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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청년의 도전' 이랜드의 초심 찾기

이효범 기자공개 2021-10-21 08:05:37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0일 07: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드 코로나'를 앞두고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기업 중 하나가 이랜드다. 특히 유통업계에서 정기인사를 앞당기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데 이랜드는 한발 앞서 주요 인사를 이미 마무리했다. 핵심은 '3040세대' CEO(최고경영책임자) 발탁이다. 젊은 경영인을 앞세운 파격인사로 변화의 신호탄을 쐈다.

1980년 이랜드그룹의 시작점은 젊은 청년의 도전 그 자체였다. 희귀병인 '근육무력증'을 앓던 박성수 회장은 원래 건축학도다. 전공과 달리 이화여대 앞 보세 옷가게 ‘잉글랜드’를 열었다. 28세에 취업을 뒤로한 채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다. 박 회장은 잉글랜드를 법인화한 이랜드를 설립해 브렌따노, 헌트 등을 잇따라 성공시켰다.

젊은 청년의 도전은 이랜드의 DNA로 뿌리내렸다. 신규 브랜드를 키워내는 안목과 노하우는 이랜드의 핵심 경쟁력으로 점차 자리매김했다. 시장에서도 이같은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에도 이랜드월드에 대한 신용평가 보고서에 '신규 브랜드를 단기간 내 볼륨화에 성공시키는 기획력과 브랜드 관리능력이 인정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해외에서 들여온 브랜드를 우리나라에 현지화하는 능력도 빼놓을 수 없는 경쟁력이다. 1990년대 푸마 국내 판권을 확보한 이후 2000년대 초반 내놓은 운동화 '스피드캣'으로 연 매출 1000억원의 대박을 쳤다. 또 국내에 들여온 뉴발란스를 흥행시킨데 이어 중국 시장으로 판매망을 넓힐 정도로 경쟁력을 증명해왔다.

그러나 이랜드그룹은 한때 M&A를 성장동력으로 삼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 패션업 뿐만 아니라 유통채널 확장에 주력했다. 저돌적인 사세확장의 반대급부로 재무부담이 커졌다. 이랜드월드의 2010년말 부채비율은 400%를 훌쩍 웃돌았다. 시장에서는 이랜드그룹의 존폐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았던 시기다.

이후 유동성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도 공들여 키워온 브랜드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랜드그룹은 2017년 티니위니, 모던하우스를 매각했고 2019년 케이스위스를 처분했다. 매각대금으로 부채를 상환하면서 2018~2019년 연말 이랜드월드는 연결기준 부채비율을 170% 수준으로 개선시켰다.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창립 40주년을 맞이하면서 재도약을 다짐했다. 코로나19 확산이라는 돌발변수로 기존 경영계획에 차질을 빚긴 했지만 '잘할 수 있는 일'에 더욱 집중한다는 대원칙에는 변화를 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그룹이 안정적으로 성장해온 1980~90년대 당시 경영진 역시 3040세대였다. 올들어 젊은 경영인을 발탁한 인사 역시 창업 초기에 넘쳤던 패기와 트렌드를 읽는 선구안을 보완하고자 하는 기대감이 녹아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이랜드의 변화상이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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