 고점에 취득해 현 시점 손해인 골프장회원권을 이득을 본 부동산 자산과 합하는 식이다.

양도하는 쪽의 양도소득세 합산 기준시점도 따져야 한다. 합산 기준이 1년인 만큼 골프장회원권을 파는 시점에서 1년 이내로 자산을 매각해 차익을 봤다면 다음 해에 골프장회원권을 넘기는 편이 절세요건에 부합한다.

증여의 경우 세율은 정해져있기 때문에 가족간 증여시 공제액 확인이 필수다. 증여재산 공제는 배우자 공제와 직계존비속, 기타 친족 등으로 나뉜다. 배우자 공제액이 6억원으로 가장 높다. 직계존비속은 5000만원, 기타 친족은 1000만원 한도다.

골프장회원권은 장기보유 특별공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부동산의 경우 보유기간이 3년 이상인 토지나 건물에 대해 일정액을 공제해 양도소득세를 계산한다. 골프장회원권도 같은 기준이 적용되는 것으로 오해하는 자산가도 종종 있다.

법인간 거래 시에는 부과세 환급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골프장회원권의 부과세는 10%다. 국세청이 골프장회원권을 준 사치품으로 분류해 별도의 부과세가 붙는다. 예컨대 1억원의 회원권을 판매하는 골프장이 부과세를 고려해 법인에 1억1000만원에 회원권을 판다면 1000만원은 돌려받을 수 없어 손실금액으로 처리해야 한다.

골프장회원권의 기준시가는 활용되지 않는 분위기다. 골프장회원권 기준시가는 연초 1회 지방세 납부 시스템 '위택스'를 통해 고지된다.

골프장회원권 증여·양도는 실거래가액을 기준으로 부과된다. 골프장회원권의 시세를 파악하기 어려울 때는 앞선 매매실례와 감정가, 환산실거래, 기준시가 등을 고려하는데 이 단계까지 진행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게 전문가의 견해다. 연초 한번 고지되는 만큼 최근처럼 골프장회원권 가격이 급등하는 시기에는 기준시가와 실거래가가 크게 동떨어져있다.

이현균 에이스회원권 애널리스트는 "시가표준액이 공식적으로 고지된 시점이 2000년대 초반으로 벌써 20년이 흘렀고 대부분의 골프장회원권이 손바뀜이 있었기 때문에 당시 시가조회를 할 필요성이 있지 않다면 특별히 활용되지는 않는 지표"라고 말했다.

◇골프장회원권 상승세 지속, 몸값 올리는 '가을시즌' 관망 추천

골프장회원권을 증여·양도하는 시기도 잘 택해야 한다. 특히 최근처럼 골프장회원권 가격이 급등한 시기에는 매각은 물론 증여·양도도 관망해야 한다고 전문가는 제언했다.


골프장회원권 가격은 지난해부터 이어온 급등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가을시즌을 맞아 가격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골프장회원권 가격 흐름을 보여주는 에이스회원권(ACEPI) 지수는 2019년 말 825포인트(P)에서 이달 1160P까지 급상승했다.

황제회원권으로 불리는 남부와 이스트밸리 회원권의 가격은 내달 중순께 20억원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 남부의 가격이 연초대비 46.15%, 이스트밸리의 가격이 연초대비 30.28% 상승했다. 10억원 이상 30억원 미만 증여세율은 40%로 20억원의 회원권을 기준으로 단순계산하면 8억원가량의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이현균 애널리스트는 "골프장회원권 가격이 오르는 타이밍이고 가을시즌에 따른 기대감도 상당하기 때문에 매도도 신중을 기해 진행해야 한다"며 "골프장회원권은 전적으로 투자만 하는 상품이 아닌 보유하면 활용할 수 있는 상품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 시장 상황을 지켜보다 증여·양도를 결정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일부 자산가들은 위험을 감안하고 '급매' 방식을 택하기도 한다. 부동산 급매처럼 가격을 시세보다 다소 낮춰 판매하면서 급매 명목을 이용한다는 전언이다. 다만 일부 자산가들의 세태일뿐 권할만한 방법은 아니라고 관계자는 조언했다.

WM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가족간 골프장회원권 증여나 양도를 원하는 자산가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주제는 절세"라며 "다만 최근에는 너무 리스크가 높은 방안보다는 사회적으로 허용 가능한 수준을 바라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어 "부동산도 가족간 거래에 급매 개념을 적용하는 것처럼 골프장회원권도 급매 명목으로 가격을 낮춰 판매하는 방식으로 양도하는 경우가 있다"며 "허용범위는 시세의 10% 정도"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