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호텔·LS네트웍스, QIB 원화 조달…캠코 영향 '톡톡' [Market Watch]국내기업 3년 만에 등장, 각 400억 규모…근저당권 설정 방식 '주목'
이지혜 기자공개 2021-11-03 08:11:19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1일 07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QIB(적격기관투자자, Qualified Institutional Buyer)시장에 발걸음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LS네트웍스에 이어 조선호텔앤리조트까지 QIB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2019년 이후 2년 만에 기업 두 곳이 잇달아 등장했다. 국내기업이 원화로 QIB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한 지는 3년 만이다.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영향이 적잖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기존 공모발행 외에 QIB시장을 통한 사모발행 방식을 추가했다. 담보부사채 지원요건을 풀어주고 지원규모도 확대했다. 공모채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A급 이하 발행사의 문의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선호텔·LS네트웍스, QIB시장서 자금 조달…금리 메리트 부각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조선호텔앤리조트가 10월27일 QIB시장에서 400억원을 조달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지급보증을 서고 신한금융투자가 대표주관업무를 맡았다. 올 들어 두 번째 사례다. LS네트웍스도 올 7월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지급보증 아래 QIB시장에서 400억원을 조달했다.
QIB제도는 적격기관투자자만 참여할 수 있는 시장이다. 공시에 부담을 느끼는 중소·중견기업과 외국기업에게 자금조달의 편의를 제공하고자 마련된 제도다. 적격기관투자자로 보험사와 은행, 연기금 등이 있다.
조선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금리조건이 좋다고 판단해 담보부사채를 활용해 QIB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했다”며 “공시의무 등 각종 규제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QIB시장은 공모와 사모의 중간형태로 볼 수 있다. 공시의무가 일부 면제됐으며 사모채와 달리 전매제한 조치도 없다. 공모채와 비교해 발행기간도 짧고 조달비용도 낮다. 규제담당기관도 공모채는 금융감독원이지만 QIB시장은 금융투자협회가 맡고 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이번 자금을 2.536%에 조달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지급보증을 선 덕분에 3년물 AAA급 회사채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유효 신용등급이 A2-로 단기물밖에 없다. 장기 신용등급 A-에 해당한다.
지급보증 수수료를 고려해도 조달금리가 낮은 편이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한국자산관리공사에 연간 30bp 수준의 지급보증수수료를 지불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27일 기준 A- 회사채의 등급민평은 3.457%다.
조선호텔앤리조트에 앞서 자금을 조달한 LS네트웍스도 금리상 이점을 누렸다. LS네트웍스는 당시 담보부사채를 2.1%에 발행했다. LS네트웍스의 장기 신용등급은 BBB+다. 당시 BBB+ 등급민평금리가 5%를 넘은 점을 고려하면 차이가 크다.
◇QIB 담보부사채 발행 늘까, 자산관리공사 '촉각'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지급보증 아래 QIB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이 늘어날 수도 있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조선호텔앤리조트와 LS네트웍스에 앞서 QIB시장에서 국내기업이 원화로 자금을 조달한 사례는 3년 전”이라며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지원요건을 완화한 데다 A급 이하 공모채 시장이 얼어붙은 만큼 조달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QIB시장에서 원화로 자금을 조달한 기업은 극히 적다. 2020년 이전에는 2018년 재플, 2019년 동방해외유한공사뿐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올 3월 공모채가 아니더라도 QIB시장을 통해 사모채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한계기업이 아니거나 영업현금흐름이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지 않은 BBB- 이상 기업으로 허들을 낮췄다. 신용공여 한도도 A- 이상은 500억원, BBB급은 400억원으로 확대했다. 종전에는 300억원으로 일괄 적용해왔다.
특히 담보설정 방식이 눈에 띈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부동산 신탁 방식 외에 저당권 설정방식도 추가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첫 사례다.
한국자산관리공사 관계자는 “신탁 방식을 활용하면 담보물의 소유권이 바뀌지만 저당권을 설정하면 발행사가 소유권을 지킬 수 있다”며 “담보물과 관련해 발행사가 권리를 행사하는 데 제약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부산 웨스틴조선호텔 부지를 담보의 목적물로 삼고 여기에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LS네트웍스는 부동산 신탁 방식을 취했다.
QIB시장에서 담보부사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신탁 방식은 그동안 담보부사채를 활용해 QIB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제약이 되어 왔다”며 “조선호텔앤리조트를 기점으로 BBB급, A급 발행사가 공모채 외의 대안을 마련하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에스엔이바이오, 엑소좀 급성뇌경색 치료제 임상 승인
- [영상]동양·ABL생명 품는 우리금융, 통합 후 유상증자 계획한 배경은
- [경동나비엔은 지금]보일러·온수기 노하우, '240조 시장' HVAC에 녹인다
- [LG그룹 로봇사업 점검]LG CNS, 물류 사업 고도화 'AMR 도입' 초읽기
- [Korean Paper]코레일, 관세 전쟁 속 한국물 복귀전 나선다
- [유증&디테일]'초음파 DDS 선두' 아이엠지티, 임상시험 150억 조달
- 엠케이전자, '반도체 후공정 1위' ASE 어워드 수상
- [AACR 2025 프리뷰]신약 개발 속도내는 제이인츠바이오, 연구 2건 출격
- [AACR 2025 프리뷰]국내 항암 신약 투톱 유한양행·한미약품, '최다' 기록 쓴다
- 뉴로바이오젠, 6.5조 L/O에 1% 마일스톤…상업화 '관건'
이지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소형 콘텐츠사 톺아보기]임영웅의 물고기뮤직, 1인 보폭 축소에 수익 급감
- 'SLL중앙 기대감' 콘텐트리중앙 CB 발행 순풍
- 카카오엔터, 스토리사업 대통합…신임 부문장에 박정서
- [Company Watch]더블랙레이블 , 로제 <아파트> 흥행에도 수익성 악화
- 카카오엔터, 분할매각 가능성 '스토리 지킬까'
- [Company Watch]테크 전략의 핵심 하이브IM, 적자에도 '5000억 밸류'
- [이사회 분석]하이브, '대기업 리스크 대응' 사외이사진 재편
- [상호관세 후폭풍]쇼크에도 K팝 엔터주는 '웃었다'
- [탈한한령 훈풍 부는 콘텐츠기업들]잠잠한 듯했는데…JYP엔터의 중국 굴기 '반격 노린다'
- 엔터4사 주총, 말의 온도와 숫자의 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