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가전 리포트]부방에 거물급 사외이사들이 모인 이유②이동건 회장과의 대외활동 인연 눈길…이사회 정원 절반 '과잉인력'
손현지 기자공개 2021-11-09 07:30:30
[편집자주]
중견 가전업체들의 입지가 한층 넓어졌다. 코로나19가 야기한 '집콕열풍', '보복소비'로 이전에 없던 고가의 가전까지 수요가 늘어났다. e커머스 발전으로 온라인 매출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렌털, 홈쇼핑, 해외 진출 등 신수익원을 위한 비즈니스 기회들도 속속 생겨난다. 소비트렌드 변화에 맞닥뜨린 중견 가전업체들의 경영전략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3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동건 부방 회장(사진)은 여느 CEO들에 비해 대외적 활동이 활발한 인물로 평가된다. 국제로타리클럽을 비롯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유엔글로벌컴팩트(UNGC) 한국협회 등 국제기구에서 활약하며 탄탄한 국내외 네트워크를 거느린 것으로 유명하다.활동 범위도 넓다. 대한적십자사 중앙위원, 한국국제협력단 자문위원, 부산 염색공단 이사장, 서울은행 이사, 연세대 사회과학부 동창회장, 서울고등학교 총동창회 등에서 다양한 네트워크를 쌓아왔다.
광범위한 인맥 덕분일까. 부방의 사외이사 라인업도 유독 화려하다. 이 회장과 사적인 인연으로 엮여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국제기구 활동 등을 통해 긴밀한 친분을 유지해오거나 회사 경영과정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던 인물로 채워져 있다.
이 회장이 2018년 영입했던 이태식 전 사외이사가 대표적이다. 이 전 이사는 과거 주미대사 출신으로 이 회장이 로터리클럽 회장시절 인연을 맺었던 인물로 알려졌다. 주 EU 대표부 공사, 주 미국대사 등을 거치며 이 회장과 친밀한 관계를 쌓아왔다는 전언이다.
박석범 사외이사는 이사는 이 회장과 UNGC 한국협회 시절 인연이 계기가 돼 올해 3월부터 부방에 합류했다. 이 회장이 UNGC 한국협회장을 지낼 시절 박 이사는 UNGC한국협회 사무총장으로 활동했다. 이평희 이사는 리홈안양이마트 대표 출신이다. 과거 지주사 전환을 위한 사업구조개편 과정에서 이 회장으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부터 합류한 이성욱 사외이사의 특이 이력은 '월드클래스300 선정' 평가위원이다. 부방의 최대주주이자 이 회장의 차남인 이중희씨가 거느리는 테크로스가 월드클래스300에 선정될 당시 인연을 맺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부방의 사외이사 후보추천을 위한 서치펌 기능을 대신하고 있다. 부방 이사회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지 않다. 이사진 충원이 필요할 때면 이 회장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 추천절차를 진행하는 식이다. 주총 안건으로 후보 선임안을 올려 최종 결정한다. 2주 전 후보자의 성명이나 약력, 회사나 대주주와의 관계 등에 대해 고지한다.
이 회장이 대외적 인맥을 관리하기 위해서도 사외이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부방의 덩치를 고려하면 사외이사 4인 규모도 많은 편이다. 부방의 이사회는 이동건 회장을 주축으로 총 8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외이사가 정원의 50%를 차지한다. 부방의 이사회는 개최시기가 매년 2~3월에 몰려 있다. 개최 회수도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과잉 인력이다.
통상 상장사의 사외이사 구성 요건은 이사 총수의 4분의 1 이상이다.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일 경우 사외이사를 3인 이상 및 이사 총수의 2분의 1 이상으로 구성해야 하지만, 부방의 자산 총계는 3000억원이 채 안된다. 즉 부방의 사외이사는 사내이사(4인) 수를 고려했을 때 1명만 있어도 된다는 얘기다.
부방의 이사회 운영이 느슨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맥' 중심 사외이사 선임도 충분히 가능한 구조다. 사외이사들의 참석률도 낮은 편인데, 작년과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 의사록과 관련한 의안을 결의할 땐 사외이사가 단 한명만 참여해 안건을 결의하기도 했다. 본래 취지인 경영 현황 관리감독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부방은 정치권에서 핫한 인물들도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추세다. 지난 7월 합류한 조상준 사외이사는 법조계에서 탄탄한 입지를 지닌 인물로 평가된다. 조 이사는 대선출마 선언을 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검찰 재직시절 대검찰청에서 형사부장을 역임했던 참모진 출신이다. 작년 3월까지 재직했던 허보열 전 이사 역시 윤 전 총장과는 연수원 선후배 사이로 알려져 주목을 받았던 바 있다.
이 회장은 네트워크 관리에 탁월한 인물로 정평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은 인맥관리를 중시하는 편"이라며 "인맥을 과시하는 성향은 지양하지만, 직접 관계를 맺으며 가치관이 뚜렷하다고 판단되면 깊이 사귀는 성격"이라고 전했다.
이 회장의 오른팔 역할을 해온 박규원 부방 대표(CEO)도 이 회장이 외부에서 직접 영입해온 케이스다. 박 대표는 한진중공업 출신으로 이 회장과는 10년 넘게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이 회장의 선박 비즈니스에 대한 니즈를 잘 이해하고 함께 고민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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